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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 --> 아침이 밝아오고 잠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민준은 남아있는 재료로 볶음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혹시 몰라 가방에 쌀도 어느정도 챙겨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냄새를 맡은 랑아는 금방 눈을 떳지만 새벽 늦게까지 뒤척이던 두명의 소녀들은 곤히 잠이 들어있었다. 평소 같으면 그녀들에게 일어나라고 할 랑아였지만 전날의 여파가 남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모닥불에 장작을 두어개정도 더 던져둔 다음 흡족하게 웃으며 민준의 옆으로 향했다.
"좋은 아침이야"
"푹 자고 일어난거시다! 어제는 한 것도 없었는데 피곤했던 거시다."
"그야 그렇지. 그리고 저 녀석들 안깨운건 잘했어"
"헤헤 그거야 딱 보면 아는거시다! 이무기도 그렇지만 황룡님을 만난다고 긴장했던거시다! 더 자도 되는거시다"
칭찬을 받자 우쭐 한 듯 양 손을 허벅이에 올리고 엣헴! 이라는고 말한 그녀는 마치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는 듯 고개를 치켜올리고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이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장난을 조금 쳐볼까 생각했던 민준이었지만 괜한 짓을 했다가 예미와 혜미가 깨는건 막아야했기에 랑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헤 오빠의 쓰다듬은 기분 좋은거시다! 더 해달라는거시다!"
"그런데 랑아야. 혜미의 경우 위험을 감지하면 마한이 찾아오는거 아니었어?"
"급이 높은 요괴를 상대할 때는 무턱대고 찾아가지 않는거시다. 전사들 중 몇명을 선별해서 가는 거시다. 그리고 실패할 때를 대비하여 차기 족장까지 뽑아둬야 하는거시다!"
위험을 감지하면 찾아오는건 사실이었지만 급이 높은 요괴를 상대할 때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전사들을 모집하고 차기 족장을 선별한 후 떠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남은 도마뱀 요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의외로 체계적이네"
"나도 그부분은 꽤 많이 놀란거시다. 하지만 부족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도마뱀요괴들이 전부 위험에 처하는거시다! 그러니 해야만하는거시다!"
이럴때는 소속이 있는 요괴 답다고 생각한 민준은 더 많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요리를 준비했다. 랑아는 충분히 쓰다듬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자고 있는 소녀들의 옆에서 장작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랑아야 그러지 말고 이리와. 밥먹자"
"아직 안일어난거시다!"
"일어나려면 조금 걸릴거 같으니까 먼저 먹자"
7시부터 준비하여 8시쯤에는 준비가 끝났지만 9시가 넘어가는 시간에도 일어나지 않는 두 소녀를 보며 먼저 먹자는 말을 한 민준이 손짓하자 랑아는 마지 못해 밥을 먹었고 두 소녀가 일어난 시간은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제대로 잤다면 반나절이 넘게 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녀들은 어딘가 멍한 표정으로 잠에 취해 있었다.
"너무 푹 잔거 아닌거시냐!?"
"그러게요 하암..엄청 졸려요."
"맞아..왜 이렇게 졸리지?"
새벽에 두근거려서 잠을 못잤다는 걸 잊어버린 듯 고개를 갸웃거리던 두 소녀는 민준이 밥을 먹자고 하자 생각하기를 포기한 듯 두 볼을 두들기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밥 다 먹고 나면 씻고 돌아가는거야. 알았지?"
"돌아가요?"
"설마 우리 떄문에 그런거야?"
"아니 너희가 늦게 일어나서 그런게 아니라 어제 이무기를 본 것도 있고 해서 나중에 다시 오자고."
소녀들이 늦잠을 잔건 크게 상관없었다. 만약 이동할 계획이었다면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그녀들을 깨웠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전날 그런 일을 겪었으니 돌아가는게 좋다는 판단을 하여 돌아간다는 말을 한 것이었다.
"다행이다. 난 또 늦잠잔거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어"
"그런게 아니니까 천천히 먹어. 아 그리고 아까 너 잘 때 랑아랑 말했는데 마한은 괜찮은거냐?"
"아빠? 괜찮을거야. 요마언니가 방금전에 설명해주었는데 큰 문제없이 끝났다고 했어"
"문제?"
"응. 오빠를 믿었다는데?"
요마가 요기를 이용해서 알려준 내용은 문제가 일어났을 때 마한이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어마 어마한 요기를 느껴 백랑과 요마도 긴장하고 있었는데 민준이 함께여서 그걸 믿고 기다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듣자 그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무기가 그렇게 대단한 새끼였어?"
'우리도 몰랐는데 요력이 어마 어마해서 요마언니도 이길 수 없다고 했어"
"그정도란 말이지..허 참..그걸 한방에 날려버린 황룡은 얼마나 대단한거야"
"그분은 무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신 분이야.."
황룡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직접 경험해보면서 느꼈다. 그런 분에게 장난을 치는 민준 역시 어마 어마하게 느껴졌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중압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오빠로 느껴지는 것이었지만 정작 민준은 그런것보다 이런게 더 좋다는 듯 껄껄거리며 웃었다.
식사가 끝난 후 다시 흉노로 돌아오자 소복연은 완쾌를 한 듯 멀쩡한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걱정하고 있던 백랑과 요마, 마한은 아이들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멀쩡한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또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요괴라고 모성애나 부성애가 없는게 아니었던만큼 감사하다고 말하자 괜히 기분이 이상해진 민준은 겸연쩍은 듯 뺨을 긁었다.
"이무기는 얼마나 강했나?"
"몰라"
"모른다니. 어느정도 느껴지는게 있지 않나?"
"어이없게 들릴지는 몰라도 신수나 흉수들이랑도 어울리고 하다보니까 얼마나 강한지 감을 못잡겠던데? 거기에 황룡이 한방에 처리해서 말이야."
5천년이나 되는 요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방에 쓰러진만큼 어느정도다 라고 감을 잡지 못했던 민준이 그렇게 말하자 마한은 살짝 당황한 듯 헛기침을 했다. 그러면서 황룡이 직접 강림했다는 것에 놀라며 감사의 뜻을 전해달라는 말을 하고 산월로 돌아갔다. 마음같아서는 더 있고 싶었지만 부족을 대표해서 온 것인만큼 오랜시간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고 그걸 아는 혜미는 아쉬워하면서도 같이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을 경험하면 돌아갈 법도 했지만 솔직히 이번 여행은 무척이나 재미있다고 느끼고 있어 그런 것이고 그걸 안 마한은 같이 가자는 말을 하지 않고 민준에게 잘부탁한다는 말을 할 뿐이었다.
요마의 입장에서는 기분나쁠 수도 있는 이야기였지만 5천년의 요력을 가진 이무기가 상대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듯 이해했다.
"빠르게 돌아가버리는구만..그럼 난 좀 쉬어볼까."
'아 민준님 그전에 한가지. 부탁해도 되나요?"
"부탁?"
"네. 혹시라도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으니 아이들이 탐험할 때 동행해주실 수 있나요?"
만약 그가 바쁘다면 이런 부탁을 하지 않았겠지만 흉노에서 지금 민준이 하는 일은 단 한계도 없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으음..하고 신음소리르 내뱉은 민준은 알았다는 말을 했고 가만히 듣고 있던 소복연은 내심 기뻐진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그리고 내일은 글이 올라오가지 않습니다.
원래 제가 금토 알바를 하면서 토요일에는 글을 올리지 않던 것을 무리해서 올리다보니 너무 지치기도 하고
이번주는 금토일월 알바라 4일 내내 글 적다가는 날림이 될거 같아 내일은 올라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이번주 일정은 금토일월 알바/ 수목 다른 친구 올라옴 / 금토일월 불알친구들과 약속 이런 일정이지만 최대한 올리도록 힘내겠습니다 ..
협상[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