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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랑아는 민준에게 대강적인 방법을 배운 다음부터는 시간날 때마다 술집에 가 있었다. 거기서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요괴인 그녀는 기린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하북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별 볼일 없었던 이들도 있었지만 어떻게 이런 사람이 여기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능숙한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고비를 조금씩 내주다보니 용돈으로 받은 돈을 금방 써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아깝지는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거나 배꼽 빠질 정도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었으니 거기에 대한 값은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되자 아무것도 못하고 한숨만 푹 푹 내쉬었다.
용돈을 더 줄 수도 있었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추가로 돈을 받는 건 랑아도 싫다고 하여 결국 기린에서 잡다한 일을 하며 용돈을 벌었다. 덕분에 3일은 일을 하고 3일은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날은 탐험을 하거나 놀러가는 것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그녀가 이렇게 바빠지자 혼자만의 시간을 얻게 된 혜미였지만 지금까지 혼자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어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훈련장으로 향했고 여포나 다른 여인들과 대결을 하며 보내게 되었다. 예미의 경우는 민준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보니 소복연과 함께 기본적인 예의를 배웠다. 차를 마실 때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리고 연회복을 입을 때 어떤 식으로 입는 지 익히다보니 1주일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후아. 요즘은 전부 따로 노는거 같단 말이지"
"그래도 무기를 들었을 때 즐거워보이던데?"
"요괴가 아닌 인간이 그 정도로 대단한 경지에 올랐을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
"천하제일인이라는 말이 그냥 붙은게 아니지"
"엥? 그거 오빠 아니야? 여포가 천하제일인은 오빠라던데"
"하하 그럴리가. 사람들이 내가 천하제일인이라고 하는건 여포의 마음을 가져서 그런거고 실력으로는 여포를 이길 사람이 없지"
"아~ 그런거였어?"
"그런데 지금은? 원래 훈련장에서 대결할 시간이잖아"
"후후..그거라면 휴식시간을 받았지. 오랜만에 오빠 기타를 듣고 싶어서 말이야"
"그렇구만. 그보다 혜미야 넌 날 원망안해? 따지고보면 너희가 이렇게 따로 따로 흩어진게 나 때문이잖아?"
100년 이상을 붙어다녔다. 그런데 민준이 나타나 고작 1년정도 되는 시간만에 서로를 흝어지게 만들었으니 원망하지 않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녀는 왜 원망을 하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빠 그건 착각이야. 우리가 그렇게 모여있었던건 놀게 없어서 그런거지. 무조건 붙어있어야한다는건 아니야. 지금도 흩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될건 없어. 마음은 함께거든"
"그렇구만"
"게다가 나나 랑아언니도 이제 여기를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예미랑 탐험은 언제든 할 수 있어. 근데 이런 시간은 가지기 힘드니까 지금 즐겨야지"
"오~ 의외로 착실하게 말하..아야..뭐하는거야"
"흥! 그렇게 애 취급하면서 쓰다듬는건 사양이야"
그냥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건 이제 포기했다고 하지만 방금 전처럼 애취급을 하는건 거절한다고 말하자 크게 웃은 민준은 알았다고 대답하며 다시 머리를 스윽 스윽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귀가 파르르 떨리면서 몇번씩 눈을 깜빡거렸다.
"왜 그래? 괜찮아?"
"별거 아니야. 그냥 기분 좋아서 그런거니까. 예전에는 오빠가 이렇게 쓰다듬어주는 걸 싫어했는데 지금은 쓰다듬을 받고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더라고. 아까 전의 애취급은 싫지만 말이야"
절대 그건 하지말란는 듯 몇번이고 강조하자 민준은 껄껄 웃으며 기타를 잡았다.
"그럼 사과의 의미로 노래를 하나 들려줘야겠네"
"좋아! 아 그리고 오빠. 만약에 내가 요괴가 아닌 사람을 사귀게 되어서 오빠한테 승부를 해달라고 하면 해줄거야?"
"뜬금없이 왠 승부?"
"강한 사람이 좋다고 했잖아. 근데 내가 봤을 때 오빠가 종합적으로 강한 사람이니까 비교대상이 오빠거든"
"요괴를 빼고?"
"사실 요괴들을 포함해도 오빠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요괴들은 강하다는 것은 요력을 두고 승부하거나 우격다짐이니까. 그런 짓을 했다가는 오빠가 이길 수 없는건 당연하지만 그 뒤에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니까 부탁 안하려고."
자존심이 강한 요괴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요력을 총동원해서 민준과 싸우려 들 것이다. 그러다 자칫 민준이 곤경에 처하기라도 하면 분신이 튀어나오는 건 물론이요 신수와 흉수들이 강림을 해버릴테니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되었다. 거기에 대해 설명하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그렇구만..뭐 그건 이해한다만 혜미야. 강림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저녀석들이 그냥 나타나는거랑 다른거냐?"
"언니들이 설명 안해줬어?"
"딱히 그런 일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물어본 적이 없거든."
"오빠 정말.."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단 혜미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민준의 옆에 있던 시원한 물을 꿀꺽 꿀꺽 마셨다.
"푸하 이제 좀 살거 같네. 그래서 갈림은 말이야. 급이 높아진 요괴들부터 쓸 수 있는건데 화났다는 걸 알리기 위한 것도 있지만 흉수나 신수쯤 되는 언니들이면 문제를 일으킨 요괴는 일단 죽었다고 보면 돼."
"그정도야?"
"아마 오빠의 앞이라서 원래 모습으로는 안돌아가실테지만 뒤에 원래 모습이 희미하게 나타나실꺼야"
"그거 몇번 본 적이 있다. 도철이랑 도올이 가끔 그럤거든"
"그 분들이야 원래 괴물들을 쓰러트리던 분이니까 그럴 수 있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게 하면 다 죽었다고 봐야지. 특히 황룡님이 그러시면..어우..사실 요괴들은 구미호인 방덕언니가 강림하는 것도 무서워하는데 황룡언니가 강림하면 졸도할거야"
아주 진지한 이야기였지만 그런걸 본 적이 없었던 민준은 딴나라 이야기를 듣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오빠가 조심해야한다고. 만약 그렇게 강림해버리시면 모든 곳에 있는 요괴들이나 영물들에게 비상이 걸리니까. 아 그리고 니야는 아직 못봤는데 그 아이도 위험할 수 있다고 다들 그러고 계셔 오빠의 혼기를 그대로 받은 아이니까"
구미호인 방덕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요괴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해 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인 민준은 기타를 튕기며 노래 연주를 했고 3곡쯤 끝났을 때 랑아가 돌아왔다
"오늘도 즐겁게 이야기를 듣고 온거시다! 오빠 연주 듣고 아이들에게 들려주는거시다."
"귀는 엄청 밝구만. 그래 뭐 듣고 싶어?"
"헤헤 무엇이든 좋은거시다"
그 말에 바로 노래 연주를 해준 민준은 랑아를 따라 정자로 향했고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즐겁게 이야기를 해준 그녀가 우쭐거리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쳤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친구 이사를 도와주고 와야합니다.
그리고 화요일/수요일쯤에 잠시 본가에 내려갑니다만
연재는 뺴먹지 않도록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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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18 01:29
잘읽고가여어~
-〉 감사합니다.
소드댄서 2017-11-18 08:10
끝내고 싶나? 그렇다면 신체포기각서를 써서 내게 보내라! 그러면 끝날것이다
-〉 무슨 소리냐 그게!
풍령화객 2017-11-18 09:15
신포각쓰면 죽을때까지 노예로 생활해야하는대?!?! 아! 좋은방법이네 죽을때까지 먹여주고 재워주고 글쓰게하는!
-〉 무서운 독자인거시다..
Mable Fantasm 2017-11-19 20:05
@끝낼수있으니 걱정마라작가야. 단 끝나는시간은 앞으로하아아아안참남았다. 2100년은 되어야끝나는기미가보일것이다
-〉 끝나는거시다! 빼액인거시다.
2차 성징.[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