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89화 (1,78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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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민준 있어?"

산책을 끝내고 돌아온 민준은 막사 앞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익숙한 목소리라 한번에 누군지 알아들은 그는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은발을 가진 미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조조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너 보고 싶어서 왔지. 이유 없이 오면 안되는건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만 요즘 무슨 일이 있을 때 자주 찾아왔잖아."

"그랫던가? 아..그랬구나 공사때문에 그랬지 참.."

생각해보면 공사를 하면서 부족한 자재들이나 인부들이 입을 옷,사용할 도구들을 들여오기 위해 민준을 찾아온 일이 많았다. 그녀 역시 태수로 있었던 여인이었고 바로 원소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인이긴 했지만 겸사 겸사 민준을 만날 생각에 찾아와서 그의 의견을 물어보고 품안에서 장난을 치다가 잠들거나 돌아간게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민준도 습관적으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 것이었다.

"오늘은 그냥. 너랑 술한잔 할까 해서. 만월이잖아."

"그럼 가볼까?"

"후후 이미 봐둔 장소가 있지."

웃으면서 말한 그녀가 손을 잡아끌자 민준은 일어나서 따라갔다.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아직 손을 대지 않았던 공터에 자리를 잡고 있던 여포와 동탁은 손을 흔들며 민준을 반겨주었다.

"늦었군"

'뭐 어때 이렇게 술 마시는 것도 오랜만인데. 자자 빨리 앉아"

"그러고보면 이렇게 술을 마시는 건 오랜만이긴 하네."

요괴쪽에 신경을 쓰느라 신경을 써주지 못했던 민준이 머리를 긁자 옆에 있던 여포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래 그런데 방덕은?"

"조금 있다가 온다고 했어요. 요괴들에게 뭐 알려줄게 있어서 늦을거 같다고 하네요."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아마 요기를 조절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 민준은 술잔을 들고 쭈욱 들이켰다.

"캬. 좋은 술이네."

"오랜만에 이렇게 마시는데 좋은 술 한두병 쯤은 괜찮잖아?"

"그보다 어떻게 가져온거야? 주문한..설마 이번에 갈 때 부탁했냐?"

"크큭 알아차리는게 느리구만. 이번 만월 때 술자리를 가지기 위해 소요괴에게 부탁했다. 너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처음에는 엄청 놀라더군. 그랬다가 혼나면 어쩌냐고.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가지고 왔다."

"하하..."

우직한게 역시 소의 본성 그대로라고 생각한 민준은 나중에 따로 신경쓸 필요없다고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술잔을 다시 들었다. 그러자 방금 전 옆구리를 찔렀던 여포가 술을 따라주었다.

"나도 따라줘"

"당연히 그래야지"

"자 한잔 더 하자."

웃으면서 술잔을 부딪히자 그녀들은 쭈욱 들이키고 가지고 왔던 다과를 입안에 넣었다

"차에 다과는 먹어봤는데 술이랑은 처음 먹어보네."

"이건 괜찮아. 쫀득 쫀득하고 달달한게 괜찮더라고. 그리고 조금 있으면 방덕이 새로운 안주를 들고 올테니까 괜찬아."

"방덕이 늦게올 거 같아서 일부러 이걸로 가져온거야?"

"응. 식으면 맛이 없잖아?"

같이 먹다가 식어버리는 것과 왔는데 식은 음식을 먹는 것은 느낌이 천지차이였다. 그래서 늦을 방덕을 배려한 여인들이었지만 어차피 안주가 없어도 그냥 먹는 주당들이었으니 민준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1시간 뒤 방덕은 하녀들이 만들어준 돼지고기 야채볶음과 두부무침을 가지고 왔다. 돼지고기 야채볶음은 맛이 강한만큼 두부무침의 맛은 심심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민준이 이걸 엄청 좋아하는만큼 가지고 오자 다른 여인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었다.

"그래서 일은 잘 끝났나?"

"네. 요기를 어느정도 활용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지금와서이긴 한데 어째서 그런걸 알려준건가?"

"점점 인부들과 함께 일하는 요괴들이 많아지는데 힘조절하는게 어렵다고 해서요.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한거죠"

"하긴 점점 서로간의 교류도 많아지고 있으니 좋은 일이지. 민준 너는 따로 생각한거 없어?"

"뭔 생각?"

"사람들이 이렇게 요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그 다음은 어떻게 할건지 말이야."

"그냥 좋은거 아니야? 인부들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생긴거고 요괴들 사이에서는 인간을 깔보지않고 동등한 존재로 인정한다는 것이니까 좋은거지. 여기서 내가 뭐 해줄게 있겠냐? 그저 더욱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연회를 여는거랑 문제 일어나지 않도록 공사현장을 잘 확인하는거지."

"하긴 너한테 물어봐도 그런 대답이 나올거 같았어."

조조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민준에게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였다. 어이없긴 했지만 실망을 하지는 않았기에 술을 쭈욱 들이키자 민준은 씨익 웃어며 헛기침을 했다.

"뭐 이대로 좋아지면 요괴들도 쉼터에 초대하는 것도 방법이지. 지금 이쪽에 있는 요괴들이나 신수들, 흉수들은 인간들이랑 같이 목욕을 하잖아?"

"그건 그렇지. 가끔 아이들이 방덕의 꼬리를 만질 때도 있고.. 그런 식으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거야?"

"응. 이건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쉼터에 가는 이들이 괜찮다고 하면 할 생각이야."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교류를 하다보면 확실히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이쪽으로 와서 살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장 하는 것보다는 어느정도 교류가 있고 난 뒤에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나도 그런 생각이야. 지금은 선발대로 온 녀석들이 있으니까 저 녀석들이 돌아가서 칭찬을 하면 더 호의적으로 바뀌겠지."

지금 당장 할 생각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자 방덕은 고개를 끄덕였다.

"크하 술맛 좋다. 그런데 왜 지금은 안한다는거야? 지금 바로 바로 처리하면 좋지않아?"

"그렇게 했다가는 불만을 가진 이들이랑 문제가 터질수도 있어서 그러는거야. 불신이 깊어지면 앙금이 생기니까 서로간의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는거지.  물론 지금은 인간들 쪽보다는 요괴들에게 시간이 필요한거니까 더 그런거지."

"그런거야? 그냥 친하게 지내라고 하면 안돼?""

"요괴들은 수명이 긴 만큼 그 불신을 풀려면 오래 걸려. 그걸 내가 어떻게 첫단추는 잘 꿰어놨으니까 느긋하게 기다려야지"

"마치 자랑하는거 처럼 들리는데?"

"이건 자랑 좀 해도 되지 않냐? 나 아니면 누가 이런 짓을 하겠어?"

겸손하게 아니라고 할 수 있었지만 장난을 친다고 싫어할 여인은 없었기에 민준은 반쯤 농담으로 말했고 여인들은 웃으면서 술잔을 들었다. 반은 농담이라고는 하지만 민준의 말대로 그가 아니면 이 일을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호감[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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