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5/1909 --------------
<-- 2차 성징. --> 민준은 정확히 3일 뒤 다시 한번 공연을 하기로 약속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원래는 1시간 정도 예정된 노래연주였지만 사람이 많아져서 2시간동안 노래만 불렀고 음식 조차 먹지 못했다. 그게 아쉽긴 했지만 랑아나 다른 여인들도 원없이 노래를 들어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기에 다른 가게로 들어가기로 하고 지하철을 탔다. 원래는 주변의 음식점을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먹기 위해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한 것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신촌. 이곳 역시 젊은 이들이 많은 곳이었는데 굳이 이곳으로 온 이유는 치킨을 파는 곳이 많았고 숙소로 잡은 곳까지 심야버스가 있기 떄문이었다. 랑아와 혜미가 어려보이긴 했지만 백랑의 요술이면 들어가지 못할 곳도 없었던만큼 치킨집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하자 큰 거리에는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와 이곳도 사람들이 많은거시다. 오빠랑 비슷한 사람들인거시다."
"나는 이렇게 전문적으로 하는건 아니니까 다르지"
"그래도 오빠도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거시다! 똑같은거시다!"
더 잘한다고 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은 여기서 노래를 부르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는 이들에게 예의가 아님을 알기에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던 랑아였지만 분위기가 말해주고 있었기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은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신촌에서는 꽤 유명한 곳으로 시간을 잘못 잡으면 사람들이 매일 꽉 차있는 곳이었지만 민준일행이 도착한 시간에는 이제 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오는 시간 때였던터라 대기를 하지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은거시다"
분명 저녁을 먹고 오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이 많았으니 신기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음식을 먹던 사람들도 랑아를 보자 대화를 멈추고 멍하니 있었다.
"왜 사람들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거시냐? 내가 잘못한거시냐!?"
"그거보다는 니가 귀여워서 그런거겠지. 갑자기 귀여운 소녀가 놀란 듯 말하니까"
"내가 한 귀여움 하는거시다!"
우쭐거리듯 엣헴이라고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리고 민준 일행은 구석진 자리를 안내받았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단체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구석에 만들어 두었다. 그들이 시끄러운 것도 그렇지만 최대한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곳 역시 그걸 생각하고 만든 듯 구석 양 옆에 똑같이 긴 자리를 만들어두었는데 왼쪽에는 이미 단체손님이 있어 오른쪽에 앉은 민준은 능숙하게 음식을 시켰다.
호불호가 없는 후라이드는 한마리 시키고 양념들은 전부 반반으로 시킨 후 생맥주 3개와 음료수 2잔를 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고 주방으로 뛰어갔다.
"이거 왠지 내가 아니라 예미한테 맥주잔을 줄거같아."
들어오면서 요술을 사용했던터라 어리다고 술을 주지 않는건 아니었지만 느낌상 그럴거 같다고 중얼거린 헤미였고 그녀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500cc잔 가득 따른 맥주를 가지고 온 점원은 민준과 백랑, 예미 앞에 술잔을 가져다 두었다. 그걸 혜미가 자신의 앞으로 스윽 당겨오자 아차 싶은 듯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당황하지않고 기본 안주를 놔준 그녀는 웃으면서 필요한게 있으면 말하라고 한 뒤 돌아갔다.
"능숙하네요"
"그러게 당황할줄 알았는데."
미소를 잃지않고 응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여인들은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치킨이 나왔다. 이미 만들어둔 치킨이라 빨리 나온게 아니라 이곳의 후라이드 치킨은 양도 많고 맛있기로 유명해서 무조건 한마리는 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들어오면 바로 준비를 했다. 만약 후라이드를 안먹는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먹는다고 주문이 들어오니 손님이 들어오는 것에 맞춰서 시작하여 빨리 나올 수 있었다.
'오오 맛있어보인..뜨거운거시다"
누구보다 빠르게 다리를 집어들고 한입 크게 베어 물었던 랑아는 뜨겁다는 듯 버둥거렸다. 방금 나와서 연기가 모락 모락나는 치킨은 누가봐도 뜨거워 보였는데 식탐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콜라를 따준 민준은 친절하게 빨때까지 꽂아주었다.
"꿀꺽 꿀꺽...푸하! 뜨..뜨거웠던거시다.."
'연기나는데 호호 불어서 먹어야지. 치킨은 많이 있는데."
"너무 맛있어 보였던 거시다..거기에 맛있었던거시다."
입천장을 다 데이면서 먹었던 랑아가 말하자 민준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닭가슴살을 가지고 왔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겠지만 그는 닭다리보다는 닭가슴살을 좋아했던터라 먹고 있자 주문했던 반반 치킨들이 나왔다.
식탁 가득 차려진 치킨을 보며 입이 귀에 걸린 랑아는 이것 저것 먹으며 격한 반응을 보였는데 그럴 떄마다 옆에 앉았던 사람들은 아빠 미소를 하며 랑아를 바라보았다. 그만큼 그녀가 귀여운 것이었다. 덧붙여서 백랑이나 예미에게 호감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민준의 덩치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고 속이 탄다는 듯 맥주만 벌컥 벌컥 들이켰다.
"그런데 오라버니 갑자기 이틀 뒤에 또 공연을 하신다고 악쇽하셨는데 괜찮을까요?"
"큰 문제는 없겠지. 그 때는 끝나고 나면 고기 구워먹고 돌아오자."
'그럼 마지막 날에는 숙소에 가지 않으신다는거죠?"
"응. 어차피 있어봐야 난 혼자 자야하거나 다 함께 자야하는데 그건 못하잖아?"
"무..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거 뿐인데.."
민준이 농담조로 말하자 부끄럽다는 듯 맥주를 들이킨 백랑이었다.
"정말..당황하게 만드시는데는 도가 트셨다니까요"
"그래야 이런 귀여운 모습도 보잖아? 아무튼 랑아랑 혜미가 다 먹겠다. 얼른 먹어."
이야기를 하는 사이 배가 고팠던 랑아와 혜미에 의해 빠르게 치킨이 사라지자 후라이드를 한마리 더 추가로 주문한 민준은 몇개를 덜어서 백랑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민준도 먹으라며 그 안에서 몇개를 집어 그릇에 나누어주려고 했다.
"나는 괜찮아. 아직 큰 덩어리가 있잖아?"
"
"아..네..그럼 잘 먹겠습니다."
꽤나 큰 덩이였던터라 수긍을 한 백랑이 먹기 시작하자 민준은 닭가슴살을 빠르게 처리한 후 한개를 더 집었다. 랑아와 혜미는 연신 맛있다는 말을 하며 계속 먹었으니 추가로 주문한 후라이드 말고도 한 마리를 더 시켜야하나 고민하다 소세지와 감자튀김이 있는 걸 보고 그걸 주문했다.
"오라버니 괜찮아요? 이거만해도 꽤 양이 많은데.."
"소세지랑 감자튀김은 대화하면서 먹을거야. 지금 시켜도 나오는건 한 30분은 더 걸릴껄?"
"그렇구나. 그럼 느긋하게 대화할 수 있겠네요"
"그래 그걸 노린거지."
그리고 민준의 예상대로 추가로 나온 후라이드가 반마리정도 남고 소세지와 감자튀김이 나오자 적당히 배가 불러진 혜미와 랑아의 먹는 속도가 줄어들었고 그 때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2차 성징.[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