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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혼돈의 기운이 있는 늑대였지만 같은 늑대라서 그런지 교감을 한 랑아는 장난도 치고 말도 걸며 사천으로 향했다. 왜 사천으로 향하는지는 몰랐지만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이 있다 하여 따라온 것이었다.
하북에서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긴 했지만 지엿을 벗어나는 건 처음이었던터라 기대가 된다는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자 맹획도 따라했다. 예미는 이미 꺼리낄께 없다는 듯 민준을 힐끔거렸고 혜미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아직도 찾지 못해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만약 이게 진정한 탐험대였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침몰을 하겠지만 민준이 대장으로 있는 이상 침몰할 일은 절대 없었다.
"자 그럼 첫번째로 들어갈 곳은 바로 저기야. 여러가지 음식을 끓는 탕에 넣어서 먹는거지."
"이 더운 날 먹는거시냐!?"
"뜨거운 탕 자체를 먹는게 아니라 거기서 익혀먹는거야 들어가자"
"오오..."
말뜻을 잘못 이해했던 랑아는 맛있겠다는 듯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었다.
"그런데 오라버니 이곳 사람들은 요괴에 대해서 호의적이지가 않네요..?"
"그건 아니라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거야. 내가 가끔 찾아오니까 그 때마다 함께 하는걸 보는게 전부였지. 그리고 맛있는 걸 먹었을 때 귀와 꼬리가 나타나는게 전부지 지금처럼 내놓고 다니진 않았거든"
"그..그럼.."
걱정스러운 듯 바들 바뜰 떠는 예미를 보며 피식 웃은 민준은 허리를 숙여 그녀와 눈을 맞춘 다음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라버니.."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 뿐인데 안심을 한 예미가 나지막하게 웃자 눈 한쪽을 감으며 찡긋거린 그는 가장 먼저 가게로 들어갔다.
장작을 놓고 뒤에 얹이는 것을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작은 통안에는 석탄이 있었다. 불 조절을 못하는게 흠이었지만 점소이에게 부탁하면 육수를 계속해서 받아먹을 수 있었으니 육수가 없어서 먹을 수 없는 일은 없었다. 이렇게 육수를 퍼주면 남겠냐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고기나 다른 음식의 값이 비쌌다. 그래서 이곳에 오는 이들은 대부분 고급진 옷을 입고 있었다.
"호에...맛있겠다"
킁킁거리면 맹획은 맛있겠다는 듯 침을 주륵 흘렸다. 옆에 있던 랑아도 기대가 많이 된다는 듯 사정없이 꼬리를 흔들었는데 이 모습이 귀여웠던 민준은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여러가지 음식을 시켰다.
중앙에 탕이 하나 들어오고 여러가지 음식들이 나왔는데 전부 날 것이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전부 날것을 먹어도 크게 탈날 것은 없는 이들이었지만 구워먹고 익혀먹는 것에 익숙해진만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민준을 바라보자 그는 친절하게 하나 하나 설명해주었다.
"고기의 경우 10초에서 15초 정도 익혀서 먹으면 돼. 소고기라서 괜찮아. 그리고 여기 돼지고기는 30초 생각하고 먹고. 알았지?"
'오오오오 신기한거시다! 그건 내가 먹어보겠다는 거시다!"
민준의 젓가락에 있던 소고기를 먹은 랑아는 맛있다는 듯 꼬리를 살랑거렸다. 원래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져야 정상이지만 처음 접하는만큼 주문할 때 강한 매운맛을 빼달라고 했다. 귀빈들이 많이 오는 곳에 있는 주방장이 민준의 모습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매운 맛을 내는 고추를 적게 넣으면 되는 일이라 큰쾌히 받아들여준 덕분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럼 이번에는 매운맛이야! 나는 도전해볼래"
"나도!"
"나도 빠지면 섭한거시다"
'저는..으음....해볼.게요."
적당히 배도 찼고 한두번 먹어보는 건 해볼 수 있겠다 생각한 예미까지 도전하다고 하자 점소이는 양념장을 가지고 왔다.
"킁..킁...흐익..매운거시다!"
냄새를 맞자마자 매운 향이 올라와 인상을 찌푸린 랑아는 지금이라도 먹지않겠다고 할까 고민했지만 전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어 한입정도는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양념장을 넣었다.
"끓으려면 조금 걸릴테니 잠시 기다리고 있어."
왠지 걱정이 되었던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이곳은 치안이 좋은 편이고 높은 집안의 자제들이나 관리들이 모여있는만큼 그녀들을 건들일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5분 뒤 양념을 넣은 탕이 보글 보글 끓기 시작할 때쯔음 다시 돌아온 민준은 투박하게 생긴 병을 탁상에 올려두었다.
"이건 무엇인거시냐?"
"우유. 너희가 매우면 마시라고."
"역시 오빠야는 이런건 준비성이 철저해!"
"맹획아. 이런거라니 다른건 안그렇다고?"
"응!"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가볍게 웃었다.
"이거 참. 일단 넣어서 먹어봐."
민준의 말에 일제히 젓가락을 든 소녀들은 탕에 고기를 넣어 충분히 익힌 다음 양념을 찍어 입안에 넣었다. 확실히 아까보다 매운 맛이 빠르게 들이닥쳤는데 예미는 의외로 잘 먹었고 혜미와 랑아는 매운 걸 못참겠는지 파닥 파닥 거리다 민준이 가지고 온 우유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푸하..살거같다."
"매운거시다..으으..매운거시다아"
우유 덕분에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매운맛이 남아있었던 탓에 계속 우유를 벌컥거린 랑아였다. 그리고 맹획과 예미는 이것이 더 맛있다는 듯 남은 고기를 싹싹 긁어서 탕에 넣은 후 익혀서 먹었다.
"매운건 쥐약인거시다.."
"너무 좌절하지마 사람마다 좋아하는게 다르니까. 이번에는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먹을건데..잠깐 쉬었다가 갈까?"
"어디서 쉬는데? 여관?"
"여기서 조금만 가면 냇물이 흐르는데 발 담그고 있으면 시원하거든 거기서 쉬던지. 아니면 객잔을 빌려서 쉬던지."
객잔은 여관과 다르게 문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침대만 존재하는 방이 많았다. 창문만 열어두면 통풍이 잘되고 비가 올 때도 건물 안쪽에 있는 창문을 열어두면 운치가 있어 사람들이 꽤나 좋아했다. 둘 중 어디를 선택할거냐고 하자 만장일치로 객잔을 택했다.
딱히 물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배가 부른만큼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풍이 잘되는 침대를 인원수대로 빌린 민준은 대충 누워서 눈을 감았다. 그러자 소녀들도 낮잠을 잔다는 듯 하나 둘 눈을 감았다.
2시간 뒤 꿀잠을 자고 일어난 민준은 소녀들을 깨웠다. 시원한 바람 덕분에 푹 잘 수 있었던 소녀들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밥을 먹는거시다!"
"밥은 조금 있다가. 다들 너처럼 대식가가 아니니까. 다과나 먹으러 가자"
"다과도 좋은거시다!"
밥은 못먹어도 다과를 먹으니 좋다는 듯 활짝 웃은 랑아가 눈을 반짝이자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박수를 쳤다.
"얼른 일어나. 1시간 뒤면 자리 비워줘야하니까."
아예 하루를 빌린게 아니라 오후시간에 잠깐 낮잠을 자기 위해 빌린만큼 자리를 지켜주어얀다는 설명을 하자 소녀들은 하품을 한 뒤 하나 둘 침대에서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욕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오늘 탐험. 재미있는거시다"
"그러네요. 조금 더 특별해요"
언제나 자신들이 앞장서고 민준은 뒤에서 따라오기만 했는데 이렇게 추천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듯 의견을 내자 혜미 역시 같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문득 한가지 떠오른 듯 맹획을 바라보았다.
"호엥?"
"맹획.. 사랑이 뭐야?"
"사랑? 좋은거! 막 막 같이 있어도 같이 있고 싶고 대화하다보면 안고 싶고 별거 아닌데 웃게 되는 그런거야"
사랑이라는 말에 민준의 얼굴이 떠오른 듯 활짝 웃자 혜미는 민준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한숨을 푹 내쉬고는 씻는 것에 열중했다.
"언니 사랑..하고 싶으세요?"
"네가 사랑을 경험한다길래 궁금해서..그런데 민준 보다는 여포언니한테 더 두근거리는거 같아."
하지만 이건 동경일 뿐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아는 혜미가 겸연쩍은 듯 웃자 한참동안 씻던 랑아는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은 그런거보다 다과가 중요한거시다!"
"예.예. 그러시겠지. 어떨 때보면 언니가 더 생각없어 보인다니까?"
예전부터 그랬지만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랑아는 다과~ 다과~ 하고 노래를 부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덧붙여서 완결이 나면 무림도 끝내고 난 후 새로운 소설을 써야겠지요..
생각은 판타지입니다만 음..어찌될지..
호감[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