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36/1909 --------------
<-- 호감 --> 안색이 안좋아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바뀐 예미를 보며 민준은 별일이 아니겠거니 생각했다. 호감을 가지는 것은 행동만 봐도 알 수 있었지만 몸에 이상에 관한 것은 도사가 아닌 이상은 알 길이 없었다. 거기에 예미는 요괴. 평범한 인간이 걸리는 질병에는 걸리지 않았으니 신경쓰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오빠 씻겨줘."
"또 이런다. 씻는건 니가 해야지? 다른 아이들도 있잖아?"
"히잉.."
이미 잠에서 완전히 깬 맹획이었지만 애교를 부리는 중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 민준은 다소 난폭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씻고오라고 했다. 다른 소녀들이 아직 민준과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는 걸 아는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예미의 손을 잡고 목욕탕으로 향했다. 혜미와 랑아는 쿨쿨 자고 있다가 민준이 번쩍 들어올리자 마지 못해 일어났는데 잠에 취해있던 랑아는 민준의 어깻죽지를 힘껏 깨물어버렸다. 얼마나 강하게 물었으면 자국이 남았을 정도였는데 문제는 이곳은 여인들이 키스마크를 남기는 장소였다. 물론 그녀들이 남기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긴 했지만 비슷한 장소다보니 민준은 미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녀석들이 했던건 기분 좋기라도 하지.."
자국을 남기기 위해 쪽쪽 빤 것과는 다르게 살점이 떨어진다고 생각될 정도로 강하게 깨물었던만큼 장난기많은 여인들에게는 좋은 놀림감이 된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내쉬고 있자 소녀들이 옷을 입고 나왔다.
"아우..그게 오빠..미안..한.거시다.."
그중에 당연스럽게도 랑아는 죄인이라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활기차게 흔들던 꼬리 역시 움직이지 않고 가끔씩 위 아래로 흔들릴 뿐이였다. 잘못해도 당당하게 미안한거시다! 라고 말하고 신경 안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주눅이 들어있는 모습을 보자 안쓰럽기도 했지만 이 위치는 자신보다는 여인들에게 무척 중요한 위치였기에 그녀들에게 설명을 한 뒤 용서를 받아주어야했다.
"히잉..오빠가 차가운거시다..지금까지 이러지 않았는데...모르겠다는거시다.."
평소같으면 반성하라고 하며 웃어넘길 민준이 갑자기 차갑게 대하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듯 안절부절하자 맹획은 일단 기다리라고 말하며 이히히 웃었다.
"답답한거시다..."
예전처럼 자신의 기를 죽이기 위해 그런건 아닌 듯 했지만 이런 식으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있자 가슴 한켠이 답답했던 그녀는 더욱 추욱 처진 상태에서 민준을 따라갔다.
"민준..어머.."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민준과 추욱 처진 랑아였다. 멀리서 봐도 단번에 티가 날 정도로 꼬리가 밑으로 말려있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던터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던 여인들도 당황했는데 민준의 목을 보자 랑아가 왜 주눅이 들어있는지 민준의 표정이 왜 이렇게 미묘했던지 알 수 있었다.
"저거라면.."
"그렇군..저정도라면 용서했다고 하면 우리가 화낼테니.."
다른 곳도 아니고 어깻죽지였다. 목솔미부터 시작해서 승모근까지 쭈욱 이어진 곳은 암암리에 키스마크를 하는 곳으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이빨자국이 있었으니 그냥 용서해주었다면 자신들이 화를 냈을 것이 틀림없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뭐 이정도면 되겠지..하아"
여인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대략적으로 이해를 시킨 듯 몸을 돌린 민준은 랑아를 바라보았다.
"미안한..거시다.."
"미안해 하는거 알아. 그리고 화난거도아니고. 그저 여기는 말이야.."
주눅이 들어있는 그녀에게 왜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자 아무런 말 없이 들었던 랑아는 조심스럽게 화가 안난거냐고 물어보았다.
"화 안났어"
"진짜인거시냐?"
"그래"
"다행인거시다!"
두번의 확인 끝에 민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랑아는 다시 기운을 차린 듯 특유의 자세를 잡았다. 양 팔은 골반에 걸치고 고개는 살짝 든 상태에서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드는 것으로 그녀 딴에는 위엄있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지만 보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귀엽게만 느껴지는 그런 자세였다.
"그럼 오늘은 고기를 구워야하니까 잠깐 옆으로 비켜있고...우경아 보경아 준비 하자!"
"네 형님!"
"오랜만에 힘 좀 쓰겟네요 크하"
이번에 바베큐를 굽는 것은 여인들의 우정을 돈독하게 할 겸 병사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축제였다. 시녀들 역시 대부분 자리에 앉아있었고 민준과 합을 맞춘지 오래되는 여인들만 남아서 그를 도와주게 되었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그릇을 가지고 오고 술을!"
"알아서 처먹어!!!"
그 말과 함께 다들 술을 쭈욱 들이키며 연회가 시작되었다.
민준과 순우경, 보경이 굽는 고기들은 전부 여인들이 있는 쪽으로 갔는데 백랑과 요마는 민준의 바로 옆에서 굽는 걸 구경하는 중이었다. 부족 내에서도 큰 멧돼지를 잡으면 다 함께 고기를 구워먹었다. 하지만 민준처럼 이렇게 불판에다가 고기를 구워먹지는 않았으니 이걸 배워서 산월에 써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민준은 고기를 구우랴 설명을 하랴 꽤나 바빳다.
"그냥 뒤집는게 아니네요?"
"그냥 막 뒤집으면 판에 들러붙으니까 안돼 그리고 이렇게 툭툭 칠 때는 기름을 떨어트리는거니까 불이 타는 곳에서 떨어진 곳에서 털어내야해"
"그런데 민준님 숯은 왜 이런식으로 깔아둔거예요?"
"빠르게 익히고 약한 불로 더 익히는거지. 빠삭하게 익히는 것도 맛있지만 이런거도 맛있잖아?"
"아..흐..흐거어요"
"안먹고 보고만 있으니까 그런거지. 먹으면서 들어"
그녀들에게 있어 어떻게하면 잘 굽나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보니 마지못해 입안에 넣어준 민준이 한마디하자 두 여인은 그제서야 먹기 시작했다.
"오늘은 일단 즐겨. 내일부터 어떻게 하면 잘 굽는지에 대해 알려줄테니까"
"네!"
그제서야 두 여인은 고기를 먹는 것에 집중했고 민준은 더욱 열심히 고기를 구울 수 있었다.
"배부른 거시다. 예미는 왜 아까 전부터 안먹고 있는거시냐?"
"저도 배불러요 언니."
"엑? 언제 먹은거시냐"
"언니가 고기를 흡입하고 있을 때 우리도 먹었지."
유독 민준이 구워주는 방식의 고기를 좋아했던 랑아는 거의 접시에 코를 박고 먹었다. 그래서 따로 그릇을 하나 더 받아온 예미와 혜미는 천천히 먹었는데 그것도 모른다는 듯 랑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변을 봐. 다들 이제 고기보단 이야기와 술을 먹고 있잖아"
"오오 그런거시다. 나도 마시는거시다! 과일주 맛있는거시다"
"그전에 얼굴 좀 닦아라 왜 그러고 있냐"
코와 입이 돼지기름으로 맨질 맨질했던터라 어이가 없었던 민준은 그녀의 얼굴을 깔끔하게 닦아두었고 혜미와 예미에게도 닦아줄까라고 물어보았는데 보는 시선들 때문에 예미는 거절했고 혜미는 애 취급하지 말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하. 그래 알았다. 그럼 천천히들 먹어. 나는 오랜만에 주당들이랑 마셔야겠다."
이제 사람들이 고기를 받으러 오는게 뜸해졌으니 시녀들에게 맡겨도 된다는 듯 주당들이 마시고 있는 자리로 향했고 랑아는 과일주를 한병 받아와 고기와 홀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돌아왓습니다.
--
Baramdolyi 2017-07-11 01:58 new
옙 쉬십쇼
-〉 다녀왔습니다
리수진 2017-07-11 02:04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07-11 06:36 new
천천히 쓰세요 끝없는거니 천천히가도 아무도 머라고 안해요
-〉 무슨 소리를 하는거죠 하하
Mable Fantasm 2017-07-11 08:08 new
@완결은 아직도 999년남았으니 천천히 일일연재하면된다 작가야
-〉 거절한다 독자야! 빨리 완결내고 사라질거다
누라오 2017-07-11 10:55 new
도겸이야 장비야 뭐지..
-〉 낮에 읽어보고 이상하면 수정하겠습니다 orz.
호감[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