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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저잣거리에 나가자 아이들이 엄청나게 모여있었다. 이 경우는 세개 중 하나였는데 첫번째가 푸우가 나타났을 때. 두번째가 방덕, 세번째가 유비였다. 푸우의 경우 덩치가 어마 어마하게 큰 곰이다보니 타고 놀거나 장난을 치는 것이었고 방덕은 9개의 꼬리가 복슬 복슬하여 그걸 만진다고 몰려들었다. 모르는 요괴가 보면 졸도할만큼 무서운 상황이었다. 감히 다른 요괴도 아니고 구미호의 꼬리를 서슴없이 만지다니? 살아온 시간이 있는만큼 요력도 어마어마하게 쌓인 방덕은 마음만 먹으면 마을 하나는 날려버릴 수 있었다. 더불어 화가 풀리지 않으면 주변의 요괴들도 닥치는대로 살해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앞 뒤 상황을 모르는 요괴의 입장이고 민준을 사랑하는 방덕은 한없이 관대한만큼 아이들이 털을 만지는 걸 문제삼지 않았다.
물론 가끔 뽑으려고 하거나 강하게 움켜잡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의 경우 따끔하게 혼을 냈다. 아무리 그래도 털을 뽑는건 아프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비. 그녀는 이런 장점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아이들이 따랐다. 아니 아이들 뿐 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전부 그녀를 따랐다. 그러니 민준은 셋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푸우가 하품을 쩌억 했다.
"뭐야 푸우였어?"
"크엉? 크어엉"
"오오 오랜만인거시다! 욧!"
"크헝"
랑아가 손을 쫙 펼쳐서 인사하자 푸우는 누운 상태에서 인사를 했다. 어쩌다보니 이곳에서 눌러앉게 된 푸우는 특정 인물들의 인사를 받아주었는데 요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은 민준과 동탁 그리고 손상향이었다. 원래 손상향의 인사는 받아주지 않았지만 원술을 따라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주게 된 것이었다.
"심심해서 산책온거라고? 으이구 입에 있는 꿀은 다 닦고 말하지"
"크헝..!?"
꿀을 먹으러 돌아다녔다고 하면 핀잔을 받을까봐 대충 둘러댄 것이었는데 민준이 한마디하자 황급하게 입가를 닦은 푸우는 부끄럽다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재미있다는 듯 꺄르륵 거리며 웃었다. 단 둘이 있을 때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 푸우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다보니 그들을 위해 조금 더 과장되게 행동한 것이었다. 이런 푸우의 배려를 아는 민준은 자리를 비켜주려다 문득 한가지 생각이 난 듯 푸우에게 다시 돌아갔다.
이미 등 뒤에는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올라타서 놀고 있었는데 그 아이들에게 잠깐만 시간을 달라고 말하며 내려놓은 그는 등에 올라타서 일어나라고 했다. 그러자 마지못해 일어난 푸우는 그게 하품을 했는데 아이들은 무서워하기는 커녕 기뻐했다.
"자 얼굴에 힘빼고 내가 돌리는 쪽으로 보면 돼 알았지?"
그 말에 힘을 뺀 푸우는 민준이 고개를 돌리자 천천히 그쪽으로 바라보았다.
"저기 산 보이지. 저거 두개 쯤 넘어가면 벌들이 모아놓은 꿀이 있을거야. 그거 먹으면서 원술도 가져다줘"
'크헝! 크헝! 쿠아아앙!"
꿀이 있다는 말에 기뻐한 푸우가 크게 울부짖고 다시 엎드리자 민준은 수고하라고 말하며 내려왔고 기다렸던 아이들은 다시 푸우의 위로 올라가 꺄륵거리며 놀았다.
"그때 보았던 그 꿀 말하는거시냐!"
"그래. 푸우도 좋아하고 원술도 좋아하니까.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던거"
"확실히 큰 벌집이었던거시다."
"거기 다녀오라고 저번에 말해야되는데 깜빡했거든. 그래서 알려준거야"
"헤헤 그런거면 이해하는거시다. 우리도 푸우가 가져오면 먹는거시다!"
푸우가 가지고 오는 꿀은 다른 것들보다 상태가 좋았다. 같은 꿀이라고 해도 어떻게 가지고 오냐에 따라 불순물이 많이 섞여있을 수 있었는데 푸우는 그런게 없었으니 대단핬다. 덕분에 원술은 푸우가 가지고 오는 꿀을 최고로 좋아하게 되었고 그걸 아는 민준은 직접 가지고 오지 않고 푸우에게 먹을만큼 먹고 몇개만 가지고 와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럼 오빠 이번에는 꿀로 만드는 요리 없어?"
"꿀이라. 찾아보면 있을거야 근데 문제가 뭐냐면 뿌려먹거나 양념에 추가해서 꿀의 맛을 살려야지 그걸 주 재료로 쓰기에는 애매해."
현대에서는 최근에 꿀과 버터를 합친 허니버터가 유행했는데 그것 역시 부재료로 쓸 뿐 본재료는 되지 않았으니 애매하다고 말하자 혜미는 문득 떠오른 듯 박수를 쳤다.
"그거 있잖아 고구마,감자에 넣은거. 그거 맛있었어"
'확실히 그건 좋아할 맛이지. 그런데 그거보다 흐음...뭔가 없을까.."
고구마와 감자. 그것은 꿀과 잘 맞았다. 하지만 이걸 주식으로 삼을 순 없었다. 이런 것은 대부분 스테이크나 랍스터등을 먹을 떄 나오는 것인만큼 고민을 하던 민준은 문득 떠오르는게 있는 듯 박수를 쳤다.
"왜..왜 그런거시냐 깜짝 놀란거시다"
"정말 깜짝 놀랐잖아.."
민준의 표정을 보고 화가 났다고 생각한건 아니었다. 새로운 음식을 구상할 때마 진지하게 고민할 떄 이런 식으로 표정이 굳어질 때가 있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못했으니 여인들은 중요한 이야기의 경우 민준의 얼굴을 잡고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던가 고민이 끝날 때까지 내버려 두는게 정석이었다. 랑아와 혜미의 경우 급한 것도 없고 맛있는 먹거리를 먹으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렇데 갑자기 민준이 손벽을 쳤으니 놀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좋은 음식이 떠올랐거든. 기대해. 돌아가면 만들어줄테니까."
빵을 만들때 뿌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민준은 저잣거리를 보며 이것 저것 잡다한 것들을 구경했다. 지금 당장 살 것이 아닌만큼 머리속으로 상상을 그린 것이고 랑아와 혜미는 민준이 만들어주는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며 이것 저것을 먹었다.
1주일 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민준은 식빵을 만들었다. 네모난 식빵 위에 여러가지를 올리고 꿀을 뿌려먹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지만 민준은 그런 것말고 빵 내부에 여러가지를 넣었다. 처음에는 옆구리가 터지고 빵이 덜익은 적도 있었지만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친 민준은 노릇 노릇한 빵을 구워냈다.
"이걸 열면 짜잔~"
그 안에는 각종 견과류가 들어있었는데 꿀과 함께 넣어서 그런지 고소하고 달콤했다. 이게 무척이나 좋았던 랑아는 엄지를 치켜세웠고 대성공이라 생각한 민준은 아침에 만들어주겠다 약속했다.
민준을 통해 빵이라는 음식을 알게 된 여인들의 경우 언제든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민준은 빵은 아침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아침에 준다고 하자 아쉬워한 랑아였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듯 포기를 했다. 그리고그녀를 통해 소문이 난 빵은 여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 작품 후기 ==========
허리가 아픈건 삔게 맞는거 같은데
오늘 푹 쉬어보고 안되면 내일 병원 가야겠습니다 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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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1-14 01:35 new
잘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Baramdolyi 2017-11-14 01:53 new
벌써부터 허리를...
-〉 그러게요 ㅠㅠ
풍령화객 2017-11-14 03:10 new
허리가 아프니 쉬면서 일일2연참을하시죠
-〉 쉬면서..? 띠용;;
2차 성징.[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