-------------- 1892/1909 --------------
<-- 우부라와 구력거 --> 아침이 밝아오고 눈을 뜬 구력거는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분명 어제 우부라와 비무를 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뒤부터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는데 어느세 침대에 있었으니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술을 많이 마셨나? 그건 아닌거 같은데.."
술을 마셨다면 비무가 어떻게 끝났는지 누구와 술자리를 가졌는지 기억이 나야하는데 그런거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으니 구력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밖에 있던 시녀가 인기척을 들은 것인지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냐는 말을 했다.
"들어와라"
"일어나셨습니까? 몸은 괜찮아보이셔서 다행입니다."
구력거의 전속시녀가 다행이라는 듯 말하자 구력거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다.
"아..그렇군요.. 뇌진탕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으실테니."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시녀는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비무를 하다가 파여있던 곳에 발을 헛디뎌 그대로 뒤로 넘어졌고 거기에 충격을 받아 뇌진탕이 왔다는 말에 구력거는 깜짝 놀랐다.
"일단 몸에는 이상이 없으시다고 했습니다만 하루동안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던만큼 죽을 드시는게 어떠신가요?"
"그게 좋겠군. 그리고 발목은 아프지않은데 이건 또 무슨 일이지?"
"그건 화타님께서 침을 놓아주셔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우길님께서 잠깐 찾아와서 상태를 봐주셨지요."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겠군."
"그건 내일 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지금 그분들은 전부 민준님의 방에 계시거든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한 구력거는 화타와 우길을 찾으러 가려고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러자 시녀는 죽을 끓여올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는데 시녀가 아니었다. 시녀들은 문을 두들길 때 청아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힘이 많이 들어간 둔탁한 소리가 났으니 누구냐고 물어보았는데 문 밖의 여인은 우부라라고 대답했다.
"들어와라"
"그래. 몸은 괜찮아?"'
"보다시피 멀쩡하다. 자초지종은 시녀에게 들었는데 그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휴식을 하기 전 공격이 빗나가서 홈이 파이지 않았나? 거기에 네가 걸려 넘어진거지. 그리고 어지럽다고 하는 널 보며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민준이 와서 도와준거고"
"또 도움을 받았군."
"그래. 너무 강하게 넘어져서 내가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다. 미안하다."
"네가 사과할 일은 아니다. 일부러 그곳으로 유도한 것도 아니고 내가 피하다가 넘어진 것이니. 그리고 뇌진탕이라는 건 처음 겪어봤는데 확실히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짓을 했는지 말이야"
"크게 문제될건 없었다. 그저 어지럽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구력거님 죽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시녀가 문을 두들리자 들어오라고 했고 우부라는 조금 있다가 다시 온다고 했다. 그녀도 식사를 먹어야했는데 일어나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깐 들린 것이니 밥을 먹고 다시 혼다고 했다. 그러자 구력거는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손을 흔들며 배웅을 했다.
"참..얼마 전까지 죽일 듯이 싸웠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하겠군. 그만큼 나도 부드러워졌다는건가?"
민준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부라를 쓰러뜨려야할 적이라고 생각했다. 기린에 와서 만났을 때도 그 생가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동료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니 웃긴듯 미소를 지어보인 그녀는 하녀가 건네준 죽을 후후 불어가며 떠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난 후 약을 먹은 구력거는 몸에 이상이 없는 걸 느끼고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뇌진탕은 언제 증상이 재발할지도 몰라 오늘 하루동안은 안정이 필요하다는 시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쉬기로 하고 책을 몇권 가지고 오라고 했다. 만약 책을 읽는 취미가 생기지 않았다면 오늘 하루는 무척이나 심심했을거 같았던 그녀는 10시쯤이 되자 다시 찾아온 우부라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책이 없었으면 오늘은 심시해 죽을뻔 했군. 점ㅅ미이 끝나고 나면 넌 무얼하나?"
"그냥 훈련을 하고 부족 사람들을 둘러봐야겠지. 말나온 김에 너희 부족도 확인해주지."
"그렇게 해주면 고맙다."
소복연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지금 예의범절과 함께 화장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오환의 여인들도 함께 가르치고 있는만큼 다른 곳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우부라에게 부탁한다고 한 구력거는 그녀를 보내고 책을 읽는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하루동안 푹 쉰 구력거는 다음날이 되서야 화타와 우길, 초선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매일까지 병자들을 대한다고 초췌했던 그녀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듯 피부가 탱탱하고 표정도 밝았다.
"후후.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크게 신경쓰지마라"
"그건 그렇고 윤기가 도는게 사랑을 많이 받은 듯 하군"
"어제 하루종일 이쁨을 받았으니 그런거지. 원래 여자는 사랑을 받을 때 이뻐지는 법이니까"
"네가 말하니까 왠지 궁금해지는군.."
다른 사람도 아닌 화타가 말하는건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의술에 조예가 깊은 그녀가 말하자 왠지 믿음이 갔던 구력거는 자신도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하고 중얼거렸다.
"당연 아름다워질 수 있지. 그리고 지금도 넌 충분히 아름답다. 특히 몸의 비율이 장난이 아니고 탄탄한 근육과 가슴, 엉덩이가 매력이지"
"몸매가 매력적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내가 이민족이라 그럴수도 있지."
탄탄한 몸매에 풍만한 가슴은 쳐지지 않고 봉긋했고 엉덩이 역시 풍만한게 명기를 가질만했다. 그래서 그 이점을 충분히 살리라고 하자 구력거는 문득 떠오른 듯 화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네가 그 말을 하니 문득 떠오른건데.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무슨 말인데 그래?"
"넌 명의인만큼 내가 얼마나 명기인지 안다고 했잖아? 그럼 나랑 민준이랑 대결하면 누가 이길거 같나?"
"그래서 조심스러워 했던거군..뭐 정력하면 그 녀석이니까 호기심을 가질만한데 솔직히 말해서 민준이가 이겨."
"호오..그런가?"
"아마 처음 관계를 가지면 네 질안에서 버티지 못하고 금방 사정을 할거야. 이건 틀림없어. 하지만 그 녀석은 한번 사정한다고 끝나지 않으니까. 결국 그녀석이 이길거야"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건 신기하군"
"그것뿐만인줄 알아? 조금씩 적응하면 널 가지고 놀걸? 단적인 예로 신수들을 보면 알 수 있을거야. 인간이 아니라 체력도 남다른데 그런 이들조차 혼절을 하게 만드니까."
"그렇단 말이군. 아쉽다. 아쉬워. 내가 조금이라도 그녀석에게 호감이 있으면 들이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구력거는 성욕은 있지만 성욕에 사로잡힌 여인은 아니었다. 이 말은 호기심에 민준을 덮칠 인은 없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쉬워한 것 뿐이었다.
"네가 혹시라도 민준에게 사랑에 빠진다면 아마 그 전까지 했던 놈들의 기억은 싹 잊어버리게 될거다."
"그렇게 되면 좋겠군. 아무튼 고마웠다."
그렇게 인사를 한 구력거는 밖으로 나왔는데 정자에서 기타를 치는 민준을 보고 피식 웃었다.
"저 녀석을 사랑이라.."
부족 내에서 소복연은 조금 특이한 경우였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은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 듯 중얼거린 구력거는 비무장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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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2-28 15:30 new
읽고 갈게여~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12-28 17:07 new
하루에 2종류씩 섞어서 7장르쓰셈 그럼됨 ㅋ
-〉 네..?
lim2bbong 2017-12-28 18:10 new
7장르는 글이 산만해질것같고 판타지까지3종류만 하루에2종류씩 돌아가면서합시다!무림,삼국지 - 삼국지,판타지 - 판타지,무림!
lim2bbong 2017-12-28 18:13 new
아니 그럼 현대는 언제나오는거죠!현대도 좋은데!날짜 정해서 연재어떤가요!이 모든건 작가님의 매력적인 글과 민준이와 히로인들때문이야!책임지시죠 네?현대애들을 평범하게 하셨어야했습니다 업보야업보!
-〉 특별편으로 적었던게 이렇게 관심이 많아질 줄이야. 오 마이 갓..
소드댄서 2017-12-28 21:10 new
우길 초선 화타 3의녀 덮밥..
-〉 아주 좋군여.
우부라와 구력거[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