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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간 후 요리조는 모습을 거의 들어내지 못했다. 식당에서 요리를 만들고 청소를 하고 선배들이 시키는 일을 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세 휴식시간이고 어느세 취침시간이었다. 열기가 가득한 곳에서 일하다보니 땀범벅이 되는건 당연한 일이었는데 이렇게 일을 끝내고 술을 한잔 하는게 그들에게는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거기에 사람들과 조금씩 친해지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흉노에서 대화를 할 때는 민준이 만들어준 요리나 무엇을 사냥했고 누구와 대결을 했다. 이런게 전부였는데 이곳의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이 준비한 식재료를 어떻게 하면 빨리 준비하는지 야채를 볶을 때는 무엇을 먼저 넣는게 좋은지 알려주었으니 이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또한 욕을 먹고 있긴 햇지만 그만큼 자신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하루 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에 꾹 참고 요리를 배웠다. 덕분에 사람들은 그들을 인정하고 더욱 열정적으로 요리를 가르치게 되었고 한달 남짓한 시간안에 완전 새사람이 되었다.
요리쪽을 배우겠다고 한 이들이 아닌 다른 일행들은 아직 달라진게 크게 없었다. 구슬을 가지고 번역을 하는 요리쪽 인원과는 다르게 글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문분야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흉내낼 수 있게 되었다. 마차의 호위를 할 때 필요한 것들에 대해 배우던 사내는 마차를 점검하는 법과 불을 붙이는 방법을 익혔다. 흉노에 있을 때도 불을 붙이는 방법은 익혔지만 이론 상으로 알고만 있을 뿐 불을 붙이진 않았다. 하지만 마차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쉽게 불을 붙이는지 알게 된 그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또한 많은 인원들이 쉬어가야하는만큼 쉼터를 보는 안목도 점점 늘어만 갔다. 마지막으로 협상과 거래를 하는 법을 배우는 이들은 더욱 배우는게 느렸다. 글을 익히는 것도 중요했지만 머리를 써야하는만큼 여러가지 책들을 봐야했고 그걸 이해해야하는만큼 셋 중에는 가장 느렸다.
만약 이걸로 구박을 하거나 창피를 주었다면 자신감을 잃어버렸겠지만 책사진들은 느리다고 뭐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책을 보다가 질문하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배우는 이들은 빠르게 익히기 보다는 충분히 이해하자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움직였다.
"다들 잘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군."
내심 누구 하나 못한다고 하는게 아닐까 걱정했던 우부라는 잘 따라가는 사람들을 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또한 이들이 배우는게 부족의 밑거름이 되어 더욱 강하고 튼튼한 부족이 될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 도착한 흉노와는 다르게 오환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으니 거기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오환은 오지 않는 것인가?"
"처음에 가후가 말하지 않았나. 아직 작물을 심을 시기가 아니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 시기에 맞춰서 움직이기로 했다."
'그럼 아직 두달정도 남았군."
'그래. 듣자하니 산월의 분들도 그때쯤 돌아가신다고 하더군"
"하긴 이곳에서 오래 있었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온 오환, 흉노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산월의 요괴들은 뚜렷한 목적이 없었다. 그저 자신들보다 급이 높은 요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무언가를 배우기 보다는 다른 요괴들이나 흉수, 신수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자신들과는 살아가는 세월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만큼 무어라 할 순 없지만 언제나 밝았던 랑아가 떠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곳에서 다른 높은 분들과 교감을 하고 가는 것이니 나쁜건 아니겠지.."
산월의 대족장인 요마가 몇달씩이나 자리를 비우고 있는데도 아무런 일이 없는걸 보면 그들은 대족장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 것보다 급이 높은 요괴들과의 교감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 어깨를 으쓱거렸다.
한편 우부라와 구력거가 말했던 요괴들은 오랜만에 신수, 흉수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차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황룡과 현무가 차를 마시자고 제안했기에 그들은 거부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렇게 느긋하게 있는게 너무 좋지않아?"
"차 향기도 좋고. 오라버니만 있으면 딱 좋을거 같은데."
'언니꼐서는 너무 노골적으로 민준을 언급하시는거 아닙니까? 이 아이들이 보기에는 몇천년동안 기옥을 하던 분이라는 걸 상상도 못할거 같습니다."
"뭐 어때. 오라버니께서 옆에 있어달라고 했으니까 책임을 지셔야지"
"그건 맞는 말이긴한데..그 당사자는 도대체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또 어디서 일을 벌리고 있겠지. 그것보다 너희들은 그래서 두달 뒤에 돌아간다고?"
"아..네. 언제까지고 자리를 비울 순 없으니까요. 그리고 방덕님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군. 삼미호에서 구미호가 될려면 오래 걸리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거기에 넌 요기를 빨아들이지도 않으니.."
"방덕님이 말씀해주셨어요. 조력자를 찾으라고. 교미를 하지 않아도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다고 하셨죠.."
"그런데 내켜하지 않는거 같군."
"사실 이건 저의 고집인데. 그런건 진짜 제 남편이 될 사람과 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꾹 참고 있어요."
"그러다 다른 요괴에게 대족장의 자리를 빼앗기면 너도 고생이지 않나?"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네요. 그리고 부족에 있는 이들은 귀찮은 걸 싫어해서 순수한 힘만으로는 저보다 쌘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족장은 제가 하고 있어요."
"하긴. 귀찮은 걸 싫어하는 녀석들도 있으니까. 아무튼 이상한 놈들이 시비를 걸면 내 이름을 말하라고."
"멍청하긴. 너나 우리같은 흉수들은 산에 박혀있었으니까 모르는 요괴들이 태반이다. 그러니까 이름을 말해도 모르는 녀석들이 많을거다."
"그럼 뭐 직접 만져주면 되는거 아니야? 가끔은 그런게 필요하다고."
오랜기간 산에서 괴물들을 처리했던 흉수였다. 몇천년 산 요괴들이나 이름을 알 뿐이지만 그런 요괴들은 활동을 하기 보다는 은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흉수에 대해서 아는 이들은 없다고 해도 무방했는데 혼돈과 궁기는 거기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지만 도철은 요괴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켜주고 싶어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처리하겠다고 말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어파치 세력싸움을 할 것도 아니고 우리는 이곳에 있을껀데 유명해져서 무얼한단 말이냐?"
만약 괴물들을 다 처리하고 산에서 풀려났다면 도철과 같은 생각을 했을 도올이었지만 민준에게 안기고 그를 생각하는게 가장 최우선이었던 그녀는 유명하든 안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하품을 내뱉았다.
"그건 나도 이해하지만 뭔가 자존심 상하지 않아?"
"도철을 볼 때면 느끼는건데 민준이 고생 꽤나 했던거 같단 말이지."
"윽..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남들보다 위에 있기를 좋아하고 기어오르는 걸 밟아주는게 취미였던 도철을 볼 때마다 민준이 꽤나 고생했다고 느낀 요괴들이 웃자 얼굴이 시뻘겋게 물든 그녀는 아무런 말도 못했다.
"내 이름이 왜 나와?"
"몰라 이게 다 너때문이야!"
"켁..무슨.."
일을 끝내고 돌아가다가 자신의 이름이 나와 요괴들이 있는 곳에 잠깐 찾아왔던 민준은 갑자기 입을 삐쭉 내밀며 품안에 안겨온 도철을 받아주면서 숨이 막히는 걸 느꼈다.
"네 잘못이니까 가만히 있어"
"그럼..강하게 안질 말라고..숨막히니까"
꽈악 조여고는 힘때문에 숨막히는 걸 느낀 민준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도철은 5분 정도 있다가 그를 풀어주었다.
"푸우.죽겄네. 그리고 요마 2달뒤에 떠나면 가끔 오긴 하는거야?"
"저흰도 오긴 하겠지만 그것보다 다른 요괴들이 먼저 찾아오겠지요. 방덕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평생 못잊을 축복인데 이곳에는 흉수님들도 계시고 신수님들도 계시니까요. 아 물론 다들 허락해주시면.."
"뭐 상관 없지 않아? 흉수들은 다시 기억되니까 좋은거고 우리는 괜히 난동 안부리니까 좋은거고..그렇죠 언니?"
마지막 결정은 황룡에게 있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차를 마시면서 활짝 웃었다.
"민준 오라버니가 허락한거면 괜찮아."
결국 민준의 뜻에 따르겠다고 하자 그는 자주 놀러오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 작품 후기 ==========
월요일 하루는 글이
올라오지 않을거예요 본가에서 푹 쉰다고 오늘 글을 못적을거같거든요.
그래도 푹쉬고 화요일에 올리겠습니다
호감[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