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47화 (1,847/1,909)

-------------- 1847/1909 --------------

<-- 2차 성징. --> 훈련을 끝내고 돌아온 민준은 그대로 침대로 쓰러져 잠을 자버렸다. 오랜만에 격하게 몸을 움직인 것도 있었지만 땀을 쫘악 뺀 후라 그런지 왠지 움직이기가 싫어 빨리 잠을 청한 것이다. 달이 밝아 그에게 기타연주를 해달라고 하려고 했던 혜미는 문을 열려다가 안에서 들리는 고른 숨소리를 듣고 포기한 듯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평소의 민준이라면 인기척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나겠지만 워낙 피곤했던터라 찾아왔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밝아오고 눈을 뜬 민준은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는 듯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아직은 차가운 새벽공기였지만 폐에 들어오면서 정신이 번쩍 든 그는 오랜만에 아침구보를 시작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매일 거르지 않았던 아침구보였지만 여인들이 많아지면서 할 시간이 없어졌다. 병사들은 민준이 만들어둔 것을 그대로 따르게 되어 아침에 가볍게 뛰면서 정신을 맑게 했지만 정작 그는 여인들에게 불려다니다보니 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던 민준은 훈련장을 10바퀴정도 돌고나서 개인 목욕탕으로 향해 반신욕을 즐기고 밖으로 나오자 이제 슬슬 병사들이 일어나 몸을 풀고 있었다.

"민준님 안녕하십니까!"

그러던 중 병사 하나가 민준을 발견하고 인사하자 다른 이들도 다 같이 인사를 했다.

"그래 다들 잘 자고 일어났냐?"

"녜 그렇습니다!"

"그래 불편한건 없고?"

"괜찮습니다. 지급된 침대와 이불이 아주 편해서 잘자고 있습니다."

"아니야. 불편하면 말해야지 솔직히 훈련이 힘든데 잠자리까지 불편하면 안되잖아? 그러니까 말해도 돼. 이거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은 한명도 없으니까"

지금 민준이 물어보는건 불만사항을 이야기하라는게 아니었다. 그건 보고체계가 존재하는만큼 그 쪽을 이용하면 되는 부분이었다. 괜히 여기서 들어봐야 혼란만 야기할 뿐이었으니 불만이 아니라 불편한 것을 말하라고 한 것이다.

사람의 일은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어봐야하지만 불편한 것을 바꾸어주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를 들어 키가 커서 지급된 이불이 짧거나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자기 힘들다면 이건 바꿔야하는게 맞다. 계속 참고 지내다가는 자신만 손해보는만큼 편하게 말하라고 하자 눈치를 보던 이들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그래 뭐가 불편한데?"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날이 더울 때도 두꺼운 이불을 쓰는데 그런 것도 교체 가능한 것입니까?"

"당연하지. 그게 아니더라도 이불의 크기를 조정해 달라는 것도 가능하니까 걱정하지마."

품안에서 수첩을 꺼낸 민준은 두꺼운 이불로 교체요망 이라는 말을 적어두고 다른 사람들은 또 불편한게 없냐고 했다. 대부분은 불편한 것을 그 때 그때 말해서 고쳤지만 소심하여 자기 의견을 못내는 이들은 눈치만 볼 뿐이었는데 병사 하나가 불만을 말하자 그들도 용기를 내 이것 저것을 말했다.

그들의 불만사항을 전부 적었던 민준은 그 중에 이미 위쪽에서 처리중인 것들, 목욕탕에 물건이 노후화 되었다던가 쉼터가 부족하다는 것들은 이미 대규모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던터라 넘어가고 자잘한 것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처리를 해주었다. 중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야기한 것이라 관료들이 기분나빠할 수도 있었지만 이 일에는 해탈한 듯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저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보고하라고 말하고 그들이 말했던 물품을 지급했다.

"민준님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10분도 되지 않아 모든게 처리되자 놀란 병사는 아직 사람들이 전부 다 모이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뭔데?"

"민준님 덕분에 더욱 살기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희에게 그렇게 많이 퍼주시는데 남은 돈이 있으십니까?"

병사들만 그런게 아니라 성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돈을 많이 주었던만큼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고 솔직하게 물어보자 다른 사람들도 여기에 대해서는 이해가 안간다는 듯 눈을 초롱 초롱하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을 많이 받는자신들이야 좋았지만 나라를 운영하는데는 돈이 많이 든다. 필요한 건물을 짓고 도로를 닦는 것도 전부 돈이었다. 그런데 이런걸 어디서 충당하냐고 하자 민준은 껄껄거리며 웃었다.

"그야 너희들 주머니에서 충당하는거지"

"예?"

"생각을 해봐라 너희가 돈을 아낄 이유가 있냐?"

"없습니다!"

살기 힘들면 돈을 쓰지않고 모아두겠지만 병사로 있으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돈이 밀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적게 주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병사로 있는 동안 가족들에게 혜택도 많이 돌아가는만큼 아쉬울게 없었다. 그러니 돈을 쓰고 그게 시장경제를 활성화하는 만큼 이득이라고 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건을 사고 팔 때 세금이 붙으니까 그걸로 하는거지. 거기에 관리들도 거기에 맞게 돈을 쓰라고 하거든."

"아하 그렇군요. 전부터 궁금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뭐 이런걸로 감사할거 까지야. 그럼 수고하라고"

이제 슬슬 그들도 아침을 시작할 시간이었으니 방해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민준은 식당으로 향해 밥을 먹었다.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 먹다보면 누구든 찾아와서 같이 먹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것도 없었던만큼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이자 어느세 찾아온 랑아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식탁에 고개만 빼꼼히 내밀었다.

"오늘 오빠 이상한거시다. 혼자 계속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거시다."

"아 이거? 내가 예전에 여기 처음 왔을 때를 떠올려본거야. 그 때는 정말 아무도 없었거든"

"아 그때 이야기해주었던 일 말하는거시냐. 그런 과거를 떠올리면 뭔가 감성적으로 변하게 되는거시다."

그 때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하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을 보면 표정이 각양각색이었다. 그때의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씁쓸하다는 듯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민준의 경우 즐겁지도 씁쓸하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신기했던 랑아는 민준의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번 들은 내용이긴 하지만 바로 옆에서 듣는건 또 다른 느낌이었기에 가만히 듣고 있자 민준은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무림 올리고 내일 올릴 비축분 만들고 알바 이틀 다녀와야되는군요

바쁘다 그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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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16 07:27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11-16 07:49 new

몸이 괜찮아지신듯 하니 쾌차기념 2연참

-〉 아직 아파요 ㅜ

Baramdolyi 2017-11-16 08:15 new

잘 보고 가요.

-〉 언제나 감사합니다.

소드댄서 2017-11-16 11:04 new

어허! 어디서 떼를 써! 어서 글을 뽑아내는 것이다!

-〉 빼액

Mable Fantasm 2017-11-16 13:03 new

@그정도로죽지않으니걱정말고연재하면된다 작가야

-〉 흑흐기...

2차 성징.[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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