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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성징. --> 민준이 돌아오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당연히 랑아였다. 그동안 심심하다는 말을 하며 집안에서 뒹굴거리기만 했으니 뛰어와서 안긴 다음 꼬리를 엄청나게 흔들었다. 마치 몇일 자리를 비운 다음 찾아왔을 때 반겨주는 강아지 같은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 좋다는 듯 웃었던 그녀는문득 무언가 떠오르는 듯 코를 킁킁거렸다.
"왜 그래?"
"언니들 냄새가 나는거시다! 언니들과 재미있게 논거시냐! 너무한거시다! 우리는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었는데 오빠 혼자 재미본거시다."
10일동안 붙어있었으니 몸에 냄새가 배기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관계도 많이 가졌으니 안배기는 일이 이상했는데 랑아는 하북에서 재미있게 놀고 온게 불만이라는 듯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비때문에 제대로 못놀았던거야?"
"그런거시다 어제 겨우 탐험 조금했던거시다. 하지만 산속에는 아직 습기가 남아있어 돌아왔던거시다."
민준은 10일간 여인들과 보내고 3일정도를 더 있다 왔다. 나머지 3일 중 하루는 순우경, 보경과 함께 술을 마셨고 나머지 이틀은 기린에 있는 이들과 연회를 즐기고 불만사항을 들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이나 관리들이 겪고있는 문제도 들어주고 그게 아니더라도 사소한 것들을 말해도 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야 이런 일이 가능했던건 아니었다. 괜히 말을 잘못했다가 눈밖에 나면 고생이었으니 아무도 말을 안했지만 민준은 누군가 하는 말을 허투루 듣지않았다. 의견을 듣고 조율할 수 있는 건 조율하고 불가능한 건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이러다보니 처음에는 의견을 내지않았던 사람들도 하나 둘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어느세 이렇게 회의에서 의견을 말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또한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려고 혈안이 되지 않고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맞추어나가다보니 불만사항은 많이 없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도 하고 오긴 했지만 대부분을 놀다왔던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랑아를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랑아야 민준 오라버니도 피곤하실테니 조금 쉬었다가 부탁하자?"
"하하 괜찮아.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금방 만들어줄게"
살짝 피곤한 감이 있긴 했지만 음식은 금방 만들어줄 수 있었던만큼 민준은 그대로 식당으로 향했다.
랑아는 오랜만에 민준의 요리를 먹는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백랑은 걱정스럽게 그 모습을 바라보았지만 그런 걱정을 날려주듯 민준이 씨익 웃어주어 일단은 안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주방에 들어가자 시녀들도 반겨주었다. 건물이 완공된만큼 방을 배정받은 그녀들은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아직 이곳을 관리하는 관리인들은 오지 않아 방이 많이 남아있긴 했지만 인부들이 쓰지는 않았다. 민준이나 관리들은 써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인부측에서 거절한 것이었다.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왠지 그런 좋은 곳에서 자면 긴장이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긴장이 풀릴 것 같다고 하자 민준도 더 권유하기가 힘들었고 시녀들쪽에서도 그랬다. 대신 더 맛있는 밥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리고 시녀들이 쓰던 막사가 비면서 인부들은 1인실을 쓸 수 있게 되어 건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이거 민준님 아니십니까? 너무 오랜만에 오신거 아닙니까?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
"그쪽에서도 일처리할게 있어서 끝내고 왔지"
"가족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당연히 잘 지내고 있지. 어서 완공되서 만나고 싶다고 하던데?"
"하하 그럼 다행입니다. 아 그리고 민준님 이쪽 이야기인데 혹시 정력에 좋은 음식을 마지막날에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왜? 무슨 일 있냐?"
크게 말하던 인부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무언가를 느낀 민준도 작게 대답을 하며 귀를 기울였다.
"그게 인부놈들 중에 아직 아이를 가지지 않았거나 하나만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다른 놈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태워보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마지막 날에 여유만 되신다면.."
"그런거라면 맡겨둬라 내가 만들어줄테니까."
"감사합니다."
민준의 대답에 활짝 웃은 인부는 다른 인부들에게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아마 내기에서 졌든 성격이 급해서 욕을 먹은 각오를 하고 말한게 틀림없었다. 다행히 민준이 부탁을 들어주었으니 말했던 인부는 기가 살아서 술한잔 거하게 쏘아고 하며 껄껄거리며 걸어갔다.
"쯧 다들 생각하는건 같다니까. 아무튼 열심히 만들어볼까!"
그건 나중에 완공 될 때를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지금은 랑아가 맛있게 먹을 음식을 만들어야했던 민준은 재료를 준비했다.
"도와드릴거 있나요?"
"괜찮아. 이번에 잠깐 장보고 왔거든. 그래서 몇가지 만들어주려고."
"설마 면으로 만들었던 그거 말씀하시는건가요?"
"그래 그거 만들려고"
웃으면 대답하자 시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량으로 만든다면 모를까 소량으로 만드는 것은 도움이 필요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1시간동안 민준이 만든 것은 봉골레 파스타와 미트소스 감자구이였다. 이 세계에서는 맛보기 힘든 맛이긴 했지만 랑아나 여인들은 민준의 요리에 적응하여 맛있게 먹었다. 특히 랑아는 봉골레 파스타를 세그릇이나 먹었는데 남들보다 1.5배는 큰 그릇을 가지고 있다보니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져 있었다.
"히히 맛있는거시다."
그녀의 입장에서도 꽤나 과식을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먹고 푹 쉬면 되는만큼 민준에게 기타연주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주 상전이여 응?"
"아얏!? 아픈거시다! 오빠가 때린거시다!!"
"이게 때린거냐 꿀밤이지"
"그래도 아픈거시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호 해주면 되냐"'
"흥. 때린 오빠는 싫은거시다. 가버리는거시다."
"그래? 그럼 노래 못듣겠네?"
"윽..나쁜거시다..그런 말하면 랑아가 지는거시다.."
입을 삐쭉 내밀고 있던 랑아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피식 웃은 민준은 장난이라고 말하고 옆에 앉아 기타줄을 튕겼다.
"일단 뒷정리는 조금있다 해도 되니까 너희들도 앉아서 쉬어."
생각보다 재료가 많이 남아 시녀들이 먹을 것까지 만들었던 민준은 급하게 정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하며 한시간가량 연주를 했다. 어느정도 소화가 되고나자 시녀들은 정리를 시작했고 랑아는 어느센가 자버리고 말았다. 많이 먹은 것때문에 포만감을 얻은 그녀는 졸음과 싸우다 마지막으로 부른 조용한 노래에 그만 잠이 들어버리 것이다. 딱히 문제라고 할것도 없었기에 민준은 노래가 끝난 다음 랑아를 방으로 옮겨주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그런데.. 왜 완결이 없다는거죠..? 있는데요!!
2차 성징.[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