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8/1909 --------------
<-- 우부라와 구력거 --> "너도 여기 와서 한잔 해라"
"그래 지금까지 요리만 만들었잖아"
"안그래도 한잔 할려고 했던 참이야. 그럼 뭘 먹어볼까~"
만들다가 배고프면 몇개 주워먹긴 했지만 제대로 먹은게 아니었던만큼 민준은 돼지고기 김치찜을 떠서 가지고 왔다. 생겨먹은게 특이해서 이민족들은 거의 먹지 않았고 이곳에서 몇번 먹어보았던 산월의 요괴들이나 병사들이 자주 먹었던 음식으로 시큼한 냄새때문인지 구력거와 우부라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상을 찌푸렸다.
"너희한테 먹으란 소린 안할테니까 조금만 이해해줘라. 왠지 이게 땡기더라고"
다른 것들도 많았지만 시원하고 얼큰한게 먹고 싶었던 민준은 돼지고기 김치찜을 가지고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국물과 김치, 돼지고기를 숟가락에 얹어 한입 크게 넣고 먹은 뒤 술을 벌컥 벌컥 들이키자 옆에 있던 구력거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그렇게 맛있는 것인가?"
"뭐..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난 엄청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고기도 맛있고 김치도 시원하니 좋고"
강제로 먹어보라는 소리는 안했지만 관심이 있는 듯 주의깊게 바라보던 구력거는 한입먹거본다고 하고는 김치와 돼지고기를 함께 먹었다.
"확실히..생각한 것보다 맛있네"
"그럼 다행이고"
맛있다는 말에 민준은 씨익 웃었다. 그는 이미 적응 되서 이걸 좋아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시큼한 맛이 강해 먹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만큼 잘못해서 한식에 대한 편견이 생기면 어떻게하나 하고 걱정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든다는 듯 계숙 숟가락을 가지고 가는 모습을 보며 민준은 먹기 편하도록 옆으로 밀어주었다.
"그럼 나는 몇개 더 가지고 와볼까"
구력거가 먹기 시작한 만큼 우부라도 맛을 볼게 틀림없다고 생각한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음식들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자리에 돌아오자 우부라도 돼지고기 김치찜을 맛보고 있었다. 그래서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몇개 더 가지고 온 민준은 씨익 웃으며 많이 먹으라고 했다.
"뭔가 계속 들어가는 느낌이야"
"그렇군..배가 부르다고 판단했었는데 말이지"
"원래 먹다보면 계속 들어가는 법이야. 그러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먹으면 돼. 난 이제 시작이지만"
"그러고보면 동탁은 어디갔나? 평소에는 우리랑 자주 마시더니 안보이는군"
"주당들이 많이 왔다고 하니 저기서 마시고 있지"
민준이 손가락을 가르킨 곳에는 요괴와 흉노, 오환등 많은 이들이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부분은 동탁에게 져서 널부러져 있었고 다른 이들은 속속들이 도전을 하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본 구력거는 담담하게 말했다.
"절대 조화가 안될거 같았던 이들이 하나 둘 조화롭게 섞이기 시작하는군 그래"
"맞아. 참 신기해"
가장 신기한건 요괴들이었지만 일단 이곳에 있는 요괴들이 어마무시한만큼 논외로 친다고 해도 서로 으러렁 거렸던 자신들이 이렇게 함께 술을 즐기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던 우부라는 구력거를 보며 피식 웃었다.
"너랑 이러고 있는거도 신기하긴 하네"
"나도다. 널 쓰러트리기 위해 죽어라 훈련을 했는데 말이지. 호적수가 있다는게 이리 즐거운 일일줄이야."
예전에는 쓰러트려야할 적이었지만 지금은 호적수였다. 그런만큼 이것 저것 정보도 공유했는데 덕분에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구력거는 재미있다는 듯 낄낄거렸다.
"아무튼 술이나 한잔 더 하자고. 이런 기회는 없으니까 말이야"
'뭐가 없는거냐?"
"이렇게 사람들을 전부 불러모으는 일 말이다. 내년부터는 너희 두 부족도 농사를 시작해야하니까 더 바쁘게 움직일꺼고 요괴들은 우리쪽을 도와줄 때도 있고 하다보니까 아마 자주 만나진 못할걸?"
"그뜻이었군. 그거라면 나도 이해한다. 이곳에서 가축을 기르는 법을 익힌 녀석들도 손이 많이 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걸 하면서 밭을 일구어야하고 맹수들의 습격을 막아야하니 바쁜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지. 안그래?"
"하긴 그렇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들자 우부라와 구력거도 술을 벌컥 벌컥 들이켰다.
2시간 뒤 술에 취해 널부러져 자는 인원도 있었고 방으로 돌아간 인원도 있었지만 꽤 많은 인원들이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따로 마시던 인원들은 어느세 다 함께 모여서 마셨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낄낄거렸다. 안주도 어느세 바뀌어서 식어도 맛있는 것들을 먹고 있었던터라 민준은 이제 거의 찾지않는 파스타종류는 철수시켰다.
"이상하단말이야.."
"뭐가?"
"처음에는 이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진짜 계속 들어가네.."
그리고 민준의 옆에는 아직까지도 우부라와 구력거가 앉아있었느데 그녀들은 돼지고기 김치찜을 계속해서 먹고 있었다.
찜인만큼 국물이 얼마 없긴 했지만 푹 익은 김치에서 국물이 흘러나올 때마다 술을 들이켰던 두 사람은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게 시원하면서 얼큰하다고 해야하나? 그런거라서 엄청 좋아하거든. 맛보기 전에는 몰라"
"확실히 그런거 같군 그래. 그보다 민준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
"갑자기? 어제 물어본거 아니야?"
"술이 들어간 김에 물어보는 것이지. 넌 얼마나 정력이 좋은건가? 길이 같은건 대강 알거 같고 우부라한테 자세히 말해보라고 하니 웅얼거려서 말이다."
"갑자기 그거에 대해 관심이 왜 그렇게 생긴거냐?"
"말하지 않았나? 나도 성욕이 왕성해서 말이다. 물론 너에게 관계를 가지자는 말은 할 수 없지만 궁금한건 물어볼 수 있지않나?"
직접적으로 봤던 우부라에게 어떻냐고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굉장하다는 말만 할 뿐 상세하게 말하지 않았다. 우부라의 부족도 이런 걸 말하는 것에는 꺼리낌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 있을거라는 확신을 한 구력거는 술이 들어간 김에 민준에게 제대로 알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궁금하면 말해주겠다만..너도 어느정도 정사를 가져보았다고 하니까 말하는건데 할 때 어떤 체위가 가장 좋냐?"
"기승위다. 내가 올라타서 움직이는게 가장 좋지"
"난 그 자세에서 널 절정으로 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호오 꽤나 자신하는군. 내가 어제 말하지 않았나? 명기라고.."
"너보다 더 한 명기도 만나봤으니까..궁금하면 야 백호! 니가 설명 좀 해줘라"
"뭐? 뭘? 너랑 관계 가진거? 그거라면 말해줄 수 있지."
선기를 얻기 위해서 민준을 덮쳤다가 수도 없이 절정을 갔던 백호였기에 그 때의 일을 적나라하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우부라는 역시 그때의 일은 맛보기였던거라고 생각하며 부들부들 떨었고 구력거는 민준과의 잠자리가 궁금하다는 듯 혀를 날름거렸다.
"그렇다고 해서 멋대로 민준을 덮치려고 하면 용서안한다"
"그건 걱정마시지요. 제가 반하는 날이 온다면 확인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럼 다행이고"
아무리 관심이 있다고 해도 덮쳤다가는 신수들의 분노를 산다는 걸 아는 구력거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며 웃었고 말길을 알아먹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 백호는 그 자리에서 술을 벌컥 벌컥 들이켰다.
========== 작품 후기 ==========
역시 연재중이라는 말은 뭐죠?!?!
그리고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우부라와 구력거[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