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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소풍을 다녀온 민준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랑아와 혜미가 왔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기린에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맹획이나 손상향등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는 이들이 많았으니 일을 우선시 한 것이다. 랑아 역시 거기에 대해 잘 이해한듯 돌아오면 맛있는 음식을 해달라고 하고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놀았다. 예미도 그녀들과 놀고 싶었지만 민준을 도와주기로 약속한만큼 그를 따라다녔다.
그래봐야 하는 일은 공사현장에 있었던 인부들과 요괴들중 자식이 있는 사람에게 찾아가 마음에 드는 아이가 있는지 혼담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 뿐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같은 아이를 점찍어서 곤란한 상황이 생기긴 했지만 일단은 조사부터 끝내는게 먼저라고 생각한 듯 기록을 했다. 그런 뒤 집무실로 돌아온 민준은 시간이 남은 책사들의 도움을 받아 같은 이를 점찍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를 분류했다.
"으에에에 힘들었어요.."
"푸훗..고생하셨..아니구나 고생했어."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부쩍 친해진 책하는 예미를 동생처럼 부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요괴의 나이로 따져 공손하게 했지만 민준에게 반한걸 안 뒤로부터 예미도 그렇고 백랑도 그렇고 외형으로 따지기로 한 것이었다. 예미가 2차성징을 겪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게 있었지만 일단은 손상향과 전풍등과 비슷한 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민준은 거기에 대해 잘 들었고 이렇게 단기간내에 친해진 이유 역시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척 했다.
괜히 거기에 대해 한마디 했다가 그녀들이 눈치채면 부끄러워할수도 있다. 아니면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폭팔할수도 있었는데 문제는 예미였다. 백랑의 경우 감정을 폭팔하여 정사를 나누어도 원래의 성격으로 돌아오겠지만 예미의 경우 2차성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요부가 될수도 있다. 그런 예미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하루 종일 관계를 가진 것만 하는 요괴가 된다면 랑아와 혜미한테요 영향이 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민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힐끔 힐끔 바라보던 예미는 눈이 마주치자 베시시 웃었다.
"수고 했어. 힘들지?"
"아뇨..괜찮아요"
"괜찮긴. 처음에 이런 일 하면 힘든데."
민준은 안다는 듯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백랑부터 다른 책사들까지 전부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보았다.
"만들어주시는거예요?"
백랑이 꼬리를 살랑살랑거리며 물어보자 여인들은 순간 빵터졌다.
"에? 에???"
갑자기 여인들이 웃는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자 가후가 헛기침을 하고 이유를 설명했다.
"순간 꼬리를 살랑거리며 귀를 쫑긋거리는게 랑아랑 똑같은 반응이라 그런거예요. 평소에는 외모는 많이 닮아지만 성격은 많이 틀리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땐 똑같아서 그런거예요"
"아..그런거야? 그런 이야기는 여기서 많이 들었던거 같아."
"그야 그렇지 않을까요?"
"그렇다니? 가후는 이유를 알고 있는거야?"
"정확하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예상이 가요"
"그게 뭔데??"
"백랑 언니는 산월에 있으실때 늑대부족의 수장이셨잖아요? 지금도 별반 다른게 없지만."
"그렇지?"
"그러니까 그 책임감때문에 신경쓰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셨던거 같아요.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런 책임감에서 많이 벗어난게 사실이고 사람들의 반응도 많이 달라졌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몸의 긴장을 푼게 아닐까요?"
이건 어디까지나 가후의 예상이지만 다른 여인들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그녀가 처음 기린에 왔을 때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예의바른건 사실이었지만 주변에 무슨 일이 없나 확인하고 거기에 맞추어서 대응했다. 그러던 백랑의 표정이 풀어지게 된 계기는 역시 민준과 부르는 칭호가 바뀌면서였다. 그전까지도 어느정도 친분이 있긴 했지만 조금 여유가 생긴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를 오라버니라고 부르고 난 후부터는 정말 표정이 풍부해졌다.
가끔은 랑아가 크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될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었으니 가후는 거기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하긴...오라버니랑 호칭을 바꾸고 나서부터는 진짜 오빠처럼 생각하게 되고 이곳도 집처럼 생각하게 되었으니까"
그 전까지는 손님이라 생각했던 마음가짐도 바뀌면서 많이 바뀌었다는 걸 인정하자 가후는 이게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게 더?"
"네. 족장이라고 해서 언제나 엄격해야 하는건 아니예요. 할 때는 하고 평소에는 이렇게 지내는게 더 좋지요. 민준을 보세요. 언제나 가볍게 생활하는 것 같지만 진지할 때는 진지하잖아요?"
"그렇구나. 많이 도움이 되었어."
늑대요괴들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도 신경쓰였고 해서 표정이 딱딱 굳어있었던 백랑이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이 없었다. 부족장이었던 주원이라는 늑대에게 족장 자리를 넘겨주었고 그는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때면 백랑을 찾아와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또한 부족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백랑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도 좀 아쉽네. 지금와서 느끼는거지만 부족의 사람들은 날 어려워하는 느낌이거든.."
그가 찾아올 때면 긴장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 부족에서는 어려운 사람이었구나 라고 느낀 백랑은 아쉽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금부터 조금씩 달라지면 되죠. 이제 족장도 아니니까 조금 더 힘빼고 대하면 늑대요괴들도 달라질거예요."
그렇게 응원의 말을 건네자 활짝 웃은 백랑은 고개를 끄덕였고 민준은 그녀들이 대화하는 틈에 몰래 나왔다. 왠지 이야기가 길어질거 같아 먼저 나와서 요리를 만드는 중이었다.
"그래서..어라 오라버니가 안보이네?"
"어라 남편님?"
"그게 아마...요리를 만드시는거 아닐까요? 어렴풋이 고소한 냄새가 나는데"
요괴인 예미는 후각이 다른 인간들보다 좋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하자 백랑도 코를 킁킁거리더니 꼬리를 살랑거렸다.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겠네"
"정말 남편님도..이런 모습이 좋지않아요?"
민준은 요리를 만든다고 대화를 듣지 못하는만큼 백랑과 예미, 책사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민준의 칭찬이었지만 뒤로 가면서 그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등과 고백을 할 때 하면 좋은 것을 알려주는 정보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고백을 할 때 꼭..속옷을.."
이곳에 와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된 속옷을 보고 입어보았다. 신축성도 좋고 땀을 흡수하는 능력도 좋아 자주 애용했는데 이번에 여인들이 보여준건 그런 것과는 다른 야시시한 속옷이었다. 이걸 본 예미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지만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만큼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이제는 좀 한번에 같이 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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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0-09 13:57 new
잘보고 있어요
-〉 감사합니다.
taky1523 2017-10-09 14:15 new
민준이 한반도로 가면... 우린 모두 민준의 후손이 되는것인가..??
-〉 한반도는 민감해서 적기 애매할걸요..제가 일본 역사를 알면 뭐라도 할거같은데..
Baramdolyi 2017-10-09 16:28 new
그럴 수 없으니 계속 적으시지요.
-〉 빼액!!
비틀비틀 2017-10-09 18:38 new
분명 처음부터끝가지 다읽었지만 저히로인이름을보고나서 뇌정지가왔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풍령화객 2017-10-09 23:20 new
적당히 세계통일하죠 삼국지 세계통일 무협 세계통일 이런식으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니버스인가요
lim2bbong 2017-10-09 23:58 new
작가님 슬슬 판타지세계도 ㅎㅎ계획은 있으신가요?공주나 황녀등 이종족도...!판타지가 보고싶어요ㅋㅋ무림도 재밌고
-〉 판타지쪽은 생각해둔게 있긴 합니다만 무림도 완결내고 가야죠...두개 병행하니까 정말 힘들어요.
딜리버 2017-10-10 05:57 new
노블레스 최대편수 소설까지 앞으로 7화 프리미엄쪽에 2064화던가? 그 소설이 최장편이던데 도전하셔야죠 작가님
-〉 네..? 그런거까지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꽥
딜리버 2017-10-10 05:58 new
X베급의 종결망언을 일삼으시다가는 큰일나요. 독자들이 네버엔딩을 원합니다. 부응하셔야죠?
-〉 빼액 놔줘!!!
2차 성징.[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