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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잠에서 깬 혜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잠에서 깻다는 걸 깨닫고 짜증 섞인 한숨을 내뱉았다. 평소처럼 그냥 잠에 들었으면 모를까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이 내심 자존심 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짜증을 낼수도 없었으니 이렇게 혼자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 것이었다.
"예미 일어난거시냐!"
전날 일찍 잠들었던 랑아는 이미 잠에서 완전히 깬 것인지 밖에서 활기차게 물어보았다.
"더 잘래"
잠은 충분히 잤지만 짜증이 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기에 조금 더 잔다고 하자 밖에 있던 랑아는 조금 시무룩한 목소리로 알았다고 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미가 다시 잠들자 문 앞에서 가만히 있던 랑아는 뭔가 좋은 생각이 난 듯 다시 활기를 찾고 뛰어갔다. 나무로 된 복도에서 뛰고 있는만큼 엄청나게 울렸는데 이 소리를 들은 것인지 맹획이 옆에서 튀어나왔다.
"놀러가는거야?"
"그런거시다!"
"어디로 가는거야? 탐험? 아니면 탐험?"
"아닌거시다! 오늘은 민준한테 가는거시다!"
"오빠야한테? 나도 나도!"
비슷한 또래의 요괴가 있으니 즐거운 듯 어울리게 된 맹획은 같이 민준의 방으로 향했다.
푹자고 일어나서 방청소를 가볍게 하고 있던 민준은 무언가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는데 그걸 보고 쏜살같이 살려온 두 소녀에게 그대로 복부를 강타당했다.
"컥.."
맹획이 올거 같은 느낌에 배에 힘을 주고 있긴 했지만 묵직한 충격에 단말마를 내뱉자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 꺄르르 웃었다.
"호오 신기한거시다! 재미있는거시다"
"이걸 재미있어..하지...마...라.."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충격이었기에 두소녀의 머리에 꿀밤을 떄린 민준은 침대에 쓰러졌다. 만약 여기에 적의가 담겨있었으면 화웅과 고순이 튀어나왔겠지만 두 소녀에게 적의가 없는건 알고 있었고 화웅과 고순 두 사람 역시 따라해본 적이 있었기에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으아..죽겄다.."
조금 지나니 괜찮아졌던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맹획은 손을 내밀었다.
"탐험이야!"
"탐험? 예미는? 혜미는?"
"오늘의 탐험은 내가 대장이 아닌거시다! 민준이 대장인거시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대장이 되서 새로운 곳을 안내하는거시다! 저잣거리 탐험인거시다!!"
기발하긴 했지만 어이가 없었던 민준이 두 사람을 보자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는 듯 웃고 있었다. 어이가 없긴 했지만 마땅히 할 일도 없었고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면 될거 같아 기다리라고 말한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씻으러 들어갔다.
10분 뒤 밖으로 나오자 맹획이 뛰어들었다. 아예 몸을 맡기는 탓에 안아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이게 마음에 든다는 듯 활짝 웃었다.
"오빠야 냄새 좋아"
"좋은건 좋은거고 그만 내려와."
"치이.."
아쉽다는 듯 떨어진 맹획은 민준이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손을 잡고는 할짝 웃었다. 그냥 뒤를 따라가는게 전부라고 생각했던 랑아는 손을 잡아야할지 그대로 가야할지 고민이라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면 돼!"
"그런거시냐? 그럼 뒤에서 따라가겠다!"
따라할 필요가없다는 말에 뒤에서 따라가기로 마음 먹은 랑아는 민준과 맹획을 따라 움직였다.
이른아침이라 아직 문을 열지않은 곳이 많았고 물건을 내리고 있는 상인들도 있었지만 이럴 때 맛볼 수 있는게 있다는 듯 민준은 구석진 곳으로 들어갔다. 원래 뒷골목은 거리가 더럽고 정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 무언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같은 무서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민준이 향한 곳은 정리도 잘되어있었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여긴 어딘거시냐"
"이 시간때만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오오 밥인거시냐! 먹는거시다!"
랑아는 생각보다 대식가였기 때문에 이곳이 딱이라고 생각하고 음식점의 문을 열자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왔어? 오랜만이네. 저기 앉아 저기"
"네."
"여긴 무엇을 하는 곳인거시냐? 사람들이 많은거시다 우와 맛있는 냄새가 나는 거시다!"
"숨은 맛집. 아침 5시부터 9시까지. 12시부터 3시까지만 장사를 하는 곳이지. 저녁은 안해 그리고 음식은 딱 세개뿐."
'그래도 많은...뭔가 이상한거시다."
차림판에 적혀있는건 정식, 볶음 이렇게 두개였다.
이건 이 음식점의 특색으로 정식은 밥과 반찬 마실 수 있는 국이 나오는 것이고 볶음은 볶음밥이나 볶음 음식과 밥이 함께 나오는 것이었다. 무엇을 볶아 나오는지 무슨 정식이 있는지는 알 수 없는데 그것 역시 이 음식점의 매력이었다.
"나는 정식을 먹는거시다"
"나는 볶음"
"여기 볶음 하나 정식 두개요."
음식을 정하자 주문을 했는데 5분도 안되서 음식이 나왔다. 정식의 경우 이미 큰 통에서 다 만들어진 걸 꺼내주는 것 뿐이고 볶음은 손질된 재료를 바로 바로 볶아서 내주거나 볶음밥을 만드는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이유는 전날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새벽부터 일어나서 손질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두기 때문이었다.
"오오 맛있는 거시다!"
랑아 역시 마음에 들었다는 듯 순식간에 다 먹고 한 그릇 더 먹으려고 했지만 민준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그녀를 막았다.
"더 먹고싶은 거시다"
'알아. 그런데 오늘은 내가 대장이라고 했잖아? 그럼 내 말을 들어야지?"
"오오 알았다는 거시다! 대장의 말을 듣는거시다!"
대장의 말은 절대적이라는 듯 경례를 한 랑아는 민준과 맹획이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중간 중간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며 지켜보긴 했지만 그녀에게는 먹여줄 음식이 많았고 급하게 먹어서 좋을게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대로 음식을 먹었다.
"후아..기다리느라 힘들었던거시다. 대장 그럼 이번에는 무엇을 먹는거시냐"
'이번에는 조금 이동해볼까?"
"이동..? 어디로 가는거시냐?"
"사실 여기 말고 다른 곳들은 전부 가봤잖아? 그러니까 특색있는 곳을 가보려는거지. 그리고 지금 시간이면 예미랑 혜미도 일어났을테니까."
"오오! 먹거리 탐험인거시다!!"
본격적으로 탐험을 한다고 말하자 흥분한 랑아의 꼬리는 사정없이 좌우로 흔들렸고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민준은 다시 성으로 향하여 예미와 혜미를 부른 다음 혼돈에게 향하여 늑대를 빌렸다.
다른 신수들에게 데려다달라고 할수도 있었지만 아직 헤미와 예미, 랑아는 신수와 흉수를 어려워하고 있었으니 민준은 늑대를 빌린 것이었다.
"오라버니 다녀오면 아시죠?"
"그래 늑대한테 맛있는거 먹여주고 너희한테도 먹여줄게"
너라고 말하지 않은 이유는 그랬다가는 도철이 폭주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혼돈은 만족했다는 듯 활짝 웃으며 발돋음을 하여 입맞춤을 하고는 손을 흔들어주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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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8-03 11:28 new
얼마나 심각하게 고민했으면 곯아떨어져ㅋㅋㅋ
-〉 바보속성이라서?
풍령화객 2017-08-03 16:19 new
아이디어가 안떠오르면 히로인을 늘리세요. 완결이라는 신기루가 보이면 히로인을 늘리세요. 다른작품을 쓰고싶으시면 히로인을 늘리세요. 그럼 계속 글을 쓸수있으니까요
-〉 이런 듣도보도 못한 발상을..!
Mable Fantasm 2017-08-03 17:25 new
@뼈대를 잘구축해야 자식에게도물려줄수있으니 잘생각하시게나
-〉 무서운 소리군요..
신왕일묘 2017-08-03 17:32 new
삼봉해 뒤에 : 이걸 안부첫군요 흐흐흐흐스스스ㅡ스슷
-〉 ...으엉..?
Danke 2017-08-03 21:31 new
잘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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