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78화 (1,778/1,909)

-------------- 1778/1909 --------------

<-- 호감 --> "백랑 뭐하고 있어?"

"저는 별을 보고 있었어요. 민준님은요?"

"나는 기타연습."

"연습도 하시나보네요?"

"그야 능숙하게 하려면 매번 연습을 해야지."

쉽터에 앉아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던 백랑은 민준이 찾아온 것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늦은 밤이긴 했지만 달은 밝고 풀벌레들이 우는게 산책하기 최고로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산책이 아니라 기타연습을 하기 위해 왔다고 했으니 놀란 그녀는 옆에서 믽준이 기타를 연주하는 걸 감상했다.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는 노래고 중간 중간 틀려서 흐름이 끊기긴 했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민준이 집중할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다시 기타를 연습하기 위해 쉼터로 향한 민준은 아무도 없는 걸 보고 자리에 앉아 기타를 연습했다. 누가 있어도 상관없긴 했지만 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건 부끄럽다고 생각했기에 집중해서 연습하자고 생각하며 기타줄을 튕겼다.

그렇게 1시간가량 노려 연습을 하고 있자 멀리서 누군가 다가오는 걸 알 수 있었다. 요괴들처럼 기척으로 감지한게 아니라 희미하게 발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순찰을 도는 병사들과 불침번을 서는 인부들의 경우 발걸음 소리가 많이 달랐다. 병사들의 경우 갑옷과 무기까지 착용하고 있어 묵직한 소리를 내는 반변 인부들은 자다가 일어나서 불침번을 서는 만큼 발을 끄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민준은 누군가 싶어 연주를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는데 그곳에는 백랑이 아닌 혜미가 서 있었다.

"혜미야 니가 이 시간에 왠 일이냐?"

지금 시간은 새벽 2시. 모든 이들이 잠에 빠져있을 시간이었다. 혜미나 랑아 예미의 경우 아침부터 어마 어마하게 움직이는만큼 밤 10시만 되어도 곯아떨어졌다. 그런데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에 혜미가 깨어있었으니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보자 그녀는 자다가 깻다는 대답을 했다.

"갑자기 깬거야?"

"응. 다시 자려고 했는데 잠이 안와서 산책이라도 할겸 해서 병사들에게 보고하고 나온거야"

"잘했네. 괜히 없어지면 사람들이 찾을테니까 보고는 중요한 법이지."

"그러게. 저번에 랑아언니가 잠결에 이동했다가 큰 소란이 일어났으니까 내키지는 않지만 일단 산책을 다녀온다고 했어. 아마 돌아갈 때 말해야겠지. 그런데 오빠는 뭐하고 있어? 기타연주? 이 시간에?"

"나는 연습이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감시를 안해도 다른 녀석들이 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랑 연회를 즐길 때 필요한 노래를 연습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말이야"

"그건 그렇네. 연회를 할 때는 오빠가 주인공이니까. 나 옆에서 들어도 돼"

"당연하지."

씨익 웃은 민준은 바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띵가띵가하는 소리와 함께 청아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중간 중간 음이 이탈하거나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까지 민준이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기에 놀란 혜미였지만 노래 역시 처음 듣는 것인만큼 조용히 있기로 했다.

한참을 그렇게 연주한 민준이 기타를 옆에 두고 물을 마시자 그제서야 혜미는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았다.

"아빠와 아들이라는 곡인데. 내가 제대로 부르기가 힘들어서 자주 연습하는 곡이야."

"아빠와 아들?"

"그래. 나도 예전에 얼핏 들었던 곡이라 제대로 부르기 힘들어서 그래."

"그래도 엄청 좋은거 같아."

"나도 그래서 좋아해. 하지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곡은 아니지."

"오빠는 원래 이런 노래도 자주 불렀잖아. 뭐랄까 나는 이런게 더 어울리는거 같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자신이 부르고 싶은 걸 부를 때 더욱 잘부른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자 민준은 씨익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머리는 쓰다듬지 말라니까아.."

"왜? 오빠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그게 어때서?"

"이익.."

오빠라고 부르기로 했으니 민준의 말이 맞긴 했지만 쓰다듬는건 왠지 싫었다. 그래서 아무튼 싫다고 하자 깔깔 웃은 민준은 연습하는 걸 그만두는 듯 원래 부르던 곡중 좋아하는 곡을 선곡하여 기타를 튕겼다.

음율부터 다르다고 느낀 헤미는 민준의 팔을 치던 걸 멈추고 가만히 앉아 노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

"아..이거 좋아.."

민준이 지금 부르는 노래는 사랑했지만 이라는 곡이었다. 기타의 능력을 이용하여 번역한 것도 들어보았지만 그대로 듣는 걸 더 좋아했던 혜미는 다소곳이 앉아 노래를 감상했다.

"후우..그럼 다음은...그거나 불러볼까.."

"그거?"

"내가 아니라 어머니께서 엄청 좋아하시는 곡이 있거든. 꿈이라는 노래야."

꽤 오래된 곡이지만 민준의 어머니가 무척이나 좋아한 곡이었다. 우울하거나 슬픈 곡은 아니었지만 부르는 이의 음색과 노래가 너무나도 잘 어울려 민준도 자주 들었던 곡이었다. 그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혜미는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왜?"

"뭔가 노래가 엄청 좋아서."

"그렇지? 노래 엄청 좋다니까?"

웃으면서 대답하자 그녀는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였다.

그렇게 다섯곡 정도 부른 민준은 다시 기타를 잡고 연습하던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오빠 이렇게 들으니까 연습하는건 엄청 틀리는구나?"

"그래서 연습하는거야. 가끔 현대에 가서 듣고 오기도 해"

"혼자?"

"응. 그 때는 정말 누구도 데리고 가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앨범을 사서 몇시간동안 노래만 듣는게 전부인데 같이 간 녀석은 그 시간동안 할게 없잖아?"

민준은 현대에 가서 노래를 들을 때면 방음이 되는 방을 빌려 노래를 들으며 기타를 쳤다. 그러면서 어떤게 잘못되었고 어떤식으로 연주하는지 익혔는데 그 시간동안 함께 간 연인들이 할게 없는만큼 그는 이 시간만큼은 양해를 구하고 혼자 다녀왔다.

"그럼 이번에도 갈꺼야?"

"모르지. 좋은 노래가 있으면 익혀올수도 있고. 아무튼 어때 쫌 어색하지?"

"아까 그거? 처음에는 몰랐는ㄷ네 다시 들어보니까 어색한거 같아"

"그렇지? 더 연습해야겠다. 넌 어떻게 할려고 좀 더 들을거야?"

"응. 들을래."

평소라면 그냥 들어가겠지만 오늘은 왠지 노래를 더 듣고 싶었던 그녀는 민준의 옆에서 2시간이나 더 노래를 감상했고 아침에 늦잠을 자버렸다. 그렇다고 해도 딱히 할일이 없었던만큼 늦게 일어나서 랑아와 예미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 이유를 설명들은 두 여인은 민준에게 자신들도 듣고 싶다며 막무가내로 노래를 연주해달라고 했다.

결국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들을 위해 기타연주를 해줘야만 했는데 웃긴 점은 어색한 노래를 계속 연주하다보니 어느세 능숙하게 치게 되어간다는 점이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호감[4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