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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혜미와 랑아는 밥을 다 먹은 다음 예미와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원래는 무언가 하자고 해야 정상이지만 민준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짓는 예미를 보며 자신들도 반려자를 찾아야 하는건 아닌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한 것이었다. 다만 반려자라고 해도 마땅한 상대가 떠오르지 않았다. 산월에 있는 비슷한 또래의 사내들은 있었지만 어른스럽지 못했다. 그렇다고 2차성징이 끝난 어른들 중에 찾아보려고 해도 괜찮은 사람들은 이미 혼인을 맺은 상황이었다.
정실이 아닌 첩으로 들어가는 요괴들도 있었지만 이건 부득이한 경우에만 하는 것뿐 대부분은 첩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부인이 있는 요괴들을 제외하고 나자 또 다시 마땅한 인물이 없었다. 그래서 한숨을 내쉬고 있자 알콩달콩했던 시간이 끝난듯 민준이 두 사람의 앞에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아. 그냥 혼자 고민한거시다. 오빠랑 예미가 너무 행복해보여서 나도 그런 사내를 찾아보려고 한 거시다."
"나도 마찬가지야. 강한 수컷이 있는지 고민해보았을 뿐이야."
"아 그래? 그럼 뭐.."
그게 누구냐고 물어볼 줄 알았는데 깨끗하게 포기하는 민준을 보며 놀란 혜미와 랑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그래?"
"안물어봐?"
"뭐? 너희가 생각한 남..아니 수컷? 그건 너희가 생각한건데 굳이 내가 물어볼 이유가 없잖아? 잘되면 축하해주는거지."
"물어볼 줄 알았던거시다. 그런데 깨끗하게 포기하는걸 보니 놀라운거시다"
"이걸 가지고 왜 놀라냐. 그냥 그럴 수도 있다는걸 알아주면 좋겠다. 아 물론 제대로 된 녀석이 아니면 나도 반대다."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긴 너희들이 오빠라고 부르는만큼 거기에 맞는 일을 하는거지. 아무리 그래도 동생들이 놈팽이 같은 놈들에게 헌신하다가 고통받는 건 보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요괴들은 목적이 있어 접근하기도 하지만 반한 상대에게는 헌신적이다. 그러니 놈팽이 같은 놈에게 빠지면 그만큼 고생을 하는 만큼 민준은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그런 허접한 녀석들에게 빠질거 같아?"
"인생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거지. 혜미 네가 싸움에 져서 혼인을 맺게 될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수도 있으니까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은 그만두는게 좋아."
"근거없는 자신감이라고? 오빠라지만 너무하잖아"
"너무하기는 직접 겪어봤으니까 하는 말 아니겠냐? 생각해봐라. 내가 부인들을 꼬시겠다고 생각해서 꼬셨겠냐? 어쩌다보니 이리 된거지."
"아..."
날카롭게 노려보던 혜미는 민준이 자조적인 웃음을 띄자 순간 이해를 한 듯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민준이 그걸 노리고 꼬셨다면 신수들이나 흉수들은 절대 이어지지 않았을게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민준은 크게 웃었다.
"그러니까 조심하라는거야. 얼마전까지는 크게 걱정이 없었지만 예미가 2차성징을 겪은만큼 너희들도 알게 모르게 조급해질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그럴 일은...없다고 하면 화내는..아얏!? 아픈거시다아.."
"아까 내가 한 말 어떻게 들은거냐?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니까? 막상 지금이 아니라도 10년뒤나 100년뒤에는 그런 일이 일어날수도있지."
"그렇게 뒷 일까지 생각한거시냐! 놀란거시다"
"그 때가 당연히 찾아오니까. 근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슬플거 같아서 하는 말이지"
"그럼 오빠는 그때까지 살지 못하는거시냐!?"
"아마 그것보다는 오래 살걸? 내가 어쩌다보니까 오래 살게 되었지."
"그럼 무덤에 가서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거시냐!"
"무덤은 무슨.내가 죽으면 무덤까지 찾아올 생각이었냐!?"
"오빠니까 찾아가는거시다! 그래서 관리도 해주고 그럴 생각이었던거시다!"
랑아는 만약 민준이 죽으면 무덤에 자주 찾아갈 생각이었다. 인간과 이렇게까지 가까워질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민준은 평범한 인간들과 달랐기 때문에 그런 예의를 갖추는건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이건 혜미도 마찬가지였는데 그가 평범한 인간보다 오래산다고 하자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 뭐냐 내 안에 요기랑 선기가 섞여서 혼기가 된건 알고 있지? 이거 덕분에 조금 수명이 늘었거든? 근데 방덕이랑 여러 요괴들과 관계를 가지고 신수들의 처녀를 가지다보니 더 오래 살게 된거야"
"아..그런거구나.. 난 또.."
신수들의 이야기를 하자 혜미는 단번에 납득했다.
신수라는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도 그렇지만 그녀들의 처녀를 뚫었다는건 반려자로 인정했다는 뜻이었고 그건 신수들의 능력을 작게 나마 사용할 수 있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능력도 있지만 수명 역시 연장되는데 민준은 한명이아니라 네명의 신수들의 처녀를 취한 것만으로도 모자라 황룡의 처녀까지 가져갔으니 평범한 요괴에 버금갈 정도로 오래살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오빠 오래 사니까 내가 혼례를 올릴 때는 맛있는거 만들어주는거시다!"
아직까지 혼례를 올릴 생각이 없었지만 민준이 살아있을 때 혼례를 올린다면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었던 랑아는 이제 꺼리낌이 없다는 듯 민준의 손을 잡고 웃었다.
"그래 우리 동생이 혼인을 맺는다는데 당연히 내가 만들어줘야지. 혜미 너도 맡겨둬라!"
"그런데 오라버니 혹시라도 두 분 중 한분이라도 오라버니랑 혼인을 맺으면요?"
"그건 뭐.. 그때 고민해봐야하지만 경사스러운 날이니까 내가 만들지 않을까?"
정식적으로 혼례를 올리는건 거의 합동 결혼식이 될 가능성이 많지만 그 때가 되면 직접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자 예미는 당황했다.
"시간이 있으세요?"
"그 떄는 거의 양념이 된 고기를 굽는걸로 하면 돼. 양념은 내가 만들겠지만 고기를 굽는건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으니까"
'아하! 그런 방법이 있군요!"
"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말이지만 하하"
민준이 크게 웃자 랑아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았다. 만약 민준과 연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보았는데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신경써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이 떠올라 좋았다. 그래서 민준도 남편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흠흠 오빠랑 혼인을 맺는다면 확실히 좋은거시다. 하지만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거시다!"
솔직하게 말하자 옆에 있던 혜미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예미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31일도 술을 좀 먹어서 늦게서야 올리네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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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0-31 05:54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베르잘 2017-10-31 07:03 new
쿠폰드릴께요 연참 기대하고있을게요
-〉 기대하신다니 부담 백배
풍령화객 2017-10-31 07:25 new
그리고보니 삼국지캐릭터 거의다 잊혀진듯 대표로 황충이나 오나라쪽애들 작가님 히로인 기억못한다에 완결을걸지!
-〉 쿨럭..
Mable Fantasm 2017-10-31 08:01 new
@화웅이 냄새맡는쪽에 백랑이나와야하는데 백호가튀어나옴. 작가 생일이라고오타내지말거랏
-〉 쿨럭..수정 완료
Mable Fantasm 2017-10-31 08:04 new
@생일이니 작가나이에맞게 31연참 어떰?
-〉 날 죽일셈인가
비틀비틀 2017-10-31 22:04 new
헤헷 잘보고가욤
-〉 감사합니다.
2차 성징.[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