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52/1909 --------------
<-- 2차 성징. --> 바다낚시에 맛이 들린 혜미는 시도 때도 없이 바다로 향했다. 민물고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강한 힘을 가진 바다 물고기들 때문에 낚시줄이 끊어진 적도 몇번 있지만 그게 좋았다.거기에 매운탕을 해먹는 민물고기와는 다르게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는 것도 별미였기 때문에 동이 틀 때부터 노을이 질 때까지 있다가 돌아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말 수가 줄어들었다. 이놈을 낚아버리겠다라고 하는 생각을 하며 집중을 하다보니 그녀의 성격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원래부터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던터라 여과없이 말이 튀어나올 때도 있었고 대결을 할 때도 시시하다는 것이 표정으로 들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물고기와 낚시를 할 때 집중한 것처럼 조심스러워졌다. 자신이 이길건 알고 있었지만 이 사람에게는 어떤 수가 숨겨져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진지하게 바뀌었다. 이 소식을 들은 도마뱀 요괴들은 직접 비무를 하는 걸 관찰하러 왔다가 감동을 먹고 민준에게 고마워했다.
"정말 고맙네. 덕분에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네"
"차기 족장때문에 그런겁니까?"
"하하 차기 족장은 혜미가 아니라네. 아예 관심도 없지. 그래서 다른 녀석을 시킬거야. 그거보다 문제는 참을 성이 없다는거지. 누군가와 연결시켜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해봐도 처음이 마음에 안들면 그대로 나가버렸으니 이제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거다."
"아하. 그 뜻이었군요. 좋은 녀석 만나면 좋겠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이제 조금은 달라질거라고 생각한 도마뱀족의 청년이 웃자 민준은 그러고보면 족장님은 어디갔냐고 물어보았다.
"지금은 대족장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니까 바쁘지않나? 그리고 그 분도 자네 덕분에 유들유들해져서 정말 좋아졌지."
예전에는 안되면 힘! 이라는 걸로 밀어붙였지만 더 큰 힘에 당해보고 나니 얼마나 그게 안좋은 지를 뼈져리게 느낀 그는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덕분에 혹시라도 요마가 대족장자리를 내려놓으면 그가 새로운 대족장으로 추대 되어야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늑대족은 뭐라고 안하던가요?"
"무슨 말을 하겠나? 지금은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니 서로 사이가 나쁠수가 없지."
다들 친하긴 하지만 족장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가장 앙숙인게 늑대족과 도마뱀족이었다. 그래서 내심 걱정이었던 민준이었지만 잘 해결되었다는 말에 웃자 그들은 앞으로도 혜미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는 돌아가버렸다.
"역시 오빠는 대단하세요. 자존심 강한 도마뱀족들의 인정도 받으시고."
"응? 아저씨랑 잘 해결되고 끝난게 아니었어?"
"아니예요. 도마뱀 족은 자존심이 강해서 족장이 인정했다고해서 무언가를 해주지는 않거든요. 사실 오라버니가 말했을 때 따른건 언니들의 영향이 커요."
김민준이라고 하는 사내를 인정했다기 보다는 흉수와 신수가 무서워서 말을 따른 이들도 있었다는 말에 민준은 껄껄 웃었다. 당연히 그런 이들도 있을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럴수도 있지. 아무튼 나는 낚시 다녀올게. 빨리 가자고 노려보네."
몇일간 바다낚시를 못가서 좀이 쑤셨던 헤미가 이글 이글 불타오는 시선으로 민준을 바라보자 그는 백랑과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난 후 바다로 향했다. 평소 자주 가던 돌섬이 아니라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있는 돌섬이 괜찮아보인다고 하는 혜미를 보며 민준은 신음소리를 내뱉았다.
이곳보다 파도가 잔잔하긴 했지만 가끔 파도가 강하게 칠 때가 있어 자칫 잘못하면 다 쓸려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빨리 물고기를 낚아올리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이라 이런 자세한 건 보지 못하는 듯 했다.
"파도가 치면 피하면 되잖아? 응? 가자 오빠. 지금 바람도 별로 안불고 괜찮을거 같아"
"후우..그래 가자."
그녀의 고집을 꺽기는 어려울 것 같았던 민준은 혜미가 지목한 돌섬으로 향한 뒤 바위에 단단하게 밧줄을 묶고 자신의 허리와 혜미의 허리에 묶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밧줄을 묶지 않으면 이곳에서 낚시를 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민준때문에 한발 양보한 것이었다. 그리고 밧줄은 원래 선기로 가득한 물건이라 혜미는 닿는 순간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아야 정상이었지만 민준의 품에 있다보니 혼기로 변해버려 신선이든 요괴든 다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덕분에 부담없이 낚시를 하게 된 혜미는 다 낚아버리겠다고 말하며 낚시를 시작했다.
"오빠는?"
"나는 요리 담당이니까 걱정마라"
"치이 또 그러네."
바다 낚시를 할 때면 낚시대를 잡는 것보다 요리에 집중하는 일이 많았던 민준인만큼 아쉽다는 듯 투정을 부렸지만 입질이 오자 그것도 잠시 낚시대를 잡고 집중하기 시작한 그녀였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주변이 안보이는만큼 민준은 파도가 치지 않을지 주변을 확인하며 혜미를 응원했다.
"어? 묵직하네?"
지금까지와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은 혜미는 낚시대를 풀고 당기면서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고 물고기는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래 이런 손맛을 원했던거야 진짜! 최고야!"
낚시대가 부러지지 않게 힘내던 혜미는 서서히 자신의 쪽으로 당겨오는 물고기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렇지. 넌 못도망가"
"이런 씨발"
거의 코 앞까지 다가 왔는데 갑자기 민준이 욕지꺼리를 하며 낚시대의 줄을 자르고는 혜미를 감싸안고 돌을 잡았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파도가 덮쳐왔다.
"켈록 켈록 켈록."
"푸아..겁나 짜네. 괜찮아?"
"어..응..괜찮긴한데.."
낚시대의 줄이 잘렸을 때 무슨 짓이냐고 소리칠 뻔했던 혜미는 어마어마한 파도가 덮쳐오는 걸 목격했다. 만약 민준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휩쓸려가진 않았겠지만 어디 하나 다쳤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막아준 덕분에 바닷물을 먹어쓸 뿐 큰 이상은 없었다.
"완전 다 젖어버렸네. 일단 돌아가자."
요리도구같은 것은 혹시 몰라 늑대가 내려준 곳에 놔두고 왔던 민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낚시대 역시 혜미가 들고 있어 잃어버린 것은 양동이밖에 없었지만 줄이 끊어진만큼 더 이상 낚시가 할 수 없었던터라 돌아가자고 했고 혜미는 순순히 민준을 따라 성으로 돌아왔다.
물에 빠진 생쥐꼴로 돌아온 두 사람을 보며 깜짝 놀란 사람들은 다친 곳은 없냐고 했는데 다행히 다친 곳이 없어 괜찮다고 대답한 혜미와 민준은 목욕을 하기 위해 목욕탕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수능날입니다.
수능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
리수진 2017-11-22 07:24 new
잘읽고가여어~
-〉 감사합니다.
taky1523 2017-11-22 09:00 new
자까양반.. 완결한다는 소리만 벌써일년 3년째요... 이제 그말 안지치시오??
-〉 벌써 3년씩이나..?
풍령화객 2017-11-22 09:44 new
작가라는직업이 아무리 망상을 구현하는 직업이라곤 하지만 없는완결을 몇년째우려먹는지. . . 역시 작가 등짝좀보러가야하나
-〉 하하..하...하...어..없어?
Baramdolyi 2017-11-22 10:20 new
잘 보고 가요.
-〉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lim2bbong 2017-11-22 14:42 new
히로인 한번 무림도 그렇고 적어주시죠 다시 ㅋㅋ헷갈령
-〉 무림쪽이랑 다 해서 적어달라니 엄청~ 많죠 네 엄청~~많아요
소드댄서 2017-11-22 17:11 new
아 완결이 2100년 후로군요
소드댄서 2017-11-22 17:12 new
4118년에 완결이라니 대하드라마를 넘는군
-〉 그때쯤이면 지구 멸망하지 않았을까요
Mable Fantasm 2017-11-22 20:52 new
@......?다른독자들이 완결시간을 늘리는군....존나 조쿤!?!?
-〉 악마들이다. 악마들이야.
하얀별천사 2017-11-22 22:44 new
후아....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정주행이 생각보다 힘든데 민준이 구르는 모습은 재밌네요 ㅋㅋㅋ
-〉 우와 천화까지 오시다니 대단하십니다!
2차 성징.[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