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2/1909 --------------
<-- 호감 --> 육포를 만드는 일을 3일정도 걸렸지만 많은 병사들이 먹어야하는만큼 작업은 계속 되었다. 옆에서 도와주던 요마와 백랑도 따라서 만들어 보았는데 처음 만들어서 그런지 양념이 잘 베지않았다. 얇게 몇번씩 발랐던 민준과 다르게 두껍게 발라서 말렸는데 이게 겉에 붙을 뿐 속에는 전혀 맛이 베지않은 것이다.
실수를 해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민준은 오히려 실수를 하는게 좋다는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수를 많이 해봐야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지금 이것도 나중에 병사들이나 요괴들에게 먹이기 위해 만든 수천개의 육포에 저지른 일이라면 급하게 새로 만들어야했다. 하지만 옆에서 배우면서 생긴 실수였으니 다음번에 육포를 만들때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걸 설명하자 두 여인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는 말이야 실수를 하면서 맛을 맞추어 가는거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주눅들지 말고 만들어”
“그럼 다른 분들도 요리를 처음에는..아니죠 민준님도 못하셨어요?”
“내가 처음 만든 생선구이는 다 탔어. 거기에 내장까지 안빼서 버렸지.”
탄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장을 그대로 둔 탓에 도저히 먹을 수 없었던 민준은 그걸 그대로 버려야만 했다. 그 때부터 요리의 중요성을 깨달아 요리 학원에 다니고 혼자 연구하며 발전을 한 것이다.
이 말을 듣자 그녀들은 의외라는 듯 감탄사를 내뱉았다.
“왜? 난 처음부터 잘 만들었을까봐?”
“어..그게..네. 민준님은 왠지 처음부터 잘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요.”
“너무 잘만들기도 하시고 만드는 방법도 쉽게 설명해주시잖아요?”
“그만큼 노력한거지. 너희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그럼 이게 마지막이니까 정리하고 돌아가자. 그럼 더 자세히 알려줄테니까.”
어느세 병사들이 먹을 육포를 다 만들었던 민준은 상자에 한지를 깔고 육포를 가득 채워넣었다. 자신이 먹으려고 가져갈 때는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에 대충 넣었지만 병사들이 먹는만큼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나무상자에 넣은 것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병사들도 힘을 낼 것입니다.”
“힘을 내는건 좋은데 괜히 무리하다가 병사들 죽지않게 잘 해줬으면 좋겠네”
“잘 말해주겠습니다.”
병사들이 죽지않게 장수에게 잘 전달한다고 답한 관리는 작은 수레에 육포 상자를 실은 다음 낑낑거리며 이동했다. 하인들을 시켜도 되는 일이었지만 민준이 만든 것인만큼 직접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럼 우리도 가자. 괜히 도와준다고 해봐야 저 녀석이 부담스러워할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돌아가면서도 요리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 세사람이 공사현장에 돌아오자 여포는 수고했다고 말하며 민준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악! 야 전력으로 두들기면 아프다고!”
“뭐야 고작 이정도로 아프다고 하는거야? 하아 훈련을 너무 안한거 같은데 너?”
“안한건 맞지만 니가 때리는건 아프다고 몇번이나 말했냐..”
이곳 저곳 불려다니다보니 예전처럼 창이나 검을 가지고 훈련하는건 힘들어진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포가 때리는건 백날 수련해도 아플 것 같다는게 민준의 솔직힌 생각이었다.
“쳇 격려해줘도 그러네.”
여포는 정말 민준이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준 것이었다. 육포를 만들 때 양념을 한번만 바르는 것도 아니고 여러번 바르면서 말렸다. 이것만해도 손이 가는데 한두개도 하니고 수천개를 만들었다고 했으니 그냥 등을 두드릴 생각이었는데 민준이 아프다고 하자 서운해진 여포는 입을 삐쭉 내밀었따.
옆에서 봐도 서운하다는게 느껴지는터라 요마와 백랑은 어쩔 줄 모르고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준은 팔을 몇번 움직이며 얼얼한 등이 원래대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후..이건 선물”
“뭔데”
“뭐기는 육포지. 만들고 남은거지만 너 좋아하잖아. 아 그리고 조금 있다가 요마랑 백랑한테 요리 가르쳐줄건데 맛보기 도와줄 수 있지?‘
“물론이지! 그리고 육포 고마워.”
입술을 삐쭉 내밀고 있던 여포는 화가 풀린 듯 씨익 웃으며 육포를 받아든 뒤 조금 있다가 보자고 말하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후.일단 나도 조금 씻고 준비할거 있으니까 1시간 뒤에 식당에서 보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민준님 가기 전에 한가지 궁금한거 물어봐도 되나요?”
“뭔데?‘
“여포는 음식 안만드나요?”
“만들긴 하는데 아직 미숙해서 이런 곳에서는 요리 못해.”
“미숙하다는게 음식 만드는거 말씀하시는거죠?‘
“아니. 힘조절”
여포도 다른 여인들처럼 음식을 만들려고 배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잔뜩 긴장을 해서 힘조절을 제대로 못했다. 도마가 반토박 나거나 식칼이 부러지는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여포가 요리를 만들 때는 큰 주방에서 만들게 했는데 이곳은 간이주방이다보니 장소가 협소했다. 이런 곳에서 만들다가는 누구하나 다칠 수도 있다는 말에 두 사람은 어색하게 웃었지만 1시간 뒤 요리를 만들기 위해 식당에 간 순간 식칼을 잡은 여포가 도마를 두동강내는 걸 보고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쳇 역시 도마가 너무 약하다니까?‘
“니 전용 도마는 기린에 있으니까 기린에 도착하면 만들어.”
“어쩔 수 없지. .아 그리고 민준 육포 맛있더라.”
“맛있으면 보답을 해줘야지?‘
“보답? 어떤거? 나 지금 아무것도..꺄악?‘
여포의 키는 180. 여인들중에는 꽤 큰 편이었다. 다만 기럭지만 큰게 아니라 비율도 좋아서 큰 키를 가지고 있음에도 꽤나 매력적인 여인이었다. 거기에 신발까지 신으면 더욱 큰 키를 가지게 되었는데 민준은 그런건 상관없다는 듯 꼬옥 끌어안아주자 그녀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가슴팍을 쳤다.
퍽-
툭이 아니라 퍽인 것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민준이 웃고 있는만큼 백랑과 요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고 3분정도 짧은 시간이 지난 후 떨어진 그는 자신의 볼을 세게 두드리고는 요리를 만들어볼까! 라고 말하고는 준비를 시작했다.
민준이 먼저 보여준 것은 야채볶음이었다. 여러가지 야채를 넣고 볶는게 끝인 간단한 요리였지만 무엇부터 준비해서 어떤 식으로 만드는지 알려줘야했기에 민준은 각을 잡고 재료를 준비했다.
"이게 나만의 방식이고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어."
민준이 한 것은 먼저 볶아야하는 것부터 순서대로 올려둔 것이었다. 이걸 굳이 따자하지 않고 그릇에 담아두었다가 한번에 볶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었으니 편한걸로 하면 된다고 하자 두 여인은 야채볶음을 만들어보았다.
제대로 만들지 못해 태우기도 하고 볶다가 반이상이 흘러내리기도 했지만 민준은 아무런 말을 하지않고 지켜볼 뿐이었다.
"다 되었어요."
"힘드네요"
"그럼 먹어볼까"
색이 이상했지만 여포와 함께 조용히 먹어본 민준은 문제점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야채볶음을 만들 준비를 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호감[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