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95화 (1,795/1,909)

-------------- 1795/1909 --------------

<-- 호감 --> "오라버니 무슨 일이예요? 갑자기 저희를 부르시고?"

"내일모레 저녁에 회식을 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요괴들에게도 전해줘."

"내일이요? 회식한지 얼마 안되었잖아요?"

"응 그렇긴한데 꼭 보여주고 싶은게 있어서. 흑월에게 음식 만들어주고 받은게 있거든"

"그게 뭐예요?"

"오오 선물. 궁금한거시다!"

신에게 선물을 받았다는 말에 랑아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초롱 초롱 빛냈다. 지금 당장이라도 보여달라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신이 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 알려주면 김이 빠지는만큼 민준은 비밀이라고 말하고는 웃었다.

"부우..나쁜거시다. 궁금하게 만들고는.."

"깜짝 놀랄 선물이니까 지금 알려주면 안되는거지. 조금있다가 내가 알려줄테니까 기대하면서 기다려"

랑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그녀는 기분이 좋다는 듯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었다.

"오늘은 내가 조금 피곤한 것도 있고 거기에 걸맞는 음식을 구상하는 것도 필요하니까. 덧붙여서 술도."

"뭔가 엄청 본격적이시네요 오라버니."

옆에 있던 백랑이 말하자 민준은 그만큼 의미있는 날일테니 기대를 하라고 했다. 그리고 이건 당연히 공사현장에 있던 이들의 귀에도 들어갔는데 다들 엄청나게 기대했다. 불현듯 떠올라서 하는 것과는 다르게 각잡고 준비한다고 들었으니 무언가 엄청난 물건이 나올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조조나 여포 등 여인들도 기대했는데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는 사람이라 더욱 기대치는 높아져만 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준은 주방에 틀여박혀 있었다. 꽃놀이에 어울릴 법한 요리를 만들기 위함인데 평소에 만드는 안주보다는 몇개는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찬합에 꽃과 나무를 표시하는가 하면 아름다운 문양을 넣어보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면 손이 많이 가지 않을까요?"

민준을 도와주기 위해 옆에 있었던 시녀들은 하나 둘 의견을 냈다. 그녀들은 이미 민준이 꽃놀이를 할 것을 알고 있었다. 누가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 뒤에 들을 수 있었던 내용인데 인부들이 전부 먹을 도시락을 만드는건 아무리봐도 무리였다. 손이 많이가서 그런게 아니라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데 도시락만으로 꾸미는건 문제가 많다는 의견인 것이었다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지금 생각하는게 뭐냐면 이걸 한조에 하나씩 주고 술과 함께 마시게 한 후에 기존의 방식대로 음식을 내주는거야."

"아~ 그 방법 좋을거 같아요. 민준님꼐서 부인분들과 함께 소풍을 가는게 아니시니.."

민준이 여인들과 함께 소풍을 갈 때는 그녀들이 직접 만들기도하고 배부르게 먹는게 목적이 아니라 적당한 양을 만들었기에 상관이 없었지만 인부들은 많이 먹기도 취할 때까지 마셨으니 찬합으로만 만드는건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꽃놀이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평소처럼 음식을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하녀들은 그렇게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굳혔다.

"일단 찬합은 점심때 만들고 저녁때는 내가 연주도 할꺼니까 그 사이에 너희도 나와서 즐겨."

"저희도요? 음식 만들 준비를 해야하지 않나요?"

"그건 어차피 사람들이 구경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있을꺼니까 조금 즐기다가 요리 만드는거 도와주면 돼. 만약 계획대로안되면 건두부볶음이라도 만들면 되니까"

그나마 빨리 만들 수 있는 안주에 대해서도 다 생각을 해둔 민준이었기에 하녀들은 꽃놀이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꺄르륵 거렸다.

그로부터 이틀 뒤 여인들과 인부들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자리에 앉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바닥에 돗자리가 깔려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으란 말에 대충 자리를 잡고 앉자 하녀들이 준비된 찬합과 술을 각각 자리에 나누어주었다. 성격이 급한 사내는 받자마자 열어보려고 했는데 옆에 있던 사내가 그 손을 잡고 고개를 절래 절래 저어 가만이 안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럼 모두 술도 받고 찬합도 받았으니 시작합니다. 눈이 부실수도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주의사항을 알려주며 구슬을 바닥에 던지자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스멀 스멀 피어올랐다. 왠지 불안함을 느낀 인부들이었지만 민준이 자신들을 해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가만히 기다렸다. 그러자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한 연기는 한참동안 시야를 방해했다. 후 하고 불어보아도 반응이 없었는데 5분쯤 지나고 나자 멀리서 바람이 불어왔다.

"오 이제 뭔가 좀..보이는......구....만....."

이제 시야가 확보되었던 이들이었지만 연기가 사라지고 난 후 보이는 벚꽃을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냥 벗꽃만 있는게 아니라 연결된 줄 사이에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어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런걸 보고 절경이라고 한다는 걸 직감한 사람들은 한참동안 구경을 했고 민준이 찬합을 열어보라는 말에 천천히 열었다가 또 한번 감탄을 했다.

밥과 반찬들로 하여금 벚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런 걸 그냥 먹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워 먹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민준은 다시 한번 주목을 시켰다

"일단 이건 맛있게 드시고 조금 있다가 연주가 끝나고 나면 원래 하던대로 연회를 하겠습니다. 이런 꽃놀이는 여러분들이 경험해본 적이 없으신거 같아서 특별히 준비한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멋진 추억 만들고 갑니다."

"네. 이런식으로 하진 못해도 이곳에 공원을 만들 때 벚꽃을 심을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하하 좋지요. 가족들끼리 좋은 추억을 만들기에는 최고인거같습니다."

그 말에 흡족하게 웃은 민준은 준비해둔 의자에 앉아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잗했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벚꽃이 피는 날이면 꼭 부르고 싶은 노래중 하나인 이 노래는 민준이 살던 세계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좋아하는 곡이었다.그래서 이곳의 사람들도 좋아할거라 에상하고 노래를 부르자 술을 쭈욱 들이킨 인부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호에엥 이쁜거시다. 이런게 꽃놀이라니 몰랐던거시다"

"그러게요. 엄청 아름다워요. 백랑언니 오라버니가 받은 선물이라는게 이거..겠죠?"

"응. 그럴거야. 그래서 일부러 말씀 안해주신거고.."

이틀동안 식당에 틀어박혀 있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는 듯 벚꽃을 구경한 그녀는 다시 한번 찬합을 바라보았다. 아직 벚꽃을 구경하느라 누구 하나 손대지 않은 찬합은 벚꽃과 너무나도 잘어울렸다. 그리고 민준을 본 순간 백랑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작게 탄식을 내뱉았다.

'이건..'

순간 느껴진 감각이긴 했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던 백랑은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민준의 노래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켰다.

========== 작품 후기 ==========

소설을 하루 쉬면서 압박감이 많이 줄었네요

이제는 더 나아가서 금/토 양일에 한편씩 적어서 질을 높여야겠어요

그건 그렇고 오늘은 많이 피곤하네요 하하

호감[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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