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81화 (1,781/1,909)

-------------- 1781/1909 --------------

<-- 호감 --> 관아에서 기다리던 관리는 공터로 민준을 안내했다. 그곳에는 이미 소고기와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관리는 민준에게 이런 부탁을 한게 죄송스럽다는 듯 연신 사과를 하고 있었다. 민준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들어준 육포를 좋아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반응이였다.

일이 바쁠 때는 만들기 힘들지만 이렇게 시간이 남을 때는 얼마든지 만들어줄 수 있었던만큼 크게 상관이 없었다. 병사들이 자신이 만든 육포를 먹고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까 귀찮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준님 이것들을 전부 말려야 하는건가요?"

"일단 핏물을 빼고 양념이 스며들도록 숙성시킨 다음에 해야지."

"그럼 바람이 불어야 더욱 맛있는 육포가 되겠네요?"

"강한 사람은 아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야 더욱 맛있는 육포가 되지. 거기에 야생동물들이 오는 것도 막아야하고."

"냄새때문에요?"

"응 말려둔 걸 감시하는건 관아에 있는 관리들이 할테니까 난 일단 만들기만 하면 돼"

만드는 것보다 관리하는게 손이 더 많이 가는게 바로 육포였다. 그런데 그걸 관리들이 조를 나누어서 확인한다고 했으니 민준은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관리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관리들이 부담을 느끼는만큼 믿고 맡긴다는 생각으로 제안을 승락했다. 덕분에 관리들은 밤에 추가 근무를 해야했지만 이걸로 민준에게 도움이 되고 병사들이 먹을 육포를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만족했다.

"자 그럼 이렇게 핏물을 뺄 수 있게 놔둔 다음에 양념을 만들면 되는데 양념은 어떤 식으로 만드냐에 따라 달라져"

"그런데 기본이 되는 양념장이 저희에겐 없는데 이건 어떻게 하죠?"

"그거도 만드는 법을 알려줄께. 내가 만든 양념장을 주면 편하겠지만 그게 다 떨어지고 나면 너희가 직접 만들수가 없잖아?"

"그러네요 매번 받으러 오기도 그렇고.."

"그래 바로 그거야. 거기에 사람들이 떨어져 있으면 맛도 달라지고 만드는 방식도 달라지거든"

"그럼 문제 아닐까요? 민준님이 알려주신 방식이랑 달라지잖아요?"

"아니야. 그게 좋은거야. 내가 알려주는건 요리를 하는 방법이고 내가 이렇게 만든다는 것이지 너희가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어. 생각해봐. 만약 내가 알려준 방식이 소고기를 이용하는거야. 물론 여기는 소를 키우고 도축하니까 그게 가능하겠지만 너희는 가축을 키우지 않잖아? 그러니까 그걸 만드는건 불가능해. 하지만 옆에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다면? 거기에 맞게 음식을 개량하겠지? 그러다보면 달라지는거야"

이건 1년 2년해서 되는게 아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준은 같은 음식이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없겠지만 이곳에 남은 요괴들은 그걸 기억하고 언젠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줄 것이다. 그럼 그 아이들은 여러지역의 음식들을 먹으며 먹는 재미에 대해 알게 될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요리를 연구하게 되면 더욱 많은 발전을 할거라고 예상한 민준은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웃었다.

하지만 백랑과 요마는 그런 웃은 모습이 어딘가 쓸쓸해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왠지 지금은 물어봐서는 안될거 같아서 조용히 육포를 만드는 일을 도와주었다.

"첫날은 손이 많이가네요"

'내가 만드는 방법이 조금 특이해서 그래. 원래는 담가놓아야하는데 그럼 한 부분은 짜고 다른 한 부분은 맛이 나지 않아서 이렇게 붓으로 바르는거야"

"일일히 바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어요."

"오래 걸리는만큼 맛이 있는거니까. 너희도 나중에 완성되면 먹어봐"

"네 그런데 이거 랑아는 못하겠네요"

"랑아? 하다가 먹을까봐?"

"그렇죠. 참을 성이 없다보니 만들다보면 반이나 사라질거 같아요."

"하나 먹었을 때 확실히 말해주면 돼. 다 만들고 나서 먹는게 맛있다고.그럼 호기심때문에 안 먹고 버틸껄?"

'그럴까요..?"

그런 방법을 써보지 않은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부 실패였다. 그래서 회의적으로 말하자 민준은 백랑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

"아얏!?"

"전부 다 해본게 아니었잖아. 그러니까 맛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면 돼."

지금 먹는 것보다 나중이 더 맛있다는 걸 말이야. 거기에 랑아도 이제 맛있는 음식이랑 맛없는 음식의 차이를 알테니까 더욱 설득하기 쉽지"

"아! 그게 있었군요!"

예전의 일만 생각하여 지금 랑아가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에 대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는 걸 깜빡했던 백랑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아니 나한테 사과할건 아니고 육포를 만들거나 음식을 만들 때 랑아가 식재료를 먹어서 방해하면 그렇게 해보라는거야"

"네.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민준님. 혹시 다른 요리도 알려줄 수 있나요?"

"물론이지. 여러가지 알려줄테니까 시간날 때 찾아와"

"네."

새로운 음식을 배울 수 있다는 기쁨에 활짝 웃자 하늘에서 랑아와 예미, 혜미가 뚝 떨어졌다.

"깜짝이야."

백랑과 요마는 기운으로 오는걸 알았지만 민준은 이야기 하는데 정신이 팔려 기척을 느끼지 못했기에 깜짝 놀라 양념통을 쏟을 뻔 했다. 다행히 쏟지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랑아는 화들짝 놀라 사과를 했다.

"다음에는 재료를 들고 있거나 양념을 들고 있으면 놀래키지 마 알았지? 양념은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응 조심하는거시다."

바로 바로 넣는 양념이 경우 금방 만들 수 있지만 지금 민준이 만든 건 오랜기간 두고 사용할 양녀이었다. 즉 발효를 시킨 것이라 만들려면 최소 1주일은 걸렸다. 그렇다보니 조심하라고 말한 민준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화가 난거라 생각해서 주눅이 들어있던 랑아는 다행이라는 듯 활짝 웃었다.

"랑아도 고집이 강했는데 민준님은 엄청 잘 따르네..좋은거겠지?"

"네 좋은거요. 덕분에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오빠 이건 육포인거시냐. 맛있는 냄새가 나는거시다."

"잠깐. 이건 병사들이 먹어야하는 것이니까. 먹으면 안돼"

"히잉..맛있어보이는거시다."

"알아. 하지만 먹으면 안돼. 거기에 이제 만들기 시작해서 날것이야"

원래 늑대였던 랑아는 크게 상관을 안한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그러자 민준은 피식 웃더니 식칼로 양념을 발라놓은 덩어리를 적당히 잘라서 중간에 구멍을 뚫었다.

"이게 랑아꺼야. 조금씩 조금씩 맛보게 해줄테니까. 참을 수 있지?"

"노력해보는거시다. 그리고 맛이 확실히 달라지는거시냐?"

"그럼~ 지나면 더욱 깊은 맛을 낼꺼니까 기대해도 좋아."

그 말에 랑아는 꼬리를 쉴세없이 흔들었고 이 모습을 본 백랑은 그녀를 설득시킬 방법을 하나 배웠다고 좋아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 작품 후기 ==========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호감[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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