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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랑아와 예미, 혜미는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잘 시간은 훨씬 지났지만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요괴들처럼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었다. 탐험을 하는 것도 원래는 이쁜 보석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처음 탐험에서 어마 어마한 보물을 발견해버려 그녀들이 무얼하든 사람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덕분에 늦잠을 자도 뭐라하는 사람은 없었다. 가끔 민준이 너무 늦게까지 자고 있으면 일어나라고했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인만큼 아무런 말을 하지않는다고 했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저녁 때 먹었던 음식과 술에서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그리고 이야기는 어는세 민준에 대한 것으로 흘러갔다. 모든 것을 준비해준 것이 그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예미는 말실수를 하지않을까 걱정하여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니까 오빠가 대단한 거시다. 화를 내지 않는거시다."
'언니는 고집부리다가 혼난 적 있잖아"
"그건 그렇지만 덕분에 성장한 거시다."
혼난 것을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엣헴이라고 말하자 혜미는 풋하고 웃었다.
"문제 있는거시냐"
'아니 그런건 아닌데 뭔가 언니 모습이 웃겨서"
"웃기다니 이해가 안되는거시다."
"놀리는게 아니라 예전이었으면 혼난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시원스럽게 인정했잖아. 그래서 대단하다 생각한거야"
"그런거시냐? 괜히 고집을 부려봐야 남는게 없는거시다. 물론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면 설명을 할거시다!"
무조건 민준의 말을 따르겠다는 것이 아니었던만큼 혜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예미를 바라보았다.
"무슨 문제 있으세요?"
"아니 네가 2차성징을 겪으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서. 가끔 보면 성격이 아예 반대로 변하는 요괴도 있다고 했으니까."
"그래요? 전혀 몰랐어요"
"나도 아버지한테 들은거였어."
요괴는 2차 성장을 겪으면서 많은 것이 변한다. 아이의 모습으로 있었을 때 부족하다고 느끼던 모든 것이 변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물론 신체의 크기 여인의 경우 엉덩이나 가슴도 변할 수 있지만 이건 요력으로도 변형시킬 수 있는만큼 2차성징때 변하는 것들은 그런게 아니었다. 정말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었는데 그 중에 성격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소심한 요괴가 저돌적으로 변할 수 있고 그 반대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도마뱀 부족에서는 유능한 용사가 될거라고 했던 연 이라는 요괴가 2차성징을 겪으면서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다소곧히 변한건 아직도 회자되는 일 중 하나다. 물론 성격만 바뀌었을 뿐 유능한 전사 임은 틀림이 없었는데 그녀에게 왜 이렇게 바꾸었냐고 물어보자 너무 저돌적이고 드세서 수컷들이 찾아오지 않아 성격을 바꾸었다고했다. 그리고 성격을 바꾼 덕분에 무언가를 할 때도 조심성이 많이 져 이득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아닌 요괴도 있었다. 성격이 소심한게 약점이라 아예 바꾸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바꾸어서 요괴들이 어려워하게 된 요괴도 있었다. 그나마 성격이 반되대는 요괴를 만나 잘 살고 있었지만 다른 요괴들은 결혼을 못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성격이 바뀌는 것은 도박성이 강하지만 요괴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만큼 예미도 성격을 바꾸는게 아닐까 하는 이야기였는데 그녀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니예요. 저는 성격은 안바꿀거 같아요. 조금 조용하긴 하지만 이걸로 문제된건 없어요 언니들이나 다른 분들도 좋아하시잖아요."
"하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긴 하지만 할말은 다 하니까 상관없나?"
"네 그럼요."
웃으면서 대답하자 헤미와 랑아 역시 꺄르르 웃어버렸다. 그렇게 늦게까지 대화를 한 세 여인은 11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아침을 먹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밤새도록 이야기를 한게 즐거웠던 랑아는 점심시간까지 더 잔다고 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고 혜미 역시 같은 생각인 듯 벌렁 눕더니 그대로 잠을 자버렸다. 예미는 푹 자고 일어나서 더 잘 생각이 없는 듯 간단하게 씻고 정리를 한 다음 공사현장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살짝 배가 고프긴 했지만 조금 있으면 점심을 먹을 시간이라 참기로 하고 사람들과 요괴들이 어울려서 공사하는 걸 보고 있자니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헝크러뜨리며 옆에 앉았다.
"아우우"
"왜 혼자 이러고 있어 그리고 이거 먹어볼래?"
"이건 뭐예요?"
"납작만두. 내가 있던 곳에서 먹던 음식인데 한번 만들어본거야."
"오늘 점심으로 내시려고요?"
"아니 정확히는 나중에 새참으로 만들려고. 원래는 랑아랑 전부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다들 자고 있길래 그냥 식당에서 맛평가를 듣고 끝냈지."
"그럼 절 위해 새로 만드신거예요?"
"아니 몇개 남겨둔거였어. 그러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먹어"
"남겼다고 하시기에는 따뜻한데.."
"만들어놓기만 하고 굽지는 않았으니까 그런거지. 먹어. 식는다."
"네 오라버니 감사합니다."
민준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먹어본 예미는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적당히 간을 해둔 것이라 짬쪼름한 맛과 기름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고기의 맛이나 다른 것들의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자 민준은 풋하고 웃었다.
"표정이 왜 그래?"
"아뇨 그게.."
"솔직하게 말해도 돼"
"그게..그러니까..뭔가 오묘..한 맛인거 같아요..고기도 없고."
"하하 원래 그런거야. 원래 여기에 대파랑 고춧가루, 간장으로 간을 하긴 하는데 그 오묘한 맛으로 먹는거거든"
"에엑..그런 맛으로 먹는다니..그게 뭐예요."
"막 불현듯 생각날 때가 있어 맛이 이상한데 아 먹고 싶다. 하는 그런 땡김 말이야.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먹고 나면 그렇게 생각할껄?"
"이것만 먹어봐서는 모르겠어요.."
"그래 원래 그게 맞으니까 너무 당황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나중에 제대로 만들었을 때 먹고 나서....뭐야 또 먹고 있어?"
"음..그게 묘하게 끌리네요.. 끝맛이 칼칼한게.."
고춧가루덕분에 칼칼한 끝맛이 묘하게 끌리게 하는건이 아니면 심심한 맛 자체가 끌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느세 민준이 가지고 왔던 6개를 전부 다 먹어버렸다.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네. 그럼 이제 시간도 좀 남았고 노래 연습이나 할까?"
"지금이요? 오라버니는 괜찮으신가요?"
"그럼~ 어차피 식당 일 도와준다고 해서 시간이 좀 남거든."
1시간뒤면 바쁘게 움직이긴 하겠지만 민준이 할일은 다 만들어진 국을 옮기는 것과 즉석에서 볶음 요리를 하는 것말고는 없었기에 조금은 시간이 있다고 하자 활짝 웃은 에미는 민준이 기타를 튕기는 것에 맞춰서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잠에서 깬 혜미는 그 모습을 보고는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쳐버렸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호감[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