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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흑월을 만나고 돌아온 민준은 이 소식을 여인들에게 전하고 싶었지만 몸의 피로가 풀린게 아니었던만큼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정신을 차린건 다음날 아침으로 식사를 끝낸 민준은 요괴들과 흉수, 신수들을 모아놓고 흑월이 해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러자 급이 낮은 요괴들은 한층 더 편해졌다며 기뻐했고 급이 높은 신수들의 경우 다른 아이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심을 했다.
사실 가장 걱정을 했던 것은 맹획과 랑아 두 요괴였다. 맹획은 자연에 있던 요괴인만큼 2차성징이랄게 없이 그 모습 그대로 살아왔는데 호기심이 왕성했다. 랑아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즐겁거나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면 꼬리와 귀가 튀어나온만큼 급이 놓은 이들은 신경을 써야해는데 이제 그런 걸 안해도 자연스럽게 인간의 모습으로 보인다는 말에 안심을 했다.
"그런데 남편님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요"
"응 방덕 뭐야?"
"예전에 남편님께서 어디 가면 자연스럽게 내놓을 수 있다고 했잖아요? 할..어쩌고 였는데.."
"아 할로윈파티? 코스프레 말하는거구나. 그것도 다 말해뒀어. 너희의 꼬리가 움직여도 잘만든 장치일 뿐 진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거야. 물론 거리에 그러고 다니면 안되겠지만 그 할로윈파티라던가 할 때는 괜찮겠지"
예전에 한번 할로윈 파티때는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방덕은 그 때는 자신의 꼬리를 낸 상태에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엄청 기대를 했다. 그런데 민준의 말대로라면 아무리 꼬리를 낸다고 해도 이제 사람들이 인식할 수 없다는 말이었으니 아쉬워하자 민준은 그 때는 또 다시 흑월에게 말하면 된다고 하자 안심한 방덕은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 일단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거 같다는 걸 알려주려고 한거야. 다른건 정해진게 없지만 이건 너희한테 중요하니까"
"아 그럼 오라버니 저도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요. 예전에 제가 현대에 갈 때는 늑대를 데리고 가지 못했잖아요? 지금은 가능한가요? 솔직히 저랑 한몸처럼 지내던 아이라 두고 갈 때면 신경쓰였거든요."
"아우~"
혼돈의 말에 동의를 하듯 늑대가 울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 대해서도 따로 물어봤는데 가능하다고 했어. 다만 지금의 늑대를 그대로 데리고 가는건 무리고 변신을 시켜야된다고 했어"
"변신이요? 전 그런 능력이 없는걸요?"
상대방을 다른 모습으로 변신시킨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 난감해하자 민준은 그것 또한 준비했다는 듯 늑대에게 단약을 먹였다. 다른 이가 주는 것이라면 절대 먹지 않았겠지만 민준은 혼돈과 동일선상에 두고 따를만큼 믿음이 강했던 늑대 역시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먹어버린 것이다.
따악-
완전히 삼키고 나자 민준은 손가락을 튕겼는데 늑대가 있던 자리에 연기가 뭉게 뭉게 피어오르더니 작고 귀여운 새끼 늑대로 변해버렸다. 크기는 혼돈이 끌어안아도 될 정도로 작았다.
"이거 평소의 모습이고 동물을 데리고 갈 수 없는 곳은 인형으로 변신시킬 수도 있어."
딱- 딱-
손가락을 두번 튕기자 새끼 늑대로 변했던 늑대는 인형이 되었다. 질감까지 아예 인형으로 변한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자 혼돈은 원래 모습으로 어떻게 돌리냐고 물어보았다.
"그건 박수를 치면 바로 돌아오는데 이곳에서는 어차피 작아질 필요가 없으니까 손가락을 튕긴다고 해서 변하지는 않아. 이건 보여주기 위해서 흑월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변한거고."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늑대인형을 내려놓은 민준이 박수를 치자 늑대는 원래의 거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손가락을 튕기자 변화가 없었다.
"봐. 그렇지? 그리고 늑대의 경우 진짜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을거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혼돈이나 내가 위험에 빠졌다? 그럴 때는 원래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생각을 하고 울면 돼"
"이울?"
"그런 식으로 우는거 말고 아우~~ 하는거 있잖아. 니가 내뿜는 기백같은 건 전혀 바꾸지 않았으니까 평범한 녀석들은 우는 모습에 얼어붙을거야"
사람도 본능이라는게 있었다. 자신보다 강한 이들의 앞에서는 약해지고 약한 이들 앞에서는 강해진다. 그리고 위험한 것을 감지했을 때는 순간 얼어붙어버리는데 늑대가 우는 것에는 살기를 내포하고 있었던만큼 평범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고 하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연습 삼아서 해봐야하니까 다시 꼬마늑대로 변신시켜줄게. 이번에는 혼돈. 니가 해봐"
"제가요?"
"응 너랑 나 둘 밖에 안되니까"
"그럼 해볼게요."
손가락 튕기기는 민준에게 배웠던터라 어느 정도 소리를 낼 수 있었던 혼돈이 손가락을 튕기자 늑대는 다시 어려졌다. 그리고 크게 울자 또 다시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변신 할 때랑은 다르게 검붉은색을 띈 연기가 피어올랐다.
"...신은 고약한 취미를 가진 것 같은데?"
"그러게요. 뭔가 이번에는 진짜 위험하다는 걸 알리는거 같기는 한데 평범한 인간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들겠네요."
늑대의 울음소리에 살기가 내포되어있음을 느끼긴 해지만 자신들을 향하는게아니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요괴와 흉수들이었지만 연기가 피에 가까운 검붉은 색인걸 보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정도였다.
"확실히 인간들에게 위험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민준이 위험에 처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일거 같은데."
백호는 그 모습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이곳에 있는 이들이 강제로 소환될 것이고 그 주변이 쑥대밭이 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건 신의 권능이라기 보다는 신선의 힘을 빌린 것인만큼 분명 위험해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을 없게 하기 위해서 늑대를 보험으로 데리고 다니는거지. 그리고 흑월이 말하길 위험요소가 사라지면 강제로 꼬마늑대로 돌아간다니까 그건 알아두고"
알았다는 듯 늑대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이제 할 이야기가 끝났다고 말하며 박수를 쳤다.
"끝난거지? 그럼 오빠 우리 맛있는거 만들어줘"
"맛있는거? 아 그러고보면 현대에 있을 땐 내가 만든거 못먹었지? 그럼 점심시간도 다가오니까 만들어볼까? 뭐가 먹고 싶어?"
"오빠가 만드는거면 아무거나 괜찮아"
"나도 괜찮은거시다!"
"나 먹고 싶은거 있어! 나!"
"맹획은 뭐가 먹고 싶은데?"
"폭립이었나 그거! 예전에 민준이 만들어준게 맛있었어!"
"폭립이라..그건 시간이 좀 걸릴거 같은데 괜찮겠어?'
만드는 것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지만 핏물을 빼야하는만큼 몇시간은 재워놓아야했다. 그래서 괜찮냐고 물어보자 저녁에 먹어도 상관없다는 대답을 했다.
"그럼 점심은 간단하게 볶음밥을 먹고 저녁은 폭립이랑 스테이크로 가자! 그럼 음..방덕, 황룡 나 좀 도와줄래?"
"네. 기꺼이"
원래는 다른 이들을 데리고 갈까 했는데 두 여인의 시선이 너무 뜨거워서 지명을 하자 다른 이들은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었고 민준은 그녀들과 함께 저잣거리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려요 으악
우부라와 구력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