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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식사를 끝내고 다시 한번 동정호로 올라간 그녀들은 풍경을 가만히 구경했다. 꽤 많은 사람이 있어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지만 민준과 함께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있던만큼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세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두 여인은 탄성을 내뱉았다.
"와 이쁘네요."
"동정호에 비친 모습이 너무 이쁘네."
"오라버니랑 같이 있으니까 더 좋네요."
민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도란 도란 이야기한 두 여인은 행복한 듯 베시시 웃었다. 이윽고 어둠이 내리자 민준은 두 여인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일아나자는 신호를 보냈다.
"저녁은 어떻게 하실거예요?"
"봐둔 가게가 있으니까 거기로 가자."
"네."
살짝 긴장한 예미와 백랑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껄껄 웃었다. 굳이 지금부터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지만 이미 여인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던 두 여인은 계속해서 민준을 힐끔거릴 뿐이었다. 여기서는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그였기에 더 이상 말을 하지않고 여인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와 조용하다.."
민준이 평소에 자주 가는 가게들은 시끌벅적한 가게인데 비해 이번에 들어온 가게는 정말 조용했다. 사람들이 가끔 음식을 보고 맛있다고 감탄사를 내뱉을 뿐 이야기를 하는 소리도 조용 조용한 곳이었다.
"오늘 같은 날은 시끌벅적한 곳에서 먹는거는 좀 그렇잖아?"
그런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취한 사람들 중에 주책맞은 이들도 있어 오늘 첫경험을 하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농담삼아 하는 말이었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같이 온 이들이 동탁이나 여포같이 기가 강한 이들이었다면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반대로 받아치거나 웃으면서 불알을 터트려줄까? 라고 물어보는데 백랑이나 예미는 그리 썐 성격을 가진게 아니었으니 일부러 조용한 곳으로 잡은 것이었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실 건가요?"
"이 가게에서 가장 추천할 수 있는 음식 세개랑 술을 가지고 와"
"네 알겠습니다."
이곳에 있는 점소이 또한 무언가를 자랑하거나 하지않고 담담하게 말하여 분위기를 깨지 않았으니 예미는 너무 좋다는 듯 웃었다.
"괜찮지? 여기는 일부러 이렇게 조용하게 만들었어. 원래 다른 곳도 이런 가게들이 있긴 한데 1층은 시끌벅적한게 대부분이거든? 근데 여기는 1층부터 조용한 곳이라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야."
음식의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다 비싼게 아니라 돼지고기 야채볶음의 경우 다른 가게들보다 조금 비싼 가격이었다. 그러니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이 자주 찾아오는 것이고 여기서는 술도 취할 정도로 마시는 이들이 없었다.
"그런데 예미야 넌 괜찮겠어?"
"술..말씀이세요?"
"응. 과일주를 가지고 올 수도 있었지만 여기의 특징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안가져왔거든."
민준정도 되는 사람이니 가게 안에 직접 술을 가지고 온다고 해도 눈감아주었지만 이곳은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이 추천하는 음식에 맞는 술을 마시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에 일부로 과일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예미는 평범한 술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 탓에 거기에 대해 신경쓰자 그녀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술이 약하긴 한데 그래도 한번 기대해볼께요."
술의 쓴맛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이곳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점소이는 죽을 하나 가지고 왔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죽입니다. 먼저 드세요. 뜨거우니 조심하시고요."
"와..다른 가게들의 점소이랑 많이 다르네요."
"여기는 점소이라고 부르지 않고 점원이라고 부르면서 그만한 대가를 주거든"
"점원이요? 와아. 아이들한테도 그렇게 한다니 확실히 저렇게 예의범절을 익힐만하네요."
원래 점소이들은 싼 가격에 쓰는 아이들이었는데 그들은 월급 외에도 봉사료를 받기 위해 싹싹하게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점소이로 써야하는 아이들도 점원으로 고용해서 쓰면서 그에 상응하는 돈을 준 만큼 아이들은 예의 바르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었다.
"음식 나왔습니다. 버섯과 민물고기를 함께 볶은 요리와 민물새우와 소고기를 함께 볶은 것 마지막으로 두부입니다."
두부가 나올 줄은 몰랐던 민준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부에 시선을 두었다.
"호오..여기서 직접 만들었나보네?"
"네. 저희가 원래를 두부가게를 했던터라 두부는 꼭 만들어서 내놓습니다."
"그거 좋지. 술은?"
"여아홍입니다. 가볍게 드시기 좋으실거예요"
"그래 고맙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아이에게 봉사료를 주자 공손이 인사를 한 그녀는 주방 바로 옆으로 가서 대기를 했다.
"와 엄청 맛있어보이네요"
"먹어보자"
웃으면서 젓가락을 든 민준은 가장 먼저 두부로 젓가락을 가져갔다. 앙념된 두부가 아니라 그냥 모두부를 내온만큼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했기에 그쪽으로 젓가락을 가져간 것이었다. 백랑과 예미는 다른 걸 먹으려고 하다가 근엄한 표정으로 모두부를 맛보는 민준을 보고 두부쪽으로 젓가락을 돌렸다
"왜? 먹고싶은거 먹으면 되는데"
"그건 아는데..오라버니가 너무 진지하게 드셔서 궁금했어요."
평소에는 밝게 웃으면서 먹는 그였지만 장인을 만나거나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표정이 달라졌다. 그래서 두부를 입안에 넣은 두 여인은 눈을 감고 천천히 씹어먹어보았다.
"와..고소하다"
"엄청 신선한 맛이예요."
지금까지 먹은 두부는 장난이었다고 느껴질만큼 맛있는 맛이었다. 그래서 먹다보니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그러자 점소이는 새로운 두부를 가지고 왔다.
"저희가 내는 두부는 모듬두부라고 하여 모두부를 두번 그리고 그 후에는 양념을 한 두부와 튀긴 두부를 내드립니다."
"왜 모두부는 두번이나 주는거야?"
"너무 맛있게 드셔서 한번에 다 드시는 분들이 많아 두번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아.."
궁금했던 예미는 빨리 먹는다는 말에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큼지막한 두부였는데 어느세 다 먹어버렸으니 할말이 없었던 예미는 어색하게 웃었다.
"괜찮아. 여긴 이게 정상이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자신들만 그러는게 아니라 다들 민준일행처럼 했다는 것인만큼 웃으면서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여아홍을 한번 먹어보았다.
"와..이건 또 가벼운 맛이네요"
"그래. 맛이 괜찮지?
"네. 씁쓸한 맛이 작은게 향이 쌘 음식들이랑 먹으면 좋을거 같아요!"
그렇게 말한 예미는 술을 부담없이 먹었고 민준도 웃으면 술을 따라주었다. 어차피 오늘은 취한다고 해도 상관없는 날인만큼 부담을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표지는 화웅 게임 이미지입니다 하하
2차 성징.[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