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16화 (1,716/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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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 --> 구력거와 우부라가 죽일 것 같이 싸우는 모습을 본 혜미는 이제야 전사다워졌다고 이야기했고 예미는 저러다가 누구 하나 다치는게 아닐까 걱정했다. 랑아의 경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민준이 알려준걸 연습하는 중이었다. 원래는 대결을 하는 곳 바로 옆에서 돌을 부딪혔는데 딱딱거리는 소리에 사람들이 신경쓰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옮겨서 하게 된 것이었다. 아직 서툴러서 그런지는 몰라도 돌이 으깨어지거나 불씨가 붙었는데 바람을 세게 불어 나무뿌리가 그대로 날아간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분명 민준과 함께 있을 때는 잘되었는데 혼자서 할 때는 잘 안되자 신경질이 난 듯 돌을 집어던졌는데 신의 장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끙끙거릴 때보다 더 큰 불씨가 튀었다.

"짜증나는거시다! 왜 안되는거시냐!!"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크게 난관에 부딪히자 랑아는 오랜만에 짜증을 냈다. 그렇다고 요기를 사용하며 주변을 개판으로 만드는건 아니었고 눈앞에 있는 나무를 할키며 화풀이를 할 뿐이었다.

"뭐하는거냐. 힘이 너무 들어갔잖아."

처음부터 본건 아니고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던 민준은 랑아가 혼자 어디까지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만히 있었다. 그런 시선을 알아차린 것인지 그녀는 민준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않고 끙끙거렸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난 지금 짜증이 폭팔한 그녀가 하는 법이 어렵다고 하자 피식 웃어버린 민준은 그녀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오빠 이거 하기 어려운거시다! 분명 오빠랑 했을 때는 잘되었는데 지금은 안되는거시다!!"

쌓여있던 짜증을 토해내듯 말하자 민준은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강하게 꼬집은건 아니고 살며시 꼬집은 상태에서 쭈욱 잡아당겼는데 당황한 랑아는 무엇을 하는거시냐?! 라고 소리를 쳐버렸다.

"뭐하기는 진정하라고 한거지. 그럼 랑아야 일단 아까 전에 부싯돌로 썻던 돌들이 어떤건지 가져와볼래?"

쓰던 돌들은 가루가 되었지만 최대한 비슷한 것으로 가지고 오라고 하자 주변을 둘러본 그녀는 동글 동글하고 이쁜 것으로 두개 가지고 왔다.

"이거시다! 이것으로 만든거시다!"

"랑아야. 어제 내가 부싯돌을 준건 어떤건지 기억나?"

"응 기억나는거시다! 이런거시였다!"

주변에 있는 돌들 중 투박하게 생긴 돌을 두개 잡아서 건네주자 잘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해 머리를 쓰다듬어준 민준은 왜 둥근 돌이 아닌 이런걸 사용했는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두개 다 이렇게 동글동글하면 면적이 작아서 불똥이 튀지 않아. 적어도 하나는 넙적해야지 그리고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 손목으로 하는거야. 인간들은 힘을 어느정도 줘야하지만 요괴들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해봐"

"오오! 해보는거시다!"

설명을 듣고 다시 한번 해본다고 손을 번쩍 들자 민준은 그게 아니라는 듯 손을 내렸다.

"그렇게 내려치면 부서지니까 이정도 높이에서 돌을 순식간에 긋는다고 생각하고 해봐"

"하는거시다!"

민준이 알려준대로 하자 불똥이 튀겼다. 오오 소리를 내며 몇번해본 랑아는 어제 했던 것처럼 마른 나무뿌리에 불씨가 떨어지게 하고 후후 하고 불어 불씨가 죽지않게 하며 장작이있는 곳으로 가져갔다.

"잘하네. 그런 식으로 하면 되는거야.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어떻게 해야한다?"

"습도가 높은만큼 끈기를 가져야한다고 들은거시다! 거기에 마른 것들은 구하기 힘드니 불이 살아있으면 주변에서 말리라고 한 거시다"

"잘했어! 역시 탐험대장이네!"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어준 민준이 웃자 랑아는 빨리 탐험을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3일간 쉬어야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이것 저것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오라버니. 혹시 일이 끝나셨으면 저 노래 연습..해주실 수 있나요?"

"아 그래 그것도 있었지. 저쪽으로 가자. 랑아도 갈래?"

"노래? 예미가 노래하는거 들을 수 있는거시냐! 가는거시다!"

"아우..부끄러워요"

아직 능숙하지 않다고 생각한 예미였지만 새요괴인 덕분일까 노래가 엄청 능숙했다. 고음이 장점이라는 듯 높은 음을 가진 노래도 능숙하게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청아한게 장점이었다. 그래서 민준은 예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하자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응? 예미 너 열나는거시냐?"

"네? 아니요 그럴리가요. 왜 그러세요?"

"지금 볼이 살짝 붉어진 느낌이 나는거시다"

"부끄러워서 그런거예요. 원래 오라버니 앞에서 연습한거 말고는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처음이거든요.."

"예미가 부끄러움이 많았다는걸 깜빡한거시다!"

원래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한 아이였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는 듯 웃은 랑아였지만 방금 전 붉게 물든 얼굴은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다시 한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게 왜 신경쓰이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던 랑아는 민준이 빨리 오라고 말하자 깜짝 놀라 그들을 따라갔다.

"와~ 멋진거시다!"

민준이 예미와 함께 도착한 곳은 작은 쉼터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원래는 태풍이 와서 쓰러진 나무가 있던 곳으로 워낙 큰 나무였던터라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 그대로 내버려둔 곳이다. 거기에 나무가 썩어가면서 거기에 벌레들이 많이 꼬이게 되어 흉노는 일정범위까지 집을 짓지않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도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두는 것보다는 작은 쉼터로 바꾸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민준은 양해를 구한 뒤 예미와 함께 조금씩 치우기 시작했다. 반쯤 썩은 나무부터 멀리 치워버리고 주변에 자라있는 풀을 자르면서 아무것도 없는 공터를 만들 후 통나무를 잘라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마음같아서는 정자를 만들고 싶었지만 흉노의 건물들과는 너무 안어울릴 거 같아 포기를 하고 이런식으로 통나무를 잘라 의자를 만드는 것으로 대처한 것이었다. 비가오는 날에는 이곳에서 연주를 할 수 없었지만 평소에는 10명정도가 앉아서 쉴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 된 것이었다.

주변을 돌아다니는건 관심이 많았지만 마을 자체를 제대로 돌아다녀본 적이 없는 랑아는 놀란 듯 박수를 쳤고 민준은 진정하라고 말하며 기타줄을 튕겼다.

"음~음음~음~~"

아직 노래는 제대로 익힌게 없고 음만 알고 있는 상태라 이런식으로 노래를 부른 예미였지만 이것도 꽤나 능숙해서 즐겁게 들은 랑아는 그녀를 칭찬하며 더욱 많은 노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좋아해주시니 저도 기쁘네요"

"넌 잘부르는거시다! 나중에 부족에서 이렇게 노래를 불러주면 사람들이 분명 힘을 낼 거시다!"

"맞아. 예미야 넌 노래가 능숙해. 그래서 기린에 가면 악기 하나 선물로 사줄게"

"악기요?"

"응 기타는 내가 쓰는거고 너한테 어울리는 악기도 하나 있어야하지 않겠어?"

"부우! 나도 선물을 주는거시다! 선물이 필요한거시다! 예미만 주는건 너무한거시다!"

"당연하지. 너는 탐험복을 선물로 줄까 생각중이고 혜미는 다른걸 구상중이야"

"타..탐험복! 오오 그게 무엇인거시냐? 지금 입은 옷이랑은 다른거시냐?"

"그래. 다른거다."

민준이 살던 세계에서는 탐험복이라고 하여 여러가지 기능이 있는 옷이 있었다. 그걸 사서 선물로 줄 생각이라고 하자 눈을 반짝인 랑아는 기대된다는 듯 꼬리를 흔들었고 예미 역시 악기를 선물받는다는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인지 음이탈을 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협상[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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