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84화 (1,784/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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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기초공사가 어느정도 진행이 된 시점에서 민준은 대대적인 휴식기간을 가졌다. 그래봐야 3일정도였지만 피로가 누적된 인부들은 푹 쉬게 하고 지금 공사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과 하나 하나 확인하는 기간이었다. 평소였다면 적당히 둘러보고 요마와 백랑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러 가던지 랑아일행과 놀아주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는 듯 아침부터 밤짜기 공사현장에 붙어있었다.

또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러는게 아니라 진지한 자세로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었으니 랑아는 민준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오빠가 없으니까 심심한거시다."

"그러게요. 오라버니가 연주를 해주시는거 듣고 싶은데."

"나는 무용담을 듣고 싶은거시다."

민준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맛깔나게 하는만큼 가만히 듣고 있어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걸 해달라고 부탁할 시간조차 없을만큼 바빠보였다. 그래서 아쉬워하면서도 말을 걸지 못한 것이다.

민준 역시 이 시선을 느끼곤 있었지만 그녀들의 고집을 꺽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진짜 바쁜 상황인만큼 작업에 열중하는 중이었다. 평소에야 조금 가볍게 돌아다녀도 되지만 기초공사가 잘못되면 언젠가 건물이 무너질 수 있는만큼 그녀들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이건 백랑과 요마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내심 섭섭한 듯 민준의 모습을 계속 힐끔거렸다.

"이상하게 민준님이 봐주지 않으니까 섭섭하지 않아?"

"저도 그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아쉬워요. 뭔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 불쑥 찾아와서 그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무언가를 잘 알려주었던 민준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있자 백랑은 내심 걱정된다는 반응이었다. 요마는 그것보다는 자신들에게 신경써주지 않는게 섭섭했다. 이게 왜 섭섭한지는 잘 몰랐지만 섭섭하게 느껴졌으니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너무 민준님에게 칭찬받고 하다보니 거기에 적응된 것일지도 몰라."

'그렇겠죠. 요즘은 랑아랑 잘 놀아주셔서 저희랑도 교류가 많았잖아요."

어느세 민준이라는 사내가 자신들의 일상에도 깊숙히 들어와있다는 걸 깨달은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었다. 이건 그에게 호감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었다. 문득 예전의 생각이 나서 그런 것이었다.

"백랑도 웃는걸 보니 예전 생각하는거지?"

"요마님도 그러신거죠? 예전에는 진짜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대할지 몰랐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편한 오빠같은 분 같아요."

"그러게. 내가 분명 더 오래 살았는데 뭐랄까 민준님이 애취급하는건 기분 나쁘지가 않아. 그리고 애 취급..이라고 하긴 뭐하지. 다른 분들한테도 쓰다듬으시니까"

처음에 쓰다듬을 받을 때는 뭔가 이상했다. 어린 아이도 아닌데 마치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라 쓰다듬 받는걸 거부했다. 하지만 몇번 받다보니 민준이 쓰다듬는 것은 어려보여서 그런게 아니라 그 나름의 칭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걸 알게 된 이후부터는 쓰다듬을 받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었던만큼 익숙해졌다. 그래서 지금 민준이 쓰다듬어 주지않는게 내심 서운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백랑 너는 쓰다듬 받는거 어떄?"

"저는 엄청 좋아요. 뭐랄까 잘하고 있다는 걸 맗하지 않으셔도 그게 전해지니까요"

"나랑 같은 생각이네?"

"그건 다른 분들도 같지 않을까요? 랑아도 똑같을걸요?"

"하긴 그렇겠지.. 아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있으면 집중이 안되니까 우리도 집중하자."

어느세 손이 놀고 있었던만큼 정신을 차리기로 마음 먹은 요마가 집중하자 백랑도 집중한다는 듯 야채를 손질했다.

한편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던 민준은 시녀가 준비해준 시원한 물을 가방에서 꺼내 벌컥 벌컥 들이켰다. 이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던 요괴 추는 민준과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었다.

"왜 날 그렇게 바라본거냐? 무슨 할말이라도 있어?"

원래 민준을 따라와야하는건 월수와 청노인이었다. 하지만 그 둘은 잠깐 자리를 비운 만큼 특별히 오늘 하루는 추가 대신하여 민준을 따라다닌것이다.

추 그는 흔히 볼 수 있는 개 요괴였다. 개는 요괴와 영물 두가지 전부 쉽게 되는데 요괴의 경우 주인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주인이 죽어 삶의 목적을 잃어버렸을 때 요기를 흡수하면 요괴가 되는 것이고 영물의 경우 주인의 곁을 충직하게 지키다보면 어느세 그 반열에 올라가는 거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특수한 능력이 생기는게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수명과 주인을 지키고자할 때 엄청난 힘이 발휘된다는 정도였다.

아무튼 추는 주인이 죽고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요괴가 되었는데 그것 떄문인지 눈치가 무척 빨랐다. 그래서 공사현장에서도 일을 빨리빨리 배워 조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데 되었다. 그런 그가 민준을 신기하게 바라보는이유는 간단했다. 이런 식으로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는 인간은 처음보기때문이었다.

요괴가 되기 전과 되고 난 후 산월에 들어가기 전까지 공사현장 주위를 어슬렁거렸던 추는 여러가지를 볼 수 있었다. 악덕 사장이 있는곳은 착취가 이루어지고 그게 아니더라도 높은 직급을 가진 사람이 오면 보여주기 식으로 적당히 둘러보다가 여자들과 함께 방으로 이동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민준은 그런 짓은 전혀 하지 않고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또한 물이 필요하면 시녀을 대동하면 될 걸 굳이 가방을 가지고 온 것도 신기하여 바라본 것이었다.

"사실 저는 요괴가 되기 전과 되고 난 후 인간의 추악한 면을 많이 보았습니다. 민준님은 다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공사쪽은 전혀 신경쓰지 않으셨으니 제가 보았던 이들과 같은 부류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만 그건 착각인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녀석들을 보고 온건지는 모르지만 내가 신경을 안쓰는게 아니라 믿고 맡기는거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 감놔라 배놔라 할 순 없잖아? 이건 어디까지나 확인하는 거니까 같이 보는거고"

"이런 것조차 안하는 녀석들이 많아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건 그새끼들이 쓰레기인거지 모든 인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음 좋겠어"

"네 저도 그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하 욕이 아니니 다행이네 아 그리고 여기 지반이 약해서 더 두꺼운 기둥을 써야할 거 같아."

지금은괜찮을지도 몰라도 비가 오면 위험할 수도 있기에 별표를 해두자 그 역시 도면에 별포를 해두었다.

일단 위험해보이는 건 다 확인하고 논의해보자. 덧붙여서 나도 고맙다. 다시 인간을 믿어줘서"

"아닙니다. 민준님 덕분이니다."

진심어린 감사에 쑥쓰러워진 추가 머리를 벅벅 긁자 민준은 씨익 웃었고 때마침 일을 끝내고 온 청노인과 월수는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추가 민준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고 하자 이해를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제가 되는 곳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리리플은 내일부터 꼭 달게요!!!

호감[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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