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71화 (1,771/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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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2시간가량 민준의 노래를 들은 여인들은 여운이 강하게 남은 것인지 꿈에서까지 노래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웃긴 것은 각자의 꿈이다보니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행동도 다 달랐다는 점이다. 랑아의 경우 잠잘 때와 별 반 차이가 없이 무릎베게를 한 상태에서 노래를 듣는 꿈이었다. 다른게 있다면 막사가 아닌 넓은 벌판이 보이는 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노래를 들었다는 점이었다. 예미의 경우 민준의 품안에 안기다시피해서 노래를 들었는데 특이한건 기타가 없었다.

그냥 뒤에서 끌어안아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노래를 부르는 꿈을 꾸었다. 소복연의 경우는 똑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준의 여인이 되었고 원할 때는 격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니 무언가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혜미의 경우 가장 차이가 났는데 전장에서 승리를 한 다음 민준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노래 역시 지금까지 들었던 감미로운 노래가 아니라 승리를 축하하는 그런 노래였다.

"으헤헤헤"

내심 이런 걸 하고 싶었던 혜미는 자면서 히죽거리며 웃었고 소리에 깬 예미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좋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 듯 별말을 하지 않고 다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비가 그치자 사람들은 막사를 걷어올리고 지붕에 연결된 천을 치우고 줄을 막사 곳곳에 설치하여 눅눅한 옷들을 말렸다. 몇일동안 내린 비로 습도가 올라가여 옷에서 퀴퀴한 냄새가 났기에 그걸 없애기 위해 그런 것이었는데 한켠에서는 시녀들이 밀린 빨래를 열심히 했다. 워낙 많은 양이라 옮기는 것도 힘들어보여 민준은 인부 몇몇에게 빨래를 옮겨달라고 한 뒤 공원을 만들 예정인 장소에 빨래 지지대를 만들었다. 원래는 줄을 천막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3일간 제대로 말리지 못해 빨리 마르게 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었다.

"크네요."

"지금 건물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지. 공사 기간동안 비가 한번도 오지 않을 순 없을거고 심하면 몇날 몇일을 퍼부울건데 그때를 대비한 것은 있어야지. 거기에 공원은 맨 마지막에 만들어도 되는거니까 하나 제대로 만들어두는게 좋아"

"그렇군요. 그럼 위에 천막같은건 안만드나요?"

"그거까지 만들려면 이곳을 아예 옷을 말리는 곳으로 이용해야하는데 너무 잘보이는게 문제지"

"아..그렇네요"

민준의 말에 예미는 건물이 올라가는걸 상상해보았다. 서 있는 곳에서 반대편에 입구가 나고 건물이 제대로 올라가면 이곳은 어떻게든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가 바로 이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건조장을 만드는 건 아무래도 안좋아보였다.

"만드는건 저기. 고용인들이 쉬는 곳에 같이 만들거야. 그러니까 이쪽은 뭐 없어도 괜찮아."

"그럼 건물 사이를 옮기는건 누가 하죠?"

"수레를 이용하면 되니까 걱정 안해도 돼. 앞쪽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겠지만 뒷쪽에 따로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둘꺼니까"

마차가 들락날락하는 앞쪽은 이동하기 불편하니 뒷편에 길을 하나 만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예미는 천천히 공사현장을 돌아보았다. 아직 땅이 제대로 마르지 않아 공사는 시작하고 있지 않아 사람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가 빨리 완공되면 좋겠어요.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해요."

"나도 빨리 되면 좋겠다. 하지만 급하게 하면 모든게 망하니까 조심. 또 조심해야지 그리고 다 되면 만들었던 사람들부터 이곳에서 쉬게 할 예정이니까 그 때는 꼭 와"

"네! 당연하죠."

다 만들고 나면 공사에 참여했던 이들과 도움을 주웠던 이들에게 가장 먼저 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만큼 몇년간 고생을 한 이들이었으니 기린에 소속되어있지 않다고 해도 이례적으로 묵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기린의 소속이 아니었던 이들도 많이 기린으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사람들은 불만이 없었다. 덕분에 요괴들에게도 다 만들어지면 한번 놀러오라고 하자 그들은 가족도 데리고 와도 되냐고 했다. 그건 당연한 것인데 요괴의 경우 오래 사는만큼 가족이 많아 선뜻 온다는 말을 못하자 민준은 괜찮다고 했다. 어차피 개장을 하는건 이곳에서 일한 이들이 모두 쉬고 난 후가 될 것이니 완공 후 대략 한달에서 두달동안은 인부들과 시녀들이 이용한다고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안심을 한 요괴들은 꼭 찾아오겠다는 대답을 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1시간 뒤 땅이 다 마르고 물기가 완전 사라지자 인부들과 요괴들은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무언가 건물을 올리는게 아니라 이틀간 비를 맞으며 느근해졌을수도 있는 것들을 제대로 확인하는 작업이 오늘의 일과였다.

"이렇게 일하는데 돈을 그리 받으면 문제가 있는거 아니오?"

"하하 그래도 우리가 원래 받는 돈에서 식사와 빨래 등 여러가지 항목이 빠지고 있소. 그러니 걱정 안해도 된다오"

"그걸 빼고도 그리 많이 준단 말이오?"

"우리가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이곳에서 하루종일 있는데 그 정도도 못주면 안된다고 하셨으니 우린 떳떳하게 쓰면 된다오 거기에 도박만 하지않으면 금방 돈이 모일꺼요"

인부들이 이곳에서 일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이 도박이었다. 여자를 끼고 노는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도박에 맛을 들리면 그 때부터는 돈이 전혀 모이지 않는다. 거기에 빚까지 지게 될수도 있었으니 민준은 도박을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하지만 눈을 피해 도박을 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정으로 봐주는게 아니라 단칼에 잘려나갔으니 요괴들에게 도박은 절대 하지말라고 했다.

"내기도..안되는 것이오?"

"내기는 가능하오. 하지만 그걸로 돈을 버는 이들은 이곳에 없다오"

"흠..좋은 정보 알았소. 그럼 나중에 내기 한번 합시다."

"껄껄껄 그럽시다."

술한잔 사는걸로 내기를 하자고 하자 그정도는 응하겠다고 말한 인부는 작업에 집중했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내일부터 제대로 일할 것들을 정리하고 나니 시간은 5시 40분. 원래 퇴근 시간보다 40분이나 늦었지만 그들은 불평을 하지 않았다. 몇일간 온 비로 인해 좀이 쑤셨으니 그걸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 집중해서 일을 한 것이었다.

"이거 민준님이 있었으면 욕을 한바가지 들었겠구만"

"없으니까 다들 일한거지 있었으면 5시부터 실랑이를 하고 있었을거다 하하하"

조금만 더 정리하고 가겠다는 인부들과 퇴근하라는 민준의 실랑이는 한두번 있었던게 아니었던터라 껄껄거리며 웃자 요괴들도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당사자인 민준은 오랜만에 탐험을 하는 랑아일행과 함께 탐험중이었다.

콧노래까지 부르며 움직이는 랑아를 보며 얼마나 꾹 참은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민준은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계속해서 전진하는 랑아를 불러 세웠다.

"왜 그러는거시냐?"

"오늘은 이 주변에서 잘 곳을 찾아보자. 산은 아직 추울테니까 동굴이나 아니면 마른 장작이라도 구해야지"

"벌써 그렇게 시간이 된거시냐..히잉 더 가보고 싶은거시다."

"내일 또 갈 수 있으니까 잘 곳 찾자"

"알겠다는거시다."

랑아를 달래는 것에 고수가 다 된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잘 곳을 찾았다. 다행히 움푹 파여있는 동굴같은 곳이 있어 그곳에서 묵기로 했다. 안으로 깊숙히 연결된게 아니라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움푹 패인 정도였고 그 마저도 빗줄기가 강해지면 피할 수 없는 곳이라 아무도 살지않는 듯 보였다. 그래서 이곳에서 묵기로 하자 기다렸다는 듯 혜미는 마른 장작을 구해왔다.

"잘했어"

"뭐 이정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서 먹을건 아니지만 또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한 헤미는 민준이 모닥불을 피운 다음 육포를 주자 조금씩 먹으며 기타를 연주해달라고 했고 산속에서는 부드러운 기타음이 멀리까지 퍼졌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보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y 편의점

호감[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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