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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감 --> 1주일 뒤 흉노와 오환에서 사람들이 출발했다는 소식이 기린으로 날아왔다. 전서구를 통해 연락을 한만큼 서신을 받기 3일전쯤에 출발했을꺼라 생각한 여인들은 다시 바빠졌다. 정확히는 문인에 속하는 여인들이 바빠졌다. 민준이 그랬던 것처럼 진류에서 몇일 쉬고 오긴 해도 40일에서 50일 사이로 도착하는만큼 그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하는만큼 이것 저것에 대해 토론을 했다.
하루 밤새는건 일도 아니었고 토론장에서 쪽잠을 자고 이틀 삼일을 밤새는 여인들까지 나왔다. 손님들이 찾아오는 일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해야되냐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이건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이러다보니 민준도 덩달아서 바빠졌다. 그에게 딱히 무슨 일이 일어난건 아니었지만 몇일 밤새고 찾아온 여인들이 투정을 부리거나 함께 잠을 자고 싶다고 하여 같이 자주다보니 바빠진 것이다.
"요즘 오빠를 보기 힘든거시다."
"그러게요.."
"재미없는거시다!"
가끔 민준과 있다보면 맛있는 걸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게 없다보니 아쉽다는 듯 투덜거린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바쁘잖아. 그녀석도"
자신들에게만 신경써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말하자 나무 위에서 맹획이 왁! 라는 소리와 함께 뛰어내렸다.
"@##@$#"
"무..뭐하는거시냐! 놀란거시다!"
혜미는 기척을 읽어 놀라지 않았지만 예미와 랑아는 무척이나 놀랐다는 듯 폴짝 뛰어올랐다.
"뭐하는거야? 소꿉놀이?"
"그냥 이야기"
"나도 나도!"
"그래 알았으니까 달라붙지마."
"왜? 왜 안돼? 싫어?"
"싫은건...아니지만.."
달라붙는게 부담스러웠던 혜미는 그녀에게 단호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똘망 똘망한 시선으로 왜에? 하고 물어보는 맹획을 보며 포기한 듯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자 꼬옥 끌어안은 그녀는 히죽 히죽 웄었다.
"그런데 왜 혜미를 그렇게 끌어안는거시냐?"
"시원해"
"...내가 시원해서 그런거야?"
"그리고 귀여워!"
"아...내가?"
"응! 귀여워! 헤헷"
귀엽다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던 맹획이 웃자 왠지 부끄러웠던 혜미는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걸 느꼈다.
'내가 귀엽다고..?'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는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귀여운걸로 치면 랑아가 훨씬 귀여웠고 조신한건 예미였다. 그녀 자신은 그런 것보다는 전사라고 생각하여 꾸미는 것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처음으로 귀엽다는 말을 들었으니 기분이 복잡했다.
도대체 이 기분이 뭘까 생각하고 있자 맹획은 장난기 가득한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 놀린거야?"
"아니야! 진짜 귀여워 그게 아니라 심심하다고 했는데 같이 놀러갈래?"
"놀러? 탐험인거시냐!"
"탐험은 아니야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거"
"재미있다니 뭐예요?"
"오빠야 방에 놀러가는거! 이 시간에는 언니들이 나왔을거든 그러니까 오빠야 혼자 있단 말이지"
밤새 토론하느라 피곤했던 여인들은 민준의 품에서 잠을 잔다. 물론 잠만 자는게 아니라 관계도 가지긴 하지만 점심때는 일어나서 방으로 돌아갔다. 잠을 1시간 자든 2시간자든 정오까지는 비켜주어야하는만큼 이 시간에는 민준 혼자 있다는 말이었다.
"오빠..혼자 있는거시냐? 한번 가보고싶은거시다!"
탐험을 좋아하던 랑아는 이곳 저곳을 다녀보았는데 민준의 방은 들어가본 적이 없었다. 몰래 가보려고 할 때마다 여인들이 함께 있었기때문인데 맹획이 가자고 하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예미 역시 당연히 반론을 하지 않았으니 소녀들은 민준의 방을 탐험하는 걸로 결정을 하고 빠르게 이동했다.
"역시 분위기가 좋은거시다"
돌다리 밑으로는 잉어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나무들 역시 분위기가 좋았기에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자 큰 집임에도 불구하고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걸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자 맹획은 눈을 반짝이며 침대로 뛰어들었다.
"으으음.."
전날 가후와 제갈근을 안아주느라 11시쯤에 잠들었던 민준은 침대가 흔들리는 것에 인상을 찌푸릴 뿐 깨지는 않았다.
"들어와 여기 좋아"
"앉아도 괜찮은건가요.."
"호에...이거 보는거시다 신기한거시다"
예미는 내심 침대에 앉아보고 싶었다는 듯 조심스럽게 앉았고 혜미 역시 방을 구경하는 건 관심이 없었기에 대충 걸터앉았다. 오직 랑아만이 민준의 방에 있는 것들이 신기하다는 듯 구경을 했다.
"우오! 이건 무엇인거시냐? 신기한거시다"
돌출된걸 누르자 빛이 나왔다. 현대에서는 이걸 후레쉬라고 부르는데 혹시 모르는 일을 대비하여 한개 가지고 온 것이었다. 그걸 알리가 없는 랑아는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다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침대로 향했다.
"우와 푹신한거시다! 여기는 잠이 잘오는거시다"
자신들의 방에 있는 것보다 몇배는 푹신해보이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랑아는 잠이 온다는 듯 하품을 했다. 이미 맹획은 민준의 품안에서 쿨쿨 자고있었기에 랑아도 어느순간 잠에 빠져들었다.
"후아암...어? 이거 참.."
오후 4시쯤이 되서 잠에서 깬 민준은 오른손이 무거운 걸 느끼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그곳에서는 맹획이 기분 좋게 쿨쿨 자고있었다. 가끔 이런식으로 손상향이나 다른 소녀들과 함께 침대로 들어오는 일이 있었던터라 그건 놀랍지 않았지만 오늘 함께 온 소녀들은 평소의 아이들이 아닌 랑아,혜미,예미였다.
예미는 맹획과 대화를 나누다가 잔 것인지 바로 옆에서 같이 팔베게를 하고 있었고 혜미와 랑아는 아무렇게나 자고 있었기에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두 소녀의 볼을 콕콕 찔렀다.
"으음.."
"후웅..더 잘래에에"
"으이고 언제 온거야?"
"아까아아..."
뒤척이는 예미랑 다르게 바로 깬 맹획은 민준의 품안에 안겨서 꼼지락거렸다. 이 모습이 엄청 귀여웠지만 계속 자게 내버려두면 밤에 못자는 만큼 일어나라고 하자 그녀는 하품을 하며 일어났다.
"예미야. 일어나야지"
예미한테도 똑같이 해주자 뒤척이던 그녀는 계속해서 볼을 찔리는 감톡때문에 어쩔 수 없이 눈을 떳다. 그런데 눈 앞에 민준이 있는 걸 보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어..저.."
"잘잤어?"
"네..그게 오라버니의 품안에서..잠든건가요?"
"내 팔을 베고 잔건 맞는데 맹획이랑 껴안고 자고 있더라"
"그..그렇군요..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해. 그럴수도 있는거지. 그런데 어쩌다 들어온거야?"
이건 화를 내려고 물어본게 아니었다. 그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던 세 소녀가 이곳에 들어온게 신기해서 물어본 것이었다.
"그게..맹획이 지금이면 아무도 없다고 해서 호기심에 그만"
"잘못한건 아니니까 괜찮아. 그리고 조금있으면 밥먹어야할 시간이니까 일어나서 씻자"
그말을 끝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가만히 있던 예미는 명치부분이 쿡하고 쓰리는걸 느꼈다.
"왜 그래?"
"아..아니예요."
이 고통이 요마가 해둔 봉인이 한겹 풀릴 때 느껴지는 고통이라는 걸 모르는 예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오능 아니죠 정확히는 수요일은 업로드가 안될거예요.
4일간 알바하면서 무리하게 글을 적었더니 힘이 빠지는게 재충전의 시간을 좀 가지겠습니다
ㅠㅠ
호감[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