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710화 (1,710/1,909)

-------------- 1710/1909 --------------

<-- 협상 --> 다시 흉노에 도착하자 가장 격하게 반긴건 우부라였다. 어짜피 이곳에서 할 일이라고는 우부라와 구력거의 대결 그것 말고는 없었다. 오환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주긴 했지만 흉노의 사람들은 다른 이민족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기린에서 올 인원들을 위한 새로운 집을 짓는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만드는게 좋겠냐고 의견을 물어보고 있었으니 민준은 거기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보일 뿐이었다.

"으아!!!"

"죽어라!"

진짜 죽이는건 아니었지만 대결이 한창이었던 두 사람은 입에 담기 힘든 욕까지 하며 서로를 쓰러트리기 위해 열심히었다. 문제가 있다면 둘의 실력이 비등비등하여 오늘 하루로는 결판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었다. 이건 여인들도 느낀 것인지 각자 할일을 하기 시작했고 여포는 두 여인이 대결을 하는걸 보며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마음에 안드냐."

"그래. 아주 마음에 안들어. 저녀석들 내가 가르쳐도 되는거겠지?"

"둘을 동시에 가르친다면 상관없지 않아? 그것보다 저 녀석들 죽어나겠군."

"그것도 못버티면서 전사라고 할 수 없지. 그러니까 몸이나 좀 풀어볼까."

두 여인에게 선택권은 없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하는 여포를 보며 머리를 쓰다듬은 민준은 몸 상하지 않게 적당히 가르치라고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랑아는 뭔가 생각이 난듯 똘망똘망한 눈으로 민준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헤헤..나도 배우고 싶은거시다!"

"뭘?"

"저거! 나도 해보고 싶은거시다! 해도 되는거시냐!?"

여포에게 배우는 걸 해보고 싶다는 듯 말하자 민준은 상관없다고 했다. 요즘 들어 혜미가 기령과 장료와 대결하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랑아도 호기심이 생긴 듯 보였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나중에 하라고 하겠지만 요괴인만큼 걱정할게 없다고 판단한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백랑에게 잘 보라는 말을 속삭였다. 이건 랑아를 못믿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녀가 잘못 힘을 휘둘러 주변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저..오라버니!"

"응?"

어느세 예미도 민준을 오라버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녀도 부탁이 있다는 듯 민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저는 노래. 가르쳐주시면 안되나요?"

"노래? 기타로?"

"네. 오라버니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심금이 울리는게 저도 그런 멋진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그럼 지금 당장 해볼까?"

어차피 시간이 널널한만큼 바로 시작하자는 듯 기타를 꺼낸 민준이 자리에 앉아 예미도 옆에 앉았다.

"일단은 발성부터 연습해보자. 자 따라해봐"

기타로 음을 내며 따라해보라고 하자 그녀는 쉽게 따라했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인지 새 요괴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했다고 칭찬을 한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쓰다듬어주는거 엄청 좋아요..뭐랄까..안정되는 기분이예요"

"그래? 그럼 다행이네. 가끔은 싫어하는...음....싫어하는 녀석이 있었던가..?"

말을 하다말고 고개를 갸웃거린 민준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몇몇 자신의 머리에 손을 올린건 네가 처음이다 라고 말한 여인들은 있었지만 싫어하는 여인들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어색하게 웃자 머리를 쓰다듬 받고 있던 예미는 무슨 일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문제 있으신가요?"

"문제는 아닌데 음..아니야 넌 몰라도 되는거야"

"네. 그럼 오라버니 다시 한번 해봐도 되나요?"

예미가 랑아와 다른 점 그건 절제할 줄 안다는 것이었다. 랑아의 경우 한번 호기심이 생기면 답을 알 때까지 옆에서 물어보는 반면 예미는 언젠가 말해주겠거니 하면서 한발 물러나서 기다렸다. 어느게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말하기 껄끄러운 것까지 물어보는 랑아보다는 예미가 상대하기 편하다고 느끼고 있자 어느세 눈 앞에 달려온 랑아가 인상을 쓰고 두리번거렸다.

"왜 그러냐 넌?"

"뭔가 기분나쁜거시다! 누군가 내 욕을 한거시다!"

"허...."

"오라버니가 한거시냐?"

"내가? 아니?"

"으응..모르겠다는거시다..."

분명 문언가를 느꼈는데 무엇인지 알기가 힘들었던 랑아는 몇번이나 주위를 둘러보더니 다시 여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자 그럼 우린 다시 연습해볼까?"

"네"

예미 역시 랑아가 갑자기 이러는게 이상했지만 욕한게 아니었으니 상관없다는 듯 노래하는 것에 열중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을 한 그녀는 어떻게하면 음정을 높이고 낮추는 지 알게 되었다. 단 하루만에 이런걸 깨닫는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민준이었지만 마침 훈련이 끝난 랑아와 혜미가 같이 씻으러 간다며 그녀를 데리고 갔기에 가볍게 손을 흔들어줄 뿐이었다.

"으음..."

"요마 넌 왜?"

"요즘들어 아이들이 민준님께 관심을 많이 보이는 거 같아서요"

"그냥 호기심같은거 아니야?"

'그런 경우도 있는데 다흔 경우라면 문제가...아 민준님은 상관없으시겠네요"

"무슨 문제길래 그래?"

'요괴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사랑이라는 걸 깨닫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순간 감정이 폭팔하게 되죠."

'그게 좋은거 아니야?"

"민준님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요괴들은 인간들과 다르게 처녀를 소중히 한다거나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면 안된다. 그런게 없어요. 저나 백랑이 특별한거지요. 하지만 사랑을 알게 된 요괴는 그 상대방을 원하면서 그 사람과 관계를 가지면서 성욕을 풀려고 하죠. 이경우는 요괴도 힘들어요. 그런데 인간이라면 버티지 못하지요.."

"아....그 뜻이었어?"

잠자고 있던 성욕까지 폭팔하며 발정이 난다는 뜻으로 만족할 때까지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었으니  요괴가 아닌 인간의 몸으로는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복상사를 당하는 인간도 한두명이 아니었는데 민준의 경우 요괴는 고사하고 신수들까지 몇일동안 안아주고도 멀쩡했으니 요마는 걱정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럼 인간이 복상사당하면 어떻게 하는거야?"

"아이를 가지면 키우고 그게 아니라면 새로운 남자를 찾아떠나죠. 다만 다른 요괴들이랑 다르게 비슷한 인상을 가진 이들만 만나게 된다는 점이예요."

요괴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혼인까지 맺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괴 쪽에서 오래 살다보니 인간을 떠나보게 된 후에는 그들을 추억하며 새로운 이를 만나는데 어릴 때부터 사랑에 눈 뜬 요괴는 그를 잊지 못해 혼자 살거나 새로운 이를 만난다고 해도 비슷한 인상을 가진 이들만 만난다는 점이었다. 그런 것에 있어서는 민준이 다른 인간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차라리 다행이었다.

"하하..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뭐 이건 제가 착각한 것일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반대할 요괴들은 없을거예요."

평범한 인간이라면 반대를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방덕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허락할 이유가 충분했던만큼 요마는 활짝 웃었다.

"아 그리고 나중에 방덕님이 꼬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꼬리?"

"네. 그.저도 나중에 좋아하는 분이 생기면 해보려고.."

"그럼 만나게 해줄까?"

"네? 지.진짜요? 그럼 저야 좋죠!"

삼미호의 입장에서 구미호를 만난다는 건 정말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으니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인 요마는 기대감으로 가득찼고 민준은 분신을 통해 연락을 넣었다. 물론 흉노 내에서 만나긴 애매했던만큼 이곳을 나가면한번 만나보자고 약속을 잡자 요마는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듯 콧노래까지 중얼거렸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조금 늦었습니다.

리리플은 내일 글부터 다시 달도록 하겠습니다!

협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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