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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구력거의 경우 장발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목 뒤까지 오는 단발로 잘라버였다. 평소 관리를 하는 여인이었다면 장발인 상태에서 어떻게 변화를 주겠지만 지금까지 머리를 자른 적도 없고 제대로 말린 적도 없었다. 모발이 상하지 않은게 기적같은 상황이었지만 그건 둘째치더라도 관리를 아예 안할거 같아 단발로 잘라버린 것이었다. 또한 이뻐보이게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게 아니라 단정하게 보일 수 있도록 머리카락을 잘랐다.
"호오.."
자르는 모습을 보고 있는게 지루해서 눈을 감고 있던 구력거는 짧아진 자신의 머리가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하지만 한창 자르고 있는 중이었던터라 움직이지는 못하여 민준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그중에 가장 처음으로 물어본게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단축된게 확실하냐는 말이었고 어차피 한번은 감겨줘야했던 민준은 말보다는 행동이라는 듯 그녀의 머리를 감겨주었다.
"후..시원하군. 아주 좋다"
머리를 감아서 시원하다기보다는 그 동안 제대로 마르지 않아 여간 찝찝한게 아니었던 구력거가 활짝 웃자 우부라도 관심이 생긴 듯 보였다.
"왜 잘라줄까?"
"저렇게 짧게 자르고 싶지는 않다"
"이런 머리만 있는게 아니라 많거든. 그 중에 관심이 있는게 있으면 잘라줄 수 있어."
그 말에 잡지를 유심히 바라본 우부라는 그냥 숱만 쳐달라고 했다. 염색을 하면서 관리를 하는 그녀였지만 이번에는 자르지 못했다는 듯 살짝 부끄러워하자 민준은 자리에 앉으라고 한 뒤 우부라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남이 나의 머리를 만진다는게 미묘한 느낌이군."
배우자가 머리를 만든다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평생을 함께하는만큼 더욱 중요한 가슴이나 그곳을 만진다고 해도 허락해줄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배우자가 아니었다. 그저 협력관계인 사람일 뿐. 그런 이에게 머리를 맡긴다는게 미묘하고 복잡했던 우부라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겠다는 듯 구력거처럼 눈을 감았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소리,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지는 감촉이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적지않게 당황한 우부라는 구력거를 보았다. 이런걸 잘도 버텼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었는데 정작 구력거는 그런건 관심이 없다는 듯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중이었다.
'정말 이럴 때보면 전쟁을 위해서 모든 걸 받친 여자라는게 보이는군..'
우부라 본인도 그렇지만 구력거도 비슷한 부류의 여인인었다. 하나의 관심사가 생기면 죽도록 파고 들었지만 관심이 없어지면 나몰라라 했다. 이렇게 쉽게 끓어오르고 식는 이유는 언제든 전장에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데 자신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에 피식 웃어버린 우부라였지만 민준은 옆에서 거기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진지하게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보면 이 녀석은 세상에서 가장 가벼워보이는 사람인데 알면 알수록 속이 깊단 말이지..'
민준에 대한 평가도 꽤 많이 바뀐 듯 거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 어느세 손질이 끝났다는 듯 머리를 감겨준 민준은 다시 머리를 말리고 머리카락 중 삐져나온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음 끝났네. 둘 다 이제 목욕하고 오면 돼"
"다시 여기로 오면 되나?"
"그래. 아직 완전히 끝난게 아니니까"
머리카락이 안으로 들어갈수도 있는만큼 씻고오라고 하자 두 여인은 순순히 목욕탕으로 향하여 씻고 돌아왔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평소 머리를 잘 말리지 않았던 구력거가 완전히 머리를 말리고 돌아왔다는 점이었는데 그녀는 이런 짧은 머리가 마음에 든다는 듯 크게 웃었다.
"하하 이렇게 잘라두니 시원하니 좋구만! 아주 마음에 들어"
"그래. 마음에 드니 다행이다. 너는?"
"나는 크게 바뀐게 없지만 확실히 깔끔해진거 같군."
"그럼 잠시 앉아봐."
우부라의 경우 구력거처럼 아예 머리를 바꾼게 아닌만큼 조금 더 손볼 곳이 많아서 다시 거울 앞에 앉힌 민준은 머리카락을 손질해준 다음 뒷정리를 시작했다.
"내 머리카락이 저렇게 많이 잘려나갔군.."
은발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검은색 머리카락이었던만큼 우부라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넌 숱이 많으니까 이런 식으로 정리를 자주 해야해. 미용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머리카락은 자주 잘라주는게 좋아"
"그렇군. 명심하겠다."
짧은 머리가 이렇게 편하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우부라는 명심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자신이 직접 관리를 하겠다는 말은 아닌 듯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관리를 하겠다는 뜻이었으니 만족한 민준은 정리를 끝내고 나자 밖으로 나와 다시 저잣거리로 향했다.
"다시 돌아온 이유가 있나?"
"그냥 돌아다니는거지. 너희들이 필요한게 있으면 구경하고 말이야"
"하긴 오늘은 소복연이 했던걸 따라하는거니 토를 달면 안되는 일이지."
이렇게 자주 돌아다니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소복연이 했다는 말에 수긍한 듯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물론 장신구나 이런걸 보는게 아니라 어느 음식점이 맛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지만 가끔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좋다는 걸 알게 된 두 여인은 무척이나 만족한 듯한 표정이었다.
"강해지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긴 했지만 확실히 이런것도 필요하군 그래"
"맞는 말이다. 다른 여인들이 왜 가끔은 쉬면서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라고 하는지 알거 같다."
처음에 강해지기 위해서 필요한게 무엇이냐고 여인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이 마음에 여유를 가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부라와 소복연은 이해하지 못했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전장에 서는데 왜 여유를 가져야한단 말인가?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오늘 민준과 함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깨달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순간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는 것을. 그래서 자주 와야겠다고 하자 민준은 잘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석들이랑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배울게 많을테니까 힘내라"
"그렇게 해야지. 그래야 이녀석을 이길테니"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것보다 저녁은 어디서 먹을 것인가?"
"내가 아는 곳이 있으니까 거기서 한잔하자"
"아주 좋군"
말뜻을 바로 이해하는 민준을 보며 흡족하다는 듯 웃은 우부라는 크게 웃었고 구력거는 술 마시는 것 또한 지지 않겠다고 말하며 민준의 뒤를 따라갔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으아아
완결은..만족할만큼 적고 내야지요..흐지부지하게 끝내지말고..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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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7-18 02:10 new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헤헤~
-〉 감사합니다.
소드아트 2017-07-18 08:13 new
@산타복 크흠......
-〉 아주 좋은거죠
풍령화객 2017-07-18 08:46 new
여윾시 무한연재소설 소재는 끝없이 나오죠
-〉 아니다 이 독자야 ㅂㄷㅂㄷ
호감[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