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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백랑이 민준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알고 난 후 예미는 살짝 불안했었다. 그녀가 약속을 어길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하는 마음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얼마가지 않았다. 이렇게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는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하는게 좋을 것 같아 용기를 내서 말한 것이었다. 덕분에 백랑은 예미의 걱정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다보니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일은 잦아졌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민준에 대한 마음은 더욱 커져갔고 예미는 마지막 봉인까지 풀려버렸다. 이제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2차성징을 겪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랑아와 다른 요괴들은 예미를 축하해주었다. 상대가 누군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2차 성징을 겪는다는 것은 진정한 요괴가 된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뭐? 이제 예미가 2차성징을 겪을 수 있다고? 축하의 의미로 맛있는거 만들어줘야게네."
그리고 민준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취사도구를 준비해서 음식을 만들었다. 평소의 그였다면 술을 부르는 음식을 만들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간을 약하게 하여 부담없이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거기에 예미가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차려주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인부들에게 잘 설명을 했기에 그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를 끝내고 막사에서 쉬는 중이었다.
"와 이거 진짜 맛있어요. 이쪽도 담백한게 맛있네요!"
'넌 원래 간이 약한걸 좋아하잖아. 오늘은 널 위한 날이니까 부담없이 먹어."
"네! 고마워요 오라버니."
다른 여인들도 옆에서 먹고 있긴 했지만 역시 가장 맛있게 먹는건 예미였다.
"푸하..그래도 잘먹은거시다."
"정말 간이 약하다고 말하면서 잘만 먹네"
"민준오빠가 만든건 다 맛있는거시다! 나는 그래서 좋아하는거시다! 그러는 혜미 너는 싫은거시냐!"
"난 싫다는 말 한마디도 안했거든? 그리고 이렇게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도 알게 되었고 말이야."
원래 날 것을 그냥 익혀먹던가 상인들에게 빼앗은 향신료를 대충 넣고 만들었다. 고기 특유의 맛이 나는게 아니라 향신료가 모든 맛을 덮어버렸던만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준에 의해서 향신료를 적당히 쓰면 맛의 조화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된 랑아는 그 뒤로 간이 되어 있는 음식을 주로 찾아먹었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간을 최소화한 음식들을 먹어봤는데 이것 또한 맛있었기에 랑아는 민준이 만드는건 무엇이든 맛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래도 예미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쁘네"
"그런거시다. 우리 중에 가장 먼저 2차성징을 경험할거라고는 예상 못했던거시다. 하지만 축하해주는거시다!"
"고마워요 언니들. 하지만 지금 당장 변할건 아니예요."
"에엥? 그런거시냐? 다른 분들은 전부 바로 변했는데 예미는 다른거시다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거시냐?"
"네. 지금은 공사로 바쁘니까 이게 끝나고 나면 고백할거예요 후후"
"오오 그거 좋은 생각인거시다. 상대방도 기뻐할거시다! 나도 그때까지 반려자를 찾아보는거시다!"
"푸핫 언니가?"
"왜 웃는거시냐! 혜미 너보단 빨리 찾을거시다"
"뭐..라고?"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을 말린 예미는 잠시 쉬어가자고 말하며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산으로 폴짝 뛰어갔다.
공사현장과는 그리 멀지 않았고 길이 보이지 않아도 냄새로 금방 찾아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던만큼 랑아와 혜미는 조용히 따라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이미 민준이 방덕과 다른 여인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어라 오빠?? 아빠 밥 먹는다더니?"
"에엑 오라버니? 어떻게..? 에?"
오자고 했던 예미 역시 많이 놀란 듯 눈을 깜빡거리자 민준은 피식 웃더니 그녀들의 머리를 차례로 쓰다듬어 주었다.
"이것도 깜짝 놀래켜줄려고 한거지. 예미의 성격이면 분명 마지막으로 조금 쉬다가 갈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 예미랑 너희들을 위해 기타연주를 해줄려고 이쪽으로 오라고 한거야."
"그럼 요마님께서 거짓말을 하신건가요?!"
"후후 거짓말이라니 나는 거짓말 한적 없단다. 너희에게 밥먹고 이곳에 오라고 했잖니?"
"그..그런.."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었기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백랑은 분하다는 듯 뺨을 부풀리고 있는 랑아의 등을 툭툭 토닥여주었다.
깜짝 놀래켜주려고 그런거니까 그러고 있지말고 여기 앉아"
"부우! 진짜 놀랐던 거시다 밥먹고 나니까 다들 바쁘다고 하고! 그래서 솔직히 실망했던거시다"
예미가 2차성징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날이라 모두와 함께 밤새도록 떠들고 놀고 싶었던 랑아였다. 민준이야 밥을 만들어주었다보니 자리에 함께 할 수 없는건 어쩔 수 없다고 요마와 백랑까지 시간이 없다고 할 줄은 몰랐기에 내심 섭섭하다고 생각했던 랑아는 몰래 축하공연을 준비한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섭섭함이 폭팔하며 입을 삐쭉 내밀고 있었다.
"랑아야.그래도 이해해줘. 이렇게 너희는 전부 붙어다니니까 한명한데 말하긴 어렵잖아?"
"그건 그런거시다...그렇지만!"
"이해해줘. 우리도 예미를 깜짝 놀래켜주고 싶었으니까. 응?"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설명을 해주자 화가 누그러진 듯 랑아의 입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대신 예미가 좋아하는 노래 많이 불러주는 거시다!"
자신이 아니라 예미를 배려하는 것까지 점점 더 성숙해져가는 랑아가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던 민준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음 기타줄을 튕겼다.
"흠흠~흐흐흐흠~"
목을 풀며 노래를 부를 준비를 끝낸 민준이 제대로 자세를 잡자 백랑과 요마는 예미를 바로 옆에 앉혀주었다. 오늘은 그녀가 주인공이라 바로 옆에서 들을 수 있게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 민준 역시 바로 옆에 앉은 예미를 바라봐주며 노래를 불렀는데 이 모습을 본 백랑은 요마에게 작은 목소리로 저런 모습에 더욱 반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어떤거 듣고 싶어?"
"오라버니가 저번에 연습하던 곡이요."
"내가 연습하던..아 그거?"
"으음..축하곡으로는 안어울리는데..괜찮겠어?"
"네! 전 오라버니가 연습했던 그 노래가 듣고 싶어요."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세를 잡은 민준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곡의 제목은 먼지가 되어. 예전에 아버지가 우연히 레코드판을 찾아 들었던게 계기가 되어 자주 듣게 된 곡이었는데 왠지 부르기는 힘들었던 곡이라 연습만 했었는데 예미의 부탁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쳤고 민준의 연주는 깔끔하게 끝이 났다.
"하아 좋았어요."
"다행이다."
"그래서..더~ 좋아졌어요."
"그래? 고맙다. 나중에 또 노래불러줄게"
"네 오라버니!"
노래가 좋아졌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지만 고백하는 것으로 착각할만큼 애매모호한 말이었다. 이건 예미가 일부러 노린 것이었지만 민준은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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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09-19 13:29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IceOfSonic 2017-09-19 13:46 new
완곁각은 무슴 아무리봐도 안버이는대
-〉 ㅂㄷㅂㄷ
Baramdolyi 2017-09-19 13:46 new
잘 보고 갑니다.
-〉 고마워용
금서화유 2017-09-19 14:13 new
완결이 날까요...?히로인들이 더 기어나올꺼 같은데...ㅋㅋ
-〉 띠용....그럴리가
풍령화객 2017-09-19 16:39 new
여자는 무한하게 늘어난다 By 민준
풍령화객 2017-09-19 16:42 new
완결은 이세상에 없는단어라고 해도 완결을찾으시네 역시 가둔상태에서 등짝좀봐야 아~ 완결은 없는거구나 할듯
-〉 등짝을..? 무서운 소리를 하시는군요.
호감[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