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52화 (1,752/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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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기린에 도착한 흉노의 사람들은 놀라움에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거대한 성도 성이었지만 잘 훈련된 병사들 그리고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시녀들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흉노에서는 따로 옷을 정해서 입는게 아니라 가죽을 덧대거나 약탈한 옷을 대충 입는만큼 이런식으로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이들을 본적이 드물었다. 그래서 헤벌쭉한 표정으로 보고 있자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함께 온 것으로 보이는 사내가 호통을 쳤다.

"오랜만이다 모두"

"안본 사이 무척이나 좋아진거 같군."

전에는 살짝 마른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적당히 살이 붙어 보기 좋았다. 그걸 칭찬하자 우부라는 고개를 끄덕였고 모두와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했다.

"그럼 요리를 한다고 했던 녀석들은 지금 당장 식칼을 보여봐."

겉치레는 되었다는 듯 대충 인사를 한 민준은 요리를 하기로 마음 먹고 따라온 이들에게 식칼을 꺼내보라고 했다. 다들 이곳에 오면서 연습을 많이 한 것인지 깨끗한 칼은 없었는데 이 모습을 유심히 바라본 민준은 씨익 웃으며 일단은 합격이라는 말을 했다.

"합격이라니 무슨 말인가? 시험이라도 친건가?"

"내가 저 녀석들에게 식칼을 준건 기억하지? 잘 관리하라고 했던 것도."

"그렇지."

"칼을 보면 얼마나 소중히 다루었는지 얼마나 열심히 사용했는지 알 수 있어. 그런데 이곳에 온 녀석들은 전부 틈틈히 연습한걸로 보여서 합격점을 준거야. 그리고 이 녀석들은 따로 움직일테니까 그렇게 알아둬"

"글을 익히는 시간도 다르다. 그말인가?"

"이 녀석들에게 중요한건 대화보다는 요리 실력이니까 거기에 식당은 일정이 다른 곳과는 별개야."

대게 아침 8시부터 식사를 하고 훈련을 하거나 작업을 하는 병사들과 다르게 식당은 아침 5시부터가 전쟁이다. 그렇게 식사준비를 끝내고나면 1~2시간의 짧은 휴식을 가지고 점심을 만들어야한다. 점심과 저녁사이에 시간이 가장 길지만 그 때 새로운 식재료를 받거나 청소를 하는만큼 쉴 수 있는 시간은 오전이랑 비슷하거나 적었다. 그렇게 저녁까지 내주고 나면 휴식을 취하다가 잠드는게 일상인데 몇몇 인원들은 야간 근무자의 야참까지 만들고 자야하는만큼 공부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물론 잠을 줄이면 된다고 하지만 민준은 다르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잠이 부족하면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기가 쉬운 곳인만큼 몸이 적응할 때까지는 이곳에서 음식을 만들게 시키고 적응하고 나면 교대로 음식을 만들고 쉬는 동안 글을 배우게 할 요량이었다.

"그럼 힘쓰는 일은 남자들의 몫인가?"

'음식을 날라주는 이들은 따로 있으니 걱정마라. 그리고 시녀들만 요리를 하는게 아니라 병사들 중에서도 요리쪽이 좋아서 빠진 놈들이 있으니 부담없이 요리를 할 수 있을거다. 다만 주방에서의 싸움은 금한다. 소리를 지를 순 있지만 싸울려거든 주방에서 나가서 싸워라."

"싸우는 것 자체는 막지 않는 것인가?"

"아까도 말했지만 주방은 요리를 하는 소리로 시끄러워서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야. 거기서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 서로의 감정을 풀든 아예 척을 지든 그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지. 다만 주방 내에서 싸움이 나면 흉기가 될만한 것들이 많으니까 싸우고 싶으면 앞치마를 벗어 상대방에게 던지면 된다."

"그런 것도 있군.. 주방에서 자주 있었나?"

"지금은 없지만 처음에는 자주 있었다. 그리고 사이가 다시 좋아진 이들도 있고 척을 지게 된 이들도 있으니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다."

민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들은 기다리고 있던 주방장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시녀장이 모든 걸 관리했지만 점점 시녀들과 다르게 움직이다보니 시녀장이 새로운 장을 뽑는게 어떻겠냐고 건의를 했다. 다른 곳이었다면 감히 시녀따위가 의견을 내냐고 하겠지만 이곳은 기린. 누구든 생각이 있으면 의견을 낼 수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주방장을 새로 뽑은 민준은 그에게 주방에서 일하는 시녀들과 병사들의 관리를 맡게 했다. 처음에는 그런걸 못한다고 했던 사내였지만 민준이 옆에서 도와주면서 꽤나 그럴듯하게 바뀌었다.

"일단 이야기는 민준님께 들었겠지만 너희들은 각자 조를 따로 간다."

"따로 간다니. 다 함께 움직이는거 아니었나?"

"거기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이곳은 나이와 힘의 강함은 버린다. 겅력이 최우선이 되는 곳이다. 그러니 선배들에게는 존댓말을 하도록. 원래 반말이 익숙하다는 변명은 안통한다."

"변명이라니..."

"저기 너. 원래 꽤나 강한 전사였던거 같은데. 그걸 버리고 요리사가 되려는거 아닌가? 그럼 너에게 요리를 가르쳐줄 선배들에게 존대를 하는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렇군..아니 그렇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너희의 조를 나누는 이유는 같은 곳에 배속받으면 자신들끼리 뭉치기 때문이다. 그러면 발전이 없다. 동료가 친한건 좋지만 자신들끼리만 결속력이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럼 다들 식칼을 꺼내도록"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식칼을 꺼내자 주방장은 앞에 있는 감자를 썰어보라고 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감자를 썬 흉노의 사람들을 보며 그는 따르게 조를 배치했다. 그러자 조장으로 보이는 사내와 여인들이 그들을 데리고 각각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후우. 또 얼마동안은 시끄러워지겠군."

신입이 들어오면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았던만큼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생각한 주방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신이 할일이었기 때문에 기합을 넣은 그는 흉노에서 온 이들이 적당히 자리를 잡으면 민준에게 술이나 한잔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요리를 만들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한편 남은 이들은 한 방에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8명이 생활할만큼 큰 방은 없었지만 침대를 빼고 기숙사처럼 꾸며 그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요리를 하는 곳과는 다르게 이곳은 서로가 모여있어야하는만큼 일부러 이렇게 했는데 첫날의 일정은 무언가를 한다기 보다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를 알려주고 설명하는게 전부였다.

병사들이 훈련하는 모습과 장수들이 대결하는 모습을 보며 속에서 끓어오르는게 느껴지는 이들은 흥분감에 가만히 있지 못했다. 반대로 책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도서관에서 환호성을 내뱉았는데 그걸 보고 적당히 일정을 짠 가후는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할 것인지를 알려주었다.

"일단 아까 장수들이 대결하는 걸 보신 분들은 대결 이외에도 마차를 호외하는 법과 여러가지를 배우시게 될거고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협상하는 법을 배우게 될거예요."

"역활이 또 나뉘게 되는군요."

"맞아요. 모두가 다 하는 것보다는 한개를 잘해서 알려주는게 더 좋으니까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흉노에 가서 가르쳐줘야하는만큼 책임감있게 배우면 좋겠네요."

"맡겨주십시오. 아 그러고보면 농사쪽은 어떻게 되는겁니까?"

"그건 저희쪽의 사람들이 가서 직접 가르칠거예요. 기후에 따라 하는 법이 다르니까요. 거기에 지금은 농사를 하기 애매하니까 두달뒤쯤에 출발할거예요."

"그렇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흉노의 전사들은 조금 과격하다고 들었는데 그건 또 아닌가보네요."

"하하 사람마다 다른 법이죠. 그리고 배움에 있어서 거만할 순 없으니까요."

이건 우부라가 알려준 것이라 그들도 나름 연습했다는 듯 예의를 갖춘 것이었고 이런 반응이 마음에 든다는 듯 가후는 활짝 웃으며 다시 한번 잘부탁한다고 말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자미있게 봐주세요^^

호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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