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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최근들어 랑아는 민준의 옆에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마와 백랑 역시 자주 붙어 있었다. 랑아의 경우 그냥 민준이 만들어주는 음식이나 기타연주가 좋아서 붙어 있었다. 또한 장난을 치며 노는 것도 즐거워했으니 붙어있는 시간에 길어지는건 당연한 일이였다. 요마와 백랑의 경우 요리 실력이 상승하면서 물어보는게 많아졌다. 예전에는 알려준대로 하는게 전부였지만 보는 눈이 트이면서 향신료를 어느정도 써봐야하는지 고기잡내는 어떻게 잡아야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건 민준뿐만이 아니라 다른 시녀들에게도 물어보며 자신만의 비법을 만들기위해 이것 저것을 접목시켜보았다. 원래는 이런 생각조차 안했는데 민준이 자신만의 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사람에게 조언을 구해야한다해서 이런 일을 한 것이다. 물론 그가 만드는게 가장 맛있긴 했지만 다른 시녀들의 비법중에는 의외의 것들도 있어 많이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요리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이것 저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호오 이건 술이 땡기네"
“어때요? 맛있죠??”
백랑과 요마가 준비한 음식은 야채볶음이었다. 여러가지 야채들과 고추기름으로 볶아내는 음식이었는데 그녀들은 고추기름을 쓰지 않았다. 후추와 소금만으로 간을 하고 볶는 것도 한번에 볶아내는게 아니라 오래 익혀야하는 것부터 순서대로 익히면서 시녀들이 그랬던 것처럼 삶은 콩을 넣었다. 이러자 아삭아삭한 식감 사이로 고소한 맛을 내는 콩들이 있었으니 점수를 높게 준 것이었다. 거기에 술도 땡길만큼 적당히 짭조름한 맛이라 결국 술을 하나 꺼내온 민준은 흡족한 듯 엄지를 치켜세웠다.
"민준 오라버니한테 칭찬 받으니까 엄청 기쁘네요."
"응. 시녀들이 처음에 했던 말이 이해가 가는거 같아. 진짜 기쁘네."
백랑이 행복해 하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과는 별개였다. 요리에 대해 연구를 하고 많은 노력을 하다보니 그만큼 성취감이 많이진 것이었다.
"노림수도 통했지?"
"네. 간을 짭쪼름하게 한게 정말 좋았던거 같아요."
야채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하는 것도 좋았지만 적당한 간을 하는게 좋은만큼 노림수가 제대로 통했던터라 둘은 꺄르륵 웃었다.
"자 그럼 이번에는 내가 만들어줘야겠지?"
"그럼 저 옆에서 봐도 되요?"
"당연하지. 자 그럼 잘 봐."
민준이 지금 만들려고 하는 음식은 파전이었다. 적당히 해물을 넣고 지지듯이 굽는 전은 막걸리랑 먹는걸 좋아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만들어준다고 하고 만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원래 큰 냄비에 불을 강하게 하여 빠르게 복는 이곳과는 다르게 아예 조리법부터 다른 것을 보고 민준이 살던 세계의 것임을 직감한 두 여인은 잊지않도록 필기까지하며 공부했다.
"이건 원래 막걸리라고 하는 탁주랑 먹어야해. 정말 최고거든"
"그정도예요?"
"나는 할머니께서 이걸 만들어주실 때 매운 고추를 넣어 조금 칼칼하게 만들어주셨거든. 한번 먹어봐. 그리고 이제 슬슬 그 녀석들도 올테니까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민준이 말한건 당연히 랑아일행이었다. 요리를 만드는게 아니라 기본기를 익히고 있을 때는 같이 먹게 했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되었다. 많은 양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먹어보며 맛을 느끼고 어떤걸 넣으면 좋겠다는 걸 생각하는만큼 랑아와 다른 아이들이 방해를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하나를 더 만든 것이다. 그리고 전이 완성되기 직전 냄새를 맡고 나타난 랑아는 예상과 다르게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왜 안들어와?"
"들어가도..되는거시냐? 언니가 혼낸거시다."
"백랑이?"
"연구하는데 방해하면 안된다고 한 거시다..그래서 바로 들어가면 안되는거시다."
"으이구..귀엽기는"
백랑이 랑아를 혼낸건 집중하고 있는데 계속 방해를 해서 날카로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지금까지 신경쓰는 모습에 피식 웃은 민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백랑과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혀주었다. 그러자 뒤따라 혜미와 예미 소복연도 들어왔는데 민준은 그녀들에게 파전을 내어주었다.
"오오 고소한 냄새가 나는거시다."
"맛있어보이네. 파도 먹음직스럽고."
기름이 묻어 윤기가 흐르는 파전을 보며 침을 꼴깍 삼키고 있자 민준은 먹으라고 하고는 새롭게 하나를 더 만들어서 그녀들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런 다음 백랑과 요마에게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줬는데 그건 두부김치였다. 두부와 볶음김치가 전부였지만 민준은 김치를 볶을 때 고기도 같이 넣어 고소한 맛을 더 했다. 덕분에 맛을 본 두 여인은 더 이상 이기지 못하고 술을 마셨는데 두부 김치는 그냥 못 넘어간다는 듯 여포와 동탁도 찾아왔다.
"네놈은 이런 술을 부르는 음식을 만들었으면 우리를 불러야하지 않나?"
"민준 너무하네 이거 나 엄청 좋아하는데!!"
여포가 불만이라는 듯 말하자 조금 지나서 조조가 방덕과 함께 찾아왔다.
"다들 어떻게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온거야?"
"이 냄새를 어떻게 잊어? 특이한 맛이잖아. 저기 인부들도 침 꼴깍거리고 있는걸?"
"아이고 이건 괜히 만들었나? 이렇게 된거. 만들어줘야겠네. 오늘 일은 끝난거지?"
"응. 그러니까 우리도 온거지."
본관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지만 인부들의 피로를 푸는 차원에서 요즘은 4시에 모든 업무를 끝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거나 낮잠을 자는게 일상이었는데 오랜만에 두부김치를 하다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었다.
"이거 참..침을 꼴깍 삼키는 늑대들이 많구만. 어쩔 수 없나?"
먼저 들어온 동탁일행에게 두부김치를 만들어준 민준은 밖에서 침만 꼴깍 삼키고 있는 녀석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적당히 자리를 잡고 술을 준비하고 있으면 가져다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환호를 한 인부들은 어리둥절한 요괴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방금 민준님이 손가락으로 옆을 가르키고 주먹 쥐었다가 엄지와 검지를 펼치는게 무슨 신호인가?"
"똑-딱- 이거 말인가?"
"그래 그거 말이네."
"술 한잔 시작하자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네. 그리고 지금 민준님께서 말하는 것은 저기서 한잔하고 있으면 안주를 주신다는거고"
"하하 그렇다면 당연 마셔야지 다들 뭐하나. 어서 가지 않고!"
어느세 요괴들도 민준이 만든 안주에 사로잡혀 술을 좋아하게 된 터라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자 민준은 거대한 솥에 두부김치를 가득 담아서 가지고 왔다.
"먹고 토하지말고 적당히들 처먹어라!"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인부들과 요괴들은 즐겁게 마셨고 다음 날 아침에 소고기 국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기뻐했다
========== 작품 후기 ==========
늦었지만 본가에서 적어서 올립니다.
모두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2차 성징.[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