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54화 (1,854/1,909)

-------------- 1854/1909 --------------

<-- 2차 성징. --> 한달이 지난 후 혜미는 민준과 다시 바다로 향했다. 돌섬으로 향하는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민준이 가지고 온 밧줄을 몸에 묶는 건 그녀가 직접했다. 그 떄와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금은 더 성숙해진 혜미를 보며 흡족하게 웃은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평소와 같이 귀찮다는 둥 쓰다듬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담담하게 쓰다듬을 받을 뿐이었다. 왜 그런가 싶어 그녀를 바라보자 혜미는 오빠의 기운을 받았으니 오늘 월척을 낚을거라고 하며 낚시대를 조립했다.

"오랜만에 바다 낚시니까 몇일 그걸로 쓰고 새로운걸로 바꾸자"

"응? 새로운거!?"

갑자기 새로운 낚시대로 바꾸자는 말에 입이 귀에 걸릴 것 같이 기뻐한 혜미였지만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었다. 이제 한달의 자숙을 끝내고 바다 낚시를 하는 데 그렇게 기뻐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준은 괜찮다는 듯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 주었다.

"그 때의 일은 너무 집중해서 그런거고 너도 문제점을 알고 이렇게 성장을 했잖아? 그러니까 감각을 되찾으면 너한테 맞는 낚시대를 사야지"

"응 고마워 오빠!"

민준의 말에 마음이 놓였던 혜미는 활짝 웃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가슴때문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분명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민준의 쓰다듬을 받을 때나 그가 웃는 모습을 볼 때면 몸이 고장난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래서 심소흡을 몇번한 그녀는 그대로 낚시대를 던지고 바다 낚시를 시작했다.

"후웅...뭔가 이상한거시다."

오늘은 특별히 랑아도 함께 왔다. 그녀는 낚시에 관심이 생긴게 아니라 이야기의 소재를 찾다가 혜미와 민준이 낚시를 하는 것을 이야기 소재로 삼으려는 생각에 따라온 것이었다. 덕분에 민준은 그녀가 심심해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음식들을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바다에 오자마자 즐거운 듯 이야기하던 혜미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것을 보고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해 인상을 찌푸리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꼬리 역시 거기에 반응하든 꼿꼿히 서버렸는데 민준은 별거 아니라는 듯 바구니에서 잡채를 꺼내 그릇에 옮겨 담았다.

"오오 맛있는 냄새인거시다!"

고민을 하던 랑아는 민준이 만든 잡채를 보자 침을 주륵 흘리며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그리고 아까 전까지 신경쓰이던 것은 잊어버린 듯 잡채를 먹기 시작했다.

"아! 혜미도 먹는거시다!"

"난 괜찮아. 지금 낚아야할 놈이 있으니까"

"그럼 내가 다 먹는거시다!"

랑아는 식탐이 있고 많이 먹긴 했지만 한번은 권한다. 그때 거절하면 진짜 다 먹었는데 혜미가 거절하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랑아는 조금씩 잡채를 먹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입안 가득 먹고 싶었지만 잡채가 그리 많지 않아 적당히 먹고 있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민준은 다른 음식들도 많고 준비해온 것들도 많으니 걱정하지말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랑아는 그제서야 평소대로 입안 가득 잡채를 밀어넣었다.

"쳇..그녀석은 없는건가?"

잡지 못했던 그 놈을 다시 잡고 싶었던 혜미는 물고기가 나올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했다. 넣으면 무조건 잡는게 아니라 실수를 해서 놓칠 때도 있었지만 그 녀석을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물고기를 낚아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혜미를 보며 훌륭한 낚시꾼이 다 되었다고 생가한 민준은 흡족하게 웃으며 랑아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낚시를 할 때 어떤 식으로 하는 지에 대해 기본 적인 것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뻥을 첨가해서 엄청난 크기의 대어를 잡았다고 하자 빵터진 랑아는 꺄르륵 웃었다.

"그런 크기의 물고기를 어떻게 낚는거시다! 불가능한거시다!"

"낚시대만 좋으면 낚을 수 있다니까?"

"그렇다고 해도 오빠의 표정이 능글맞는게 뻥을 치는 중인거시다!"

"캬..이제 안속네."

정말 낚시대만 좋으면 큰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이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민준은 그런 큰 물고기를 낚아본 적이 없었다. 장비가 고가가 아닌 것도 이유중 하나였지만 더 큰 문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낚시에 운이 중요하냐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단 물고기가 물어야하는데 그런 큰 물고기가 낚시바늘을 물지 않았으니 잡아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웃으면서 사실은 낚은 걸 본적이 있다고 하자 랑아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어떤 식으로 잡은거시냐?"

처음에 물고기를 낚는다고 했을 때 일정 거리까지 오면 물에 들어가서 꺼내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바다에서 끄집어내는 것까지 낚시대로 했다. 중간에 큰 것들은 뜰채를 이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끝까지 끌어당겼고 거기서 이야기가 될 꺼 같아 물어보자 민준은 가지고 왔던 따듯한 차를 후루룩 마시며 설명을 해주었다

"무려 1시간동안 사투를 벌였지. 우리는 도와줄 순 없었지만 낚시대를 치우고 기다렸어. 중간에 낚시대가 끊어질 뻔한 일도 있었는데 30년 낚시하신 분이라 잘 대처하더라."

"오오오. 이거 잘만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거시다!"

물고기와 한시간동안의 사투를 벌였다는 건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돌섬의 특성상 파도가 칠수도 있었다. 그러니 그런 부가적일 것을 추가해서 그럴 듯하게 꾸며보겠다고 생각한 랑아는 기쁜 듯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였다.

"그녀석이다!"

그리고 혜미 역시 기다리던 놈이 발견된 것인지 소리를 질렀다.

"평범한 물고기인거시다."

그녀의 말에 쪼르르 달려간 랑아는 물고기를 확인했는데 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평범했다. 그저 입 오른 쪽에 낚시 바늘이 걸려있었고 끊어진 낚시줄이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저 망할게 날 도발하러 온게 틀림없어"

물고기는 떡밥을 먹기 위해 올라온 것 뿐이었지만 혜미는 부들부들 떨었다. 그만큼 그 때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났기 때문에 재정비를 하기 위해 낚시바늘에 미끼를 달고 다시 바다로 던진 후 떡밥을 뿌렸다.

"오오..세기의 대결인거시다."

혜미와 물고기의 대결이라고 작게 중얼거린 랑아는 기대를 했지만 다른 물고기들이 미끼를 먹으려다 낚여 올라오는게 대부분이었다. 집중하는 그녀를 위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지루해진 듯 하품을 하자 혜미는 입술을 질끈 꺠물었다.

랑아의 하품이 신경쓰여서 그런게 아니다. 분명 주변을 돌고 있고 중간 중간 모습을 보이고 이는데도 불구하고 나타나지 않는 물고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눈이 왔네요.

눈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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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23 15:29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11-23 16:03 new

끝나는 구간 작가님 손자가 정하는거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알고있을텐데

-〉 네? 손자..요...?

Mable Fantasm 2017-11-23 16:33 new

@작가선에서끝나는경우가없을텐데?

-〉 내 대에 끝나는게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Baramdolyi 2017-11-23 17:15 new

ㅇㅕㄴ참은 언제나 환영이야^^

-〉 ^^

소드댄서 2017-11-23 20:10 new

이제 한보를 걷다니.. 아직도 느리시군요.. 이제 9999999보가 남았군요..

-〉 겁나 많이 남았네요.....;;;

2차 성징.[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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