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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오빠. 그런데 이거 기타는 언제부터 익히게 된거야?"
"이거? 설명 안해줬던가?"
"들은 적 없어."
그 말에 기타를 놔둔 민준은 현대에 있었을 때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곳 저곳 돌아다녀야하는 직업의 특성상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나이를 먹고 나서야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게 되긴 했지만 처음에는 그런게 없어 멍하니 있는게 전부였는데 그 때 선술집에서 이름 모를 가수가 통기타를 치는 것에 감동을 먹고 배우게 되었다. 그 때 익혔던 노래가 바로 stand by me 였다.
그런데 이 노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주한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간단했다. 추억보정을 받은 기억때문에 몇번을 불러도 만족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연히 들은 사람들은 전부 잘 부른다고 칭찬해지만 성이 차지 않은 민준은 혼자 연습할 때 부를 뿐 절대 불러본 적이 없었다.
이런 설명을 듣자 혜미와 랑아, 예미는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지금은 안돼"
"히잉..들어보고 싶은거시다.."
"들려주려면 다른 녀석들도 전부 모아서 해야지. 진짜 한번도 들려준 적이 없으니까."
"그럼 기타 연주도 안들려준거시냐?"
"그냥 연주는 해준 적이 있지. 노래만 안불렀을 뿐이야."
"오오 그거 들어볼래"
"맞아요 오라버니. 한번 들려주세요."
기타 연주만이라도 들어보고 싶다는 그녀들의 말에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반주를 시작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콧노래까지 해주었는데 이건 그녀들의 눈동자가 너무 똘망 똘망해서 그런 것이었다. 특히 요즘 노래에 관심을 가진 혜미의 눈에서는 빛이 난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해준 것이었는데 반응은 폭팔적이었다.
"엄청 좋은거시다."
"다행이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들려줄게"
"알겠다는거시다! 그때는 꼭 듣는거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들을거시다!"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랑아의 머리를 쓰다듬자 혜미도 머리를 슬그머니 가져왔다.
"으잉?"
"왜? 어차피 쓰다듬을 생각이잖아? 그럼 도망치는거보다는 그냥 쓰다듬 받고 말지."
"잘 생각했어. 으이구 착하다"
"그렇다고 그런 애취급 하라는 말은 안했거든?!"
"하하하 들켰어? 아무튼 이제 끝. 나는 공사현장에 가봐야하니까 탐험할꺼면 말하고 가"
"헤헤. 이쁜 돌 찾았으니까 탐험은 잠깐 쉬는 거시다. 우리도 공사현장에 가는거시다."
그녀들이 공사현장에 간다고 문제를 일으키는게 아니었으니 민준은 흔쾌히 허락하고 함께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빨리 빨리 움직이란 말이다! 요괴들이 도와주었다고 지금 풀어진게냐? 이 구더기같은 새끼들아!"
"잉?"
막사를 나와서 밖으로 왔더니 동탁이 사람들을 욕하고 있었다. 뜬금없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녀를 부르자 인상을 쓰고 있던 동탁은 활짝 웃으며 민준에게 인사를 했다. 방금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였던터라 옆에 있던 랑아는 당황한 듯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 그러고 있는거야?"
"딱히 인부들이 잘못한건 아니다. 그저 요괴들이 오고 나서 너무 편해진거 같아서 위기감이 없어진 거 같다고 하여 독설을 하는 거 뿐이다."
"아 그런거야?"
'응. 적당한 긴장감은 필요한데 너무 자신들이 생각해도 설렁 설렁한다고 욕하번 해달라고 하는데 그런건 또 이 몸이 잘하지 않나? 그래서 해주고 있는 것뿐이다. 걱정하지마라"
"저새끼들도 제정신은 아니구만.."
욕을 먹으며 열심히 일하는 인부들을 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자 옆에 있던 예미가 옷깃을 잡아당겼다.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분들을 위해서 연회같은거..해야하는거 아닐까요?"
"연회? 그건 나중에 해야지. 자주해도 안좋아."
"돈때문에요?"
"아니. 내가 힘들거든. 장난이고. 이제 사람들이랑 요괴랑 친해지고 있으니까 조금은 더 기다려도 될거 같아."
"아 그렇구나."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거기. 아니야 조금만 더 조금 좋아!"
"월반장! 이건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기다려 간다!"
그리고 요괴들이 있는 쪽으로 가자 이곳에서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반장이 된 월수는 어느세 월반장이 되어 있었다. 원래는 월수반장이라고불렀는데 뭔가 입에 붙지 않아 월반장이라고 누군가 부르게 된게 계기가 되어 지금은 이렇게 통하고 있었다.
"월수 아저씨 성격 많이 바뀌셨네요."
"그러게. 부족에 있을 때는 혼자 다 하시려고 하셨는데."
남들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했던 그는 기린에 온 후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조금 더 적극적이 되었다. 거기에 모르면 혼자 하려고 하지 않고 그들에게 설명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이해를 한 요괴들은 월수가 말하면 어느정도는 알아듣고 일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게 다 청 노인 덕분이지. 공사판에서 꽤 많이 구른 사람인데 경험이 풍부해서 저 녀석이랑 붙여두면 딱이라고 생각했거든."
나이가 들어 이제 공사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지식이 풍부하여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든 노인이었지만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가 한명도 없었다. 민준이야 이해를 했지만 워낙 바쁜 몸이라 공사판에만 붙어있을 수 없었는데 월수는 애초부터 공사를 하는 법을 더 많이 익히기 위해 온 것인만큼 둘은 죽이 잘 맞았다. 덕분에 공사효율도 좋아졌고 요괴들도 쉽게 공사현장에 녹아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들 새참드세요!"
그러는 사이 시녀들이 새참을 먹으라고 하자 랑아는 침을 주륵 흘렸다
"먹고 싶으면 받아오면 되지. 뭐가 문제야"
"일 안했는데 그래도 되는거시냐?"
"뭐가 문제야. 쉬던 사람들도 와서 먹는데. 어차피 그런거 따지지 않아."
민준은 누군가를 배척하는걸 싫어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푸짐하게 만들라고 했다. 처음에는 음식이 남을까 걱정했고 또 음식이 남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충 이정도 하면 되겠거니 판단이 선 시녀들 덕분에 음식은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거기에는 휴무를 넣은 사람들이 밥을 먹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한두명이 더 낀다고 해서 큰 문제가 없다는게 민준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랑아가 줄을 서자 뒤를 본 요괴들은 민준을 보며 거기에 있지말고 같이 먹자고 하며 손을 흔들었다.
"우리도 갈까?"
"네!"
"응 가자. 배도 고프니까"
그렇게 민준은 요괴들 사이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부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던 그들은 어느세 공사에 대한 이야기와 인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누구랑 같이 마셔보았느냐 재미있다. 즐겁다 등등 어느세 많이 녹아든 그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은 민준은 그들의 가족들이 찾아오는 시간에 맞춰 연회를 열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밥을 먹었다.
========== 작품 후기 ==========
피곤이 극에 달해서 하루 쉬고 왔습니다.
역시 알바하는 날 글 적는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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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8-26 11:35 new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Mable Fantasm 2017-08-26 19:29 new
@신에게는 아직 92년이라는세월의 연재분이 남아있습니다--By.반쪽달--
이라는 후기가있어야하는데
-〉 순간 내가 적은 줄 알고 흠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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