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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아침이 밝아왔지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전날보다 빗줄기가 조금 더 강해진 상태였는데 그런 것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민준은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뻥 뚫린 중앙은 막사의 지지대들을 연결한 천막으로 가려놔서 비가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또한 이 천막은 식당까지 가는 길까지 쭈욱 연결되어 있었는데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없었던터라 음식냄새를 맡고 나온 사람들은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썩을 놈들아 그러고 있지 말고 어서 나와서 음식 받아가라 어제 또 한잔 거하게 했지?"
딱 봐도 몰골이 말이 아니었기에 민준이 쩌렁 쩌렁하게 말하자 사람들은 천천히 나와 그릇을 받아갔다. 또한 자고 있던 이들도 소고기국? 이라고 중얼거리더니 잠에서 깨서 하나 둘 뛰쳐나오고 있었다. 요괴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듯 인부들과 눈을 마주칠 때면 고개를 숙이고 큭큭거리며 웃었다.
"니들도 그렇게 가만히 있지말고 어서 받아가"
"네 알겠습니다."
그나마 적당히 먹었던 이들은 바로 받아갔지만 요괴반장이 속한 막사에 있는 요괴들은 전날 과할 정도로 마셨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속이 울렁거리는 듯 입을 가리고 있었다. 이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본 민준은 큰 그릇에 국물만 담아서 시녀에게 건네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고맙네.."
"고맙..욱.."
일단 국물만 먹고 진정하라는 뜻으로 건네준 것이었는데 효과가 있는지 방금 전까지 인상을 찌푸린 요괴들의 표정은 한결 좋아졌다.
"역시 민준님의 소고기국은 최고란 말이지. 전날 과음한 보람이 있단 말이야"
"보람이고 지랄이고 한번만 더 과음하면 벌점이다."
'벌점..입니까?"
'그래 벌점. 누적되면 소고기국 안준다"
"...!"
다른 건 몰라도 소고기 국을 못먹는 것은 삶의 즐거움을 하나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연신 고개를 끄덕인 요괴들은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걸 본 사람들은 예전 일이 생각난 듯 웃어버렸다. 만약 요괴들에게만 한번 봐준다면 불만을 가졌겠지만 인부들도 예전에 한번씩 구두로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기에 그런 것이었고 요괴들은 인부들이 웃는 걸 신경쓰지 못하고 얼른 자리에 앉았다.
"크하..정말 맛있구만!"
소고기국밥을 먹으며 연신 맛있다는 말을 내뱉자 민준은 한솥을 더 만든다음 시녀들에게 건네주고 구석에 앉아있는 랑아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
"왜 그렇게 주눅들어 있어?"
"어제도 탐험을 못한거시다.오늘도 못하는거시다.."
"빗줄기가 강해졌으니까 위험하지."
"히잉..이쁜 돌을 발견해서 보여주고 싶은거시다. 그런데 못가는거시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예미와 혜미, 소복연은 자고 있는 중이었고 랑아 혼자 일어나 있었다. 그녀는 오늘 아침에는 비가 그칠까 하며 새벽부터 일어나 있었는데 비가 그치기는 커녕 점점 거세어지는 걸 보고 실망하여 꼬리과 귀가 추욱 늘어져 있었다.
"그래 실망한건 나도 이해해 하지만 너희의 안전이 우선이니까 오늘은 푹 쉬어"
'히잉.."
"심심해서 그런거라면 기타연주 해줄테니까 밥 먹어"
"오오! 알겠다는거시다! 밥먹는거시다!"
민준이 기타를 연주해준다고 하자 기분이 좋아진 듯 그녀를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9시 17분쯤 눈을 뜬 예미는 주변을 둘러보다 랑아가 없는 걸 확인하고 혜미와 소복연을 깨웠다. 일어날 시간보다 훨씬 늦게 일어난 것에 놀란 혜미는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었고 소복연은 공손하게 인사를 한 후 옷맵시를 가다듬었다.
“혜미언니 랑아언니가 안보여요”
“밖에 있는거 아니야? 어제 탐험을 못가서 계속 비가 그치라고 빌었잖아?‘
“저도 그 생각을 하고 한바퀴 돌았는데 보이지 않아서 혹시 아시는게 있나해서요,,”
"잘 모르겠는데 어디간거지?"
랑아가 혼자 어딘가를 갔을리가 없다고 생각한 혜미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랑아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직 인부들과 친해지지 않은 요괴들과는 달리 인부들의 사이에서 이것저것을 물어보며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녀였기에 민준과 함께 쉼터쪽으로 갔다는 소리를 들은 혜미는 바로 쉼터로 향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제대로 된 쉼터가 아니라 앉아서 그늘을 피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지만 더위에 지친 인부들이 마실 수 있는 시원한 물도 구비되어 있어 땀을 비오듯 흘린 이들이 시원한 물을 마시며 잠깐이나마 쉴 수 있는 장소였다
예미와 혜미가 찾아갔을 때는 이른 아침이라 쉬고있는 인부는 없었지만 민준과 랑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니 걱정.."
"쉿."
민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자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혜미는 어이없다는 듯 민준과 랑아릉 번갈아보았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그래. 자게 놔두고 씻고 밥 먹고 와"
"알았어. 예미야 가자."
"소복연도 챙기고"
"알았다니까"
랑아가 자고 있어 큰소리는 내지 못했지만 걱정하지 말라는 듯 대답한 혜미는 다른 여인들과 함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민준님께서 랑아님이랑.."
"응. 옆에 기타가 있는걸 보니 노래 연주해주는걸 듣다가 잠든거 같아."
"그거 엄청 기분 좋아요. 가끔 민준님께서 머리도 쓰다듬어 주시는데 안정된다고 할까요. 그 때 생각하니 부끄러워지네요."
민준의 여인이 된 뒤 소복연은 조금 바뀌었다. 언제나 예의바르고 공손하고 한발 뒤에서 지켜보는건 변함이 없었지만 나서야할 때는 확실히 나섰다. 다른 누군가가 설명해주겠지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이지만 그녀를 알던 사람들은 엄청나게 변했다고 말했다. 이걸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바로 구력거였는데 그녀는 바뀐 소복연의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랑이 대단한거냐고 말하면서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이렇게 변한 소복연은 혜미와 예미 앞에서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혜미는 정말 그게 기분 좋냐는 듯 이상하게 바라보았고 예미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혜미님은 머리 쓰다듬는거 별로예요?"
"그래. 어린 아이 취급하는거 같잖아. 그리고 간지럽기만하고 이상해"
"아 그러시구나. 그럼 누군가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 가슴이 막 두근 두근 거리면 그게 혜미님의 남자에요. 그러니까 꼭 붙잡으세요."
"흐응..두근 두근..?"
아무리 생각해도 두근두근한 기억은 없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칭찬을 해주었을 때는 기쁘다는 느낌은 들었었지만 이건 그것과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을 받은 혜미는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조금 짧습니다..
이제 요괴 세 소녀를 마무리해야죠..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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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령화객 2017-08-16 11:06 new
10연참안하시나요? 벌충으로
-〉 살려주세요
Baramdolyi 2017-08-16 11:15 new
잘 보고 갑니다. 하하하
-〉 감사합니다.
ki소운 2017-08-17 02:28 new
@이봐 반달이 연참 할꺼야 안할거야!
-〉 소운 동무 살려주시오!
검은날개의소년 2017-08-17 08:46 new
마기가 아니야 ㅋㅋㅋㅋㅋㅋ
-〉 조금 다르지요 ^^
호감[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