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95화 (1,695/1,909)

-------------- 1695/1909 --------------

<-- 새로운 임무. --> 민준은 거하게 요리를 만든 다음 흉노에게도 맛을 보라고 건네주었다. 그가 만든 것은 멧돼지고기 김치찜과 멧돼지고기 야채볶음, 직화구이 이렇게 3개였다. 맛은 다르게 했다고 해도 같은 고기인만큼 금방 질릴수도 있었기에 잘게 잘라 식감의 변화를 주면서 음식을 만들자 흉노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인들까지 맛있다는 말을 하며 밥을 두그릇씩 싹싹 비워버렸다. 이런 식으로 먹을 때 가장 기뻣던 민준은 흡족하게 웃었는데 소복연은 이 때가 기회라는 듯 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중간에 혀를 한번 씹기는 했지만 나름 잘 전하고 도망치듯 떠나자 구력거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흠..소복연이 감사의 말을 하다니 이건 또 놀랍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던 구력거는 헉을 쓰다듬더니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소복연이 앉아있었는데 표정이 미묘했다. 기뻐보이지도 슬퍼보이지도 않았기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소복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뭔가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말하고 나니까 별거 아니네요."

"그런가? 그보다 무엇이 널 변하게 만들었나?"

"진심..이라고 할까요. 구력거님은 저한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셨지만 이건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다른 분들은 달랐어요. 절 진심으로 대한다고 느껴졌어요."

이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싸움을 싫어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시를 받았는데 그들은 그걸 이해해주었다. 특히 민준은 자신도 싸움을 싫어한다고 말하며 동조해주었으니 무언가 마음이 위로를 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소복연은 빙긋 웃을 수 있었다.

"네가 좋으면 좋은거겠지. 만약 우리쪽에서도 기린의 말을 배워올 사람을 찾는다면 널 추천하도록 하지"

"배려 감사합니다."

신경써주는 것이 고마웠던 소복연이 고개를 숙이자 그럴 필요 없다는 듯 웃었다.

"그쪽에 있어봐야 마음을 열 수 없을거 아닌가? 거기에 네가 혼인 적령기가 된다고 해도 원하는 이가 없을테니 여러모로 문제가 많을 것이니 네가 가는게 가장 좋겠지."

오환에서는 일정 나이가 지나면 혼인을 맺어야한다. 바로 상대를 점찍는건 아니었지만 최대 3년도안 부족에 있으면서 마음에 드는 이를 골라야했다. 만약 경쟁자가 있으면 이성이 짝을 고르고 짝을 고르지 못할 경우 싸움에서 이기면 되는 규칙이었다. 하지만 소복연은 남자들이 꺼리는만큼 혼인을 맺을 가능성이 적었다. 그렇게 되면 입지가 더욱 좁아지니 차라리 기린에서 글을 배우면서 괜찮은 남자를 데리고 오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구력거는 돌아가면 도와주겠다는 말을 했다. 그녀를 측은하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함께 있게 된 만큼 그녀도 행복하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뭐야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어?"

'오. 민준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은 고맙다는 말을 하고 갑자기 가버리니까 뭔가 싶어서 왔지."

"그럼 난 자리를 비켜주도록 하겠다."

두 사람이 대화할 자리에 끼어있어봐야 난감한만큼 자리에서 일어난 구력거는 적당한 곳에 앉아 시간을 보냈고 단 둘이 되자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감을 못잡았던 소복연은 고개를 숙여버렸다.

"음..내가 뭐..잘못한건 아니지?"

"그건 아닙니다. 그저 감사의 뜻을 전하고 나니 기분이 이상해서 그렇습니다."

"어떻게 이상하길래 그래?"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없어?"

"네 그렇습니다. 아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환에서 붕 뜬 존재였습니다. 싸움을 싫어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만 여러분들은 진심으로 절 대해주셨으니까요"

"그렇구나 다행이다 난 또 싫어하는 줄 알고"

"아.아닙니다 어띠 제가 그런.."

1

위안을 준 사람을 어떻게 싫어한단 말인가? 그래서 격하게 부정을 하자 민준은 다행이라는 듯 웃었다. 문제는 이러는 와중에 냄새를 맡은 요술서가 오랜만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뭐임? 뭐임? 지금 또 여자 꼬신 것임? 왜 나를 안부름!?-

"그런거 아니다."

-아니긴 지금 딱 봐도 어! 꼬시기 좋은 분위기임!-

요술서가 속사포로 말을 내뱉자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낀 민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문제는 지금 당장 요술서의 입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강제로 돌아가게 하려면 혼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혼기의 사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민준은 화가 났을 때를 제외하면 요술서를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그러니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해도 쫓아내지 못하고 부정만 할 뿐이었다.

"저 민준님. 그래서 말씀을 드리는건데..만약 기린의 언어를 익힌다고 하면 제가 가도 되겠습니까?"

"그건 환영이지"

"그렇군요. 다행이다"

-사겨라! 짝! 사겨라! 짝! 사겨라! 짝! 오우~~예!!-

"이새끼가 미쳤나..."

소복연이 안심을 한 이유는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었다. 그저 마음을 연 상대가 드디어 나타났는데 그들에게 거절을 받을까봐 두려운 것이었다. 이걸 알고 있는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았다. 그런데 요술서는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헛소리를 하고 있었으니 그녀가 안보는 틈을 타 가슴을 후려쳐버렸다.

"크헙.."

꽤나 강하게 후려쳐버렸던터라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뱉은 민준은 가슴을 어루만질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터라 아무 것도 몰랐던 소복연은 걱정이 된 듯 그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난 괜찮아.."

-사겨라! 짝! 사겨라! 짝!-

"아니 이 미친놈아 갑자기 그건 어디서 본거야"

-주인의 기억 속에 있던건데 골려먹기 좋을거 같아서 해봤음!-

"미친.."

친구들을 놀릴 때 쓰긴 했지만 거의 10년도 전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걸 발견해냈다는 듯 말하는 요술서를 보자 어떻게 찢어버려야할지 고민했던 민준은 소복연에게 괜찮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일 있으세요?"

"아니야 불씨가 떨어지는게 조금 위험해보여서. 조정 좀 하게"

이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책을 찢어버릴 시간이 없었던 민준은 책을 그대로 횃불안에 넣자 요술서는 순간 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끼야아아 뜨거운것임!-

"그러니까 적당히 깝쳐야지.."

-끼야아아 오늘은 이대로 물러나지만 다음번에 두고 보는 것임!!-

절대로 그냥은 안사라지는 요술서를 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민준은 자리에 다시 앉아 소복연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슴을 졸이고 있던 그녀는 민준이 흔쾌히 받아준다 말하여 안심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완결이 코 앞이니 여러분은 안심하고 소설을 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임무.[3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