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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점점가면서 아이들에게 인기를 끈 랑아는 내친김에 광장에서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을 모았다기 보다는 아이들을 모아두고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외로 잘먹혔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시선에 맞는 그런 이야기였으니 인기가 있는건 당연했다. 그 때마다 민준은 뒤에서 그녀를 도와주었고 혜미 역시 시간날 때마다 도와주어 인지도를 착실하게 쌓았다. 물론 이야기꾼들에게는 밥그릇을 빼앗아갈 생각이 없고 혹여나 누가 돈을 준다면 이야기꾼들에게 술을 사주겠다 하여 이야기꾼들이 걱정하는 건 일단락시킬 수 있었다.
"민준님 저 궁금한게 있어요"
"무슨 일이니?"
"저 분이 랑아라는 분이잖아요? 몇백년을 산거 맞죠?"
"그렇지 요괴는 성장이 느리거든.. 그러니까 지금 너희랑 비슷한 또래일걸?"
"와~ 그렇구나. 우리랑 비슷한 또래인데도 말 엄청 잘하시네요 헤헤"
이야기가 끝나고 랑아가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사이 소녀 한명이 민준에게 찾아와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음식점에서 점소이를 하고 있는 아이로 민준과도 안면을 튼 상태였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 녀석이 잘해줘?"'
"네? 헤헤..자..잘해줘요"
'나중에 니들이 다 커서 혼인맺으면 내가 사회봐줄테니까 걱정마라"
이 소녀에게는 미래를 약속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점소이의 일을 먼저 하던 그가 소녀에게 점소이의 일을 권유했고 그 뒤로도 많은 걸 챙겨주었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두 사람은 공식적인 연인관계라고 했는데 이건 놀릴려고 하는 것 뿐이었지만 둘 다 마음이 있는만큼 아마 15년 안에 혼인을 맺을거라고 예상한 민준이 머리를 스윽 스윽 쓰다듬어주자 활짝 웃은 소녀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다.
"...저 아이는 누구인거시냐?"
"수고했다. 이제 완전 인기인이네 그리고 저 아이 기억 안나? 자주 가던 술집의 점소이"
"점소이? 아아 그 아이인거시냐! 그런데 오빠한테 뭘 물어본거시냐?"
"너 몇백년 살았냐고 물어보던데? 그래서 대답해주고 나중에 남자친구랑 결혼하면 내가 사회봐준다고 했지"
"그런거시냐. 난 또 다른 생각을 한거시다"
"다른 생각?"
"그.그런게 있는거시다! 비밀인거시다!"
갑자기 당황한 그녀가 말하자 민준은 알았다는 듯 껄껄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성으로 돌아왔다.
"혜미야 왜 넌 말이 없어?"
"나? 뭐 좀 고민하느라"
"고민?"
"응. 언니도 점점 말하는 실력이 늘어나고 있는걸 보니까 나도 뭐라도 해야할거 같아서. 병장기를 만지는건 뭐랄까 원래 하던 일이고 취미를 만들어보고 싶은거야. 뭐가 좋을까?"
"그런거면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들을 떠올려봐"
"못했던거?"
'그래. 니가 예를 들어 화장을 하고 싶은데 눈치가 보여서 못했다거나 그런것들"
"화장? 에이 무슨 화장이야. 그런건 관심없어"
"그럴거 같더라..그럼 어디보자.."
혜미의 성격상 왠지 화장을 좋아할거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피식 웃은 민준은 문득 한가지 떠오르는게 있는 듯 혜미의 손을 잡았다.
"왜?? 왜?"
"낚시..해볼래?"
"낚시..??"
민준이 하는 걸 몇번 본 적은 있었지만 낚시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혜미는 자연스럽게 되물어보았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하는 행위라고 알고 있었지만 요괴인 그녀는 딱히 할 필요성을 못느낀 것이었는데 민준은 다 이해한다는 듯 설명을 했다.
"니가 깊게 생각하는게 별로 없잖아. 근데 낚시는 세월을 낚는다고 해서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때가 많거든. 그래서 추천한거야"
"흐음.."
물고기를 잡는건 혜미에게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기다리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독서를 하는 것도 괜찮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추천을 하자 한참을 고민하던 혜미는 한번 따라가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점심쯤 도시락을 싼 민준은 혜미와 낚시를 하기 위해 호수로 향했다. 원래는 이동하는 것까지 재미였지만 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늑대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한 민준은 나중에 또 부른다고 하고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은 민준은 혜미에게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었다. 찌를 보고 있다가 움직이면 낚으면 된다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었지만 그녀는 큰 호수를 보고 있자니 괜히 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적응이 되면 괜찮아.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할수도 있고 말이야."
'대화는 안해?"
"이렇게 하기도 하는데 낚시에 집중할 때는 거의 혼자 하지. 그러니까 오늘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해도 돼. 처음부터 아무런 말을 안하면 재미없잖아?"
"그건 그렇지.."
낚시는 지금 해보는게 처음인데 아무런 말 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라고 하면 재미없는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민준은 낚시를 익히는 것에 중점을 주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말소리에 예민한 물고기는 혜미와 민준 사이에 모여들지 않았지만 가끔 떡밥을 뿌리면 큰 놈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씨이.."
"왜"
"약 올리는거 같아서 그래. 마치 못잡는데 까불지 말라고 하는거 같잖아?"
"그럼 이번에는 한번 잡는 연습을 해볼까?
3시간가량 떠들면서 낚시를 하다보니 왠지 승부욕이 발동한 혜미가 한마디하자 민준은 조용히 하자고 신호를 보내고는 떡밥을 몇번이나 뿌렸다. 그러자 자리에 앉아 찌를 본 그녀는 갑자기 낚시대가 당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
놀라서 낚시대를 들자 아까 약을 올리던 놈이 잡혀 올라왔다.
"잡았다! 이 망할 녀석. 그렇게 약올리더니 꼬시다"
"큰 놈 잡았네!"
물고기를 들어 확인한 민준은 가지고 왔던 통에 던져 넣어버리고는 새로운 미끼를 달아주었다. 그러자 통으로 향한 혜미는 히죽 히죽 거렸다.
"이게 내가 잡은거지?"
"그래. 그냥 잡는거랑 또 다른 느낌이 있지?"
"응! 근데 원래 이렇게 쉽게 잡히는거야?"
"순식간에 낚아올려서 그래. 원래는 저녀석들도 저항을 한다고. 거기에 잘못하면 낚시대도 부러지니까 조심해"
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혜미는 3개의 낚시대를 부러먹었다. 현대에서 가지고 올수도 있었지만 바다 낚시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 간단하게 만든 것이었는데 그녀는 너무 약하다며 툴툴거렸고 2시간에 걸쳐 낚아올리는 요령을 배운 후 기린으로 돌아왔다.
"재미있었어요?"
"낚아올리는 재미가 있더라. 혼자 생각하는건 아직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고기를 낚아올리는 것에 재미를 느낀 것만해도 반쯤 성공했다고 생각한 민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가 잡은 물고기들로 요리를 만들어준다고 했고 혜미와 예미는 기뻐했다.
========== 작품 후기 ==========
본가에 내려가는 건 취소되었습니다.
어제 병원을 다녀오니 디스크 초기증상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운동도 좀 하고 관리를 해야할거 같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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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20 05:44 new
잘읽고가여어~
-〉 감사합니다.
Baramdolyi 2017-11-20 07:13 new
잘 보고 가요.
-〉 넵!
풍령화객 2017-11-20 07:35 new
어우야 독자들이 연참하라고 이렇게 노력하는소설은 작가님소설뿐일듯
-〉 정말 특이한..독자들인거시다.
Mable Fantasm 2017-11-20 07:52 new
@니야 진짜로 몇백화만의등장이냐?
-〉 헤헤..
2차 성징.[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