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15화 (1,815/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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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가슴이 두근 거린 날 이후부터 랑아는 민준에게 머리를 쓰다듬 받는 걸 더욱 좋아했다. 예전에는 그냥 히히 거리며 웃는게 전부였다면 요즘은 가만히 눈을 감고 쓰다듬을 느꼈다. 꼬리도 격하게 흔드는게 아니라 살랑 살랑 흔들었는데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뭔가 랑아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엇을 하든 꼬리가 격하게 움직이는게 그녀였는데 요조숙녀처럼 살랑 살랑 흔드는 모습에 이질감을 느꼈다.

정작 그녀 본인은 깨닫지 못했기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예미는 설마? 하는 생각을 했고 혜미는 이렇게 조용하니 얼마나 좋냐고 말하며 그녀의 변화를 반겼다.

"오빠! 저번처럼 닭꼬치 또 해달라는거시다. 맛있었던거시다."'

머리를 쓰다듬은 당일날 민준이 해주었던 닭꼬치는 어떤 것보다 맛있었다. 원래 고기는 구우면 다 맛있다고 하지만 잡냄새가 날때도 있었고 퍽퍽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먹었던 것은 그런게 전혀 없었다. 퍽퍽한 것도 없었고 잡냄새도 없어서 랑아는 엄청나게 먹었다. 거기에 따로 만들어준 볶음밥도 엄청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는 말을 하자 민준은 날 잡아서 만들어주겠다고 대답했다.

"오늘은 안되는거시냐!?"

"저번에 만들 때 양이 적었고 양념도 잘 배지 않아서 시간을 주고 만들려고 그러는거니까 참아."

랑아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인들도 많이 먹었다. 꼬치구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볍게 먹던 이들은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어 넉넉하게 준비했던 양이 모자를 지경이었다. 그나마 혹시 몰라 준비한 볶음밥 덕분에 다들 배부르게 먹긴 했지만 이대론 안되겠다고 생각한 민준은 꼬치구이는 준비를 제대로 해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만 기다리고 하자 랑아는 아쉽다느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럼 내일 되는거시냐!?"

'내일..은 아니고 모래. 똑같은거 자꾸 먹으면 질려."

"히잉.."

실망한 듯 고개를 푹 숙이자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대신 그 때는 배터지게 먹여주겠다고 하자 다시 꼬리를 격하게 흔든 랑아는 응!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래. 그럼 식당가서 밥 맛있게 먹고!"

"오빠는 안먹는거시냐?"

'약속했으니까 재료 확인해봐야지?"

"아 그런거시냐! 알겠다는거시다."

그냥 한 말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겠다는 듯 대답하자 활짝 웃은 랑아는 그대로 식당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안에 들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준 민준은 성에서 나와 푸줏간이 있는 거리로 향했다. 도축된 소와 돼지의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파는 곳인데 닭도 취급하는만큼 민준은 뼈를 발라내고 뭉텅이로 썰어서 가져다 달라고 했다. 덧붙여서 고기들은 같은 종류로 분류해달라고 하자 그들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푸줏간 옆에 걸려있는 종이에 요구사항을 적었다.

원래 이곳은 푸줏간거리가 아니었다. 그냥 푸줏간이 한두개 있을 뿐이었고 그곳에서 고기를 받아 싸게 팔던 음식점이 있었던거 뿐이었다. 하지만 이게 푸줏간거리로 변한건 민준의 힘이었다. 아예 바꾸어버린게 아니라 도축을 끝낸 소나 돼지의 고기를 매일 소비하긴 하지만 남았을 때 처리할 방법이 없어 고기를 이곳 푸줏간으로 넘겼다. 그럼 푸줏간에서는 고기를 썰어 주변에 있는 식당에 납품을 했는데 민준이 사람들에게 월급을 많이 챙겨주면서 주변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또한 직접 구워먹겠다고 사가는 이들까지 생겼으니 푸줏간은 눈코 뜰세없이 바빠졌고 조금씩 크기를 넓히다보니 어느세 푸줏간 거리로 변하게 된 것이었다. 거기에 에전에는 남는 고기만 팔던걸 이제는 어느정도 가지고 와서 직접 팔게 된 것이었다.

"후우 몇일간 바쁘겠네요. 그런데 민준님께서는 직접하시는 걸 더 좋아하시는데 어찌 이번에는 저희에게 부탁하신걸까요?"

"그야 양이 많으니까 그러겠지. 그리고 시녀들을 시키면 미숙해서 다칠 확률이 크거든.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하지 않겠어?"

"그것도 그러네요. 민준님께서는 무슨 일이든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걸 좋아하시니까요."

이해한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인 사내는 창고에 닭고기가 남아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는 종이에 숫자를 적어 막내에게 건네주었다.

"이걸 성에 가져다주면 될거다. 부족한 닭고기의 양이니까 알려주고 창고에도 없으시다고 하거든 우리쪽에도 없다고 해"

"알겠습니다."

없다고 하면 새로 잡아서 도축을 해야하는만큼 더 오래 걸렸다. 하지만 그걸 확실히 하지 않으면 처리하지 못하고 버려야하는 고기만 늘어나는만큼 정확한 수를 도축해야했다. 그래서 꼭 알리라고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가 돌아왔다.

"뭐야 벌써 왔어?"

"그게 가려고 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

"뭐라고? 그게 말이 되냐? 이제 조사를 했는데?"

"그게 대강 어느정도 있을거 같다고 해서 가지고 오셨다는데 형님꼐서 주셨던 수보다 30마리정도 많은 양이었습니다."

사내가 적어준 양은 110마리였다.그런데 그거보다 조금 더 많은 140마리를 가지고 왔다고 하자 놀라 밖을 내다 보았는데 거기에는 처음보는 사내가 씨익 웃고 있었다.

"제가 창고 관리를 좋아해서 대강적으로 추산했을 뿐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허허 그러시군요."

딱히 할 말도 없었기에 창고로 옮겨달라고 부탁한 사내는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거의 150마리나 되는 닭의 뼈를 발골하고 잘라내야 했지만 십년 넘게 한 일인만큼 쉽게 쉽게 해나가기 시작했다.

"내일 정오까지는 끝낼 수 있을 듯하니 그 때 다시 오시면 될거 같소."

"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오도록 하지요."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떠나가자 적당히 잘라낸 닭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며 이런식으로 작업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말고 다음날 아침부터 하면 된다는 것까지 덧붙이자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각자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정오에 민준이 사람들과 함께 푸줏간을 찾아가자 잘 정리되어있는 고기를 받을 수 있었다.

"역시 실력이 좋으십니다."

"하하 아닙니다. 민준님 덕분에 편하게 일하고 있는걸요"

"그럼 나중에 술한잔 하시지요"

'좋지요."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민준은 진짜 날을 잡고 찾아올게 분명했기에 사내는 기다리겠다고 했고 민준은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는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를 가지고 성으로 돌아왔다.

원래 이렇게까지 많이 할 필요는 없었지만 다른 이들도 함께 먹어야했던만큼 일부러 많이 했다. 140마리정도되는 닭에서 나온 고기면 꽤나 많았고 고기 사이 사이에 파도 같이 꽂아서 굽는만큼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ㅁ난큼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한 것이다.

"그리고 술과 기본 안주도 만들어야지"

연회를 열기에는 양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다른 것들도 만들 생각이었던 민준은 기합을 넣어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했고 저녁부터 연회를 열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는데 역시나 닭꼬치가 제일 잘나갔다

"후..잘 먹는 모습을 보니 좋구만.."

병사들도 그렇고 시녀들도 그렇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흡족하게 웃자 랑아가 옆에서 꼬치를 내밀었다.

"응?"

"오빠는 한개도 못먹은거시다. 먹는거시다!"

그 말에 기뻐한 민준은 한입 크게 베어물었는데 자신이 구운 꼬치와는 달랐다.

"이거.."

"헤헤 내가 구운거시다!"

"그래.잘했네"

조금 타긴 했지만 잘 구운만큼 다시 한번 칭찬을 한 민준은 닭꼬치를 맛있게 먹고 씨익 웃어주었다.

========== 작품 후기 ==========

랑아야 더 귀여워져랏!

덧붙여서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내일은 일하는 날이라 하루 쉬고 월요일에 올라갑니다^^

2차 성징.[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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