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53화 (1,853/1,909)

-------------- 1853/1909 --------------

<-- 2차 성징. --> 파도에 휩쓸릴 뻔한지 1주일이 지난 후 혜미는 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민준이 지켜준 덕분에 바다에 빠지지도 않았고 공포심도 없었지만 너무 안일했던 자신을 반성하기 위해 바다 낚시를 한달간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리고 민준과 함께 민물낚시에 온 것이 아니라 혼자 와서는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처음에 낚시를 배울 당시 민준이 말했던 혼자만의 시간이 많다는 것은 전혀 공감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충분히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였다.

복잡한 머리속을 정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멍하니 강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어느정도는 생각이 정리되었다. 덕분에 민준에게 고마워하긴 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 뒤부터 자꾸 꿈에서 민준이 도와주는 그 일이 나타났다.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었으니 머리에 남는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꿈에서 깰 때면 무서워서 부들부들 떠는게 아니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왠지 얼굴에서 열이 나는게 이상했다. 그래서 화타에게 진단을 받아보았는데 그녀는 몸에 이상이 없다고 했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이상하다. 분명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왜 이러지"

평범한 의원이었다면 화를 낼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신의라고 불리는 여인이었다.  침 역시 남화노선에게 받은 것인만큼 거짓을 할리가 없었으니 몸 상태는 이상이 없는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멍하니 있다가 그 때의 일이 떠오르면 얼굴이 화끈거렸으니 기억에서 지우려는 듯 바다에 대한 생각에 집중했다.

"그 녀석 다시 낚아야하는데 진짜.."

분명 최고의 사냥깜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잡은 것을 놓친 것때문에 한달 뒤에는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다른 물고기의 먹이감이 되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닌 이상에야 어떻게든 잡아야했다. 그게 아니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이를 갈고 있자 낚시대에서 입질이 왔다.

"지금!"

분명 딴 생각을 하고 있는데도 몸이 반응하는 걸 보고 혜미는 민준이 말했던 낚시의 고수들이 어떤 식으로 낚시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하지만 자숙을 한다고 했는데 현대에 가고 싶은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기에 나중에 가기로 하고 잡은 물고기들로 매운탕을 끓였다. 그러자 어느순간 랑아가 찾아와서 같이 먹자면서 숟가락을 꺼냈다.

"언니 정말 빠르네"

"헤헤 칭찬 고마운 거시다! 오늘은 사실 책을 읽고 있어서 지겨웠던 거시다."

"책?"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식으로 말해야할지는 대강 알게 되었다는 거시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감이 잡히지 않은거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공부한거시다!"

"탐험했던 이야기는?"

"그걸로만 우려먹을 순 없는거시다. 그리고 탐험에서 재미있는 일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던거시다. 그러니 여러가지를 공부해야하는거시다."

'언니도 많이 달라졌네. 예전에는 그런거 공부 안했잖아?"

"이곳은 뭔가 다른거시다. 부족에 있을 때보다 배우려고 한다면 쉽게 배울 수 있는거시다! 그래서 좋은거시다."

부족에는 책같은건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놀거리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곳은 달랐다 뭐든 있는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거기에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어 배우는 것도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한 랑아였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보니 지루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예미는 어때?"

"하루 하루 열심히인거시다. 예절교육을 배우고 있는데 확실히 목표가 생기니까 달라진거시다."

말하면 그냥 대답만 했던 때와는 다르게 자신의 의사도 표현하는 예미를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한 랑아는 혜미에게 너무 주눅들지 말라고 했다.

"주눅이 들었다기 보다는 오빠 말 안들었다가 호되게 당한거니까 자숙하는 의미에서 이러고 있는거야"

"그런거시냐? 그럼 다행인거시다. 아 그리고 오빠가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이걸 준거시다."

"응? 그건 뭔데?"

"특제 양념이라고 했던거시다!"

"오빠의? 우와.."

민준의 특제 양념이라는 말에 기뻐한 혜미는 바로 매운탕에다 집어넣었다. 그러자 맛은 더욱 풍미가 살고 국물 맛은 시원해졌기 때문에 랑아는 맛있나는 말을 하며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었고 혜미는 민준의 배려에 기뻐했다. 그러다보니 매운탕도 못먹고 멍하니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매운탕의 반정도가 없어져 있었다.

"언니! 뭐하는거야 그걸 혼자 다 먹으면 어떻게 해!"

"네가 안먹어서 혼자 먹었던거시다! 맛있는거시다!"

"당연히 맛있겠지!"

바로 잡은 물고기와 민준이 가지고 온 양념이 합쳐졌으니 맛이 없을수가 없다고 생각한 혜미는 얼른 숟가락을 가지고 매운탕을 떠먹었다.

"그럼 돌아가는거시다! 물고기 많이 낚는거시다!"

어느세 매운탕을 뚝딱한 랑아는 그릇들을 가지고 기린으로 돌아갔고 덩그러니 남은 혜미는 낚시를 조금 더 하기로 했다. 사실 낚시보다는 혼란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였는데 입질이 올 때마다 낚아올렸으니 이대로는 왠지 안될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마음의 안정을 찾자. 흡..하아.."

낚시도 중요했지만 일단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지 알아야했기 때문에 심호흡을 한 혜미는 문득 낚시 바늘을 제거하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낚시대를 잡지 않는건 심심한만큼 입질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것이었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낚시대는 잡고 있었지만 물고기가 물지 않으니 집중이 잘되었다.

"그러니까 놀라서 그런게 맞겠지?"

그 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하자 자신이 너무 물고기에 한눈을 팔았고 갑자기 나타난 민준 그리고 그 뒤에 집어삼킬 듯이 달려오는 파도를 보며 놀란거라고 생각한 헤미는 낚시대를 정리하다가 호수가 반짝이는걸 보고 고개를 들었다.

"우와 이쁘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지금까지는 낚시를 하다가 해가 떨어지는 걸 보고 그냥 돌아왔을 뿐이었다. 노을이 이쁘다고 생각은 했지만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이 순간만큼은 반짝이는 호수와 노을 모든게 아름다웠다. 왜 지금까지 이런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한참을 바라보던 혜미는 민준에게도 나중에 꼭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운이 좋은 것인지 돌아오자 민준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어 정리를 빠르게 끝내고 그의 곁으로 간 혜미는 한참동안 노래를 들으며 아까 전의 여운을 계속 즐겼다.

========== 작품 후기 ==========

수능치는 모든 이들이 대박나길 기원하면서

오늘은 특별 연참입니다 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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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23 03:58 new

잘읽고가여어~

-〉 감사합니다.

소드댄서 2017-11-23 06:39 new

정혜미 아니잖아요! 그냥 혜미인데..

-〉 실수 했습니다. 빠른 수정..

Mable Fantasm 2017-11-23 11:13 new

@스토리는 정복이기때문에 중간에 무언가를 후추후추하면 더길어지게된다죠. 근데 이소설은 아직도 첫발자국임ㅋㅋㄲ

-〉 다 끝나가는 소설에 첫발자국이라니..놀랍다.

Baramdolyi 2017-11-23 11:41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2차 성징.[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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