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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임무. --> 흉노에게 향하는 동안 민준이 산짐승을 잡아오라고 하면 요마와 백랑은 금방 잡아왔다. 여포나 장료, 기령이 가서 잡아오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고 죽이는 것 또한 깔끔했기에 그녀들에게 부탁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일을 빼앗긴 것 같아 불만이었던 기령과 장료였지만 그녀들에게는 금세 다른 임무가 생겼다. 바로 랑아와 혜미, 예미를 돌보는 것이었다. 나이가 있었던만큼 돌본다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그녀들은 마을 밖을 나와본 적이 처음인양 창문을 통해 밖을 구경했고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대답해주는 것만으로도 꽤나 피곤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거 안좋은데.."
"뭐가 안좋은건가요?"
뒤에서 따라오던 요마와 백랑은 어느세 민준의 옆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높으신 분의 반려자라는 것때문에 다가오는걸 꺼려했지만 그가 계속 다가갔다. 작업을 건다기 보다는 마부석에 앉아서 12시간 이상을 가는데 계속 뒤에서 따라오는 두 여인의 모습이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수 밖에 없었던만큼 적당히 친해지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계획대로 적당히 친해진 두 여인은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옆에서 움직이게 되었다. 가끔 몇시간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아 뻘쭘할 때도 있었지만 뒤에서 눈치만 힐끔 힐끔 볼 때보다는 백배 나앗기에 민준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 비가 올 거 같은 날씨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산월까지 얼마 남지않았다면 무리해서 마차를 끌고 가겠지만 아직 몇일은 더 가야하는 마당에 비가 온다면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던만큼 주변을 둘어본 민준이었지만 쉴만한 동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이 허허벌판이 아니라 산속이라는 것이다. 허허벌판에서 비가 내린다면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았으니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했다. 마차가 비를 완전히 막아주는게 아니었으니 싫어도 움직일 수 밖에 없었고 비가 몇일간 내리면 몸이 젖는걸 감수하고 마차를 세워야만했다. 그런데 산이라면 최소한 비를 피할 수 있는 동굴같은게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나무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 민준은 마차를 적당한 곳에 세우고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가 올거 같으니까 대충 쉴만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네"
"비..요?"
"응. 비 냄새가 나는게 조금 있으면 쏟아질거 같거든? 그러니까 일단 쉴 곳을 만들어야지. 요괴들은 어떨지 몰라도 인간들은 비를 계속 맞으면 감기에 걸리거든"
"그렇군요..제가 도와드릴게 있나요?"
"일단 이 주변을 청소해야하니까 조금 쓸어줄래?"
"네!"
도움이 된다는게 기쁜 것인지 요마는 나무가지 몇개를 합쳐서 바닥을 쓸 수 있는 빗자루를 만들었다. 그런다음 쓸어내자 민준은 흡족한 듯 웃었다. 백랑의 경우 동물들과도 교감을 할 수 있었던터라 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분신들과 함께 비상용 목재로 말들이 쉴 수 있는 공간과 마차 옆으로 지붕을 만들고 천막을 쳤다. 이정도면 간이 침대를 몇개 넣어둘 수 있었던터라 흡족하게 웃으며 지지대를 깊게 박고 있자 비가 한방울씩 떨어졌다.
"이런 젠장 물골도 안팠는데."
물골이 없으면 물이 범람하여 안으로 들어올수도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물골을 파기 시작한 민준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버렸다.
"어휴..누가 수건 좀 줄래?"
"여기요"
혹시 몰라 만들어두었던 칸막이가 도움이 된 듯 옷을 갈아입은 민준은 담배를 피우며 천막을 바라보았다.
투투둑하는 소리가 났던터라 비가 쏟아져내린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올 때도 이런 일이 있었던만큼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그는 여인들에게 육포와 함께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차를 건네주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던 랑아는 실망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지만 이 상황에서 요리를 해달라고 할 수 없었으니 별 말 하지 않고 육포를 먹었다.
"오늘은 일찍 자야하니까 다들 푹 자고.. 요마랑 백랑 너희도 간이 침대를 쓸 수 있겠어?"
"저희는 어느 곳이든 괜찮아요."
세명의 소녀가 마차 안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데 자신들까지 끼워달라고 할 순 없었다. 게다가 이정도 비는 그냥 맞아도 별 상관이 없었던터라 천막이 없는 곳에서 잠을 청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러면 온몸이 젖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이도 있었지만 동물일 때의 본능이 남아있는 요괴들은 꼬리로 얼굴만 가리면 어디서든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준은 그런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고 간이 침대에서 자면 된다는 말과 함께 모포를 꺼냈다.
"정말 많은 것들이 들어있네요"
"그래서 마차를 끄는 말들도 많고 속도를 많이 못내는거지"
"그렇구나..그럼 민준님은 불편하시지 않으세요?"
"마차 밑에는 마부들이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긴한데 정말 누워서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게 전부여서 이런 날에는 간의 침대를 펼치고 자는게 나아"
그렇게 말하며 안을 열어서 보여주자 민준같은 덩치를 가진 사람은 들어갈 수 조차 없고 함께 온 마부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몸을 뒤척이는게 전부일뿐 다리를 굽힐만한 공간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자면 불편하겠네요."
"그래도 마차를 몰면서 가려면 누워서 자야지. 그나마 여기는 여신의 축복이 있어서 눕는 순간 푹신한 침대처럼 느껴지고 피로도 금방 풀리지만 다른 곳은 진짜 교대를 하고 잠을 자기 위한 용도일 뿐이야."
"민준님의 말씀대로입니다. 그래서 저희같은 마부들은 숙소를 잡으면 잠만 자지요"
일이 끝나고 난 뒤야 좋은 술을 찾지만 일을 하는 도중에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잠을 잔다. 그래서 여러명이 함꼐 묵는 방은 선호하지 않았고 각방을 쓰거나 2~3인실이라고 해도 동료들끼리 쓰는 방을 선호했다. 뭔가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삶의 고충이 느껴지는 것 같아 측은하게 바라보자 마부는 그런 표정하지 말라는 듯 웃었다.
"제가 선택한 길이니 그런 시선으로 보지는 말아주십시오"
"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갑자기 왜 이런 분위기가 되었냐..어디보자..."
이럴 땐 기타연주를 하는게 최고라고 생각한 민준은 마차의 짐찬에서 기타를 꺼내 연주를 하려는 듯 자리에 걸터앉았다.
"나도 듣는 거시다!"
안에서 밖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랑아가 문을 활짝 열자 민준은 피식 웃더니 기타줄을 튕겼다.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민준은 담담하게 노래를 불렀다.
"Southern nights~ Have you ever felt a southern night~"
"처음...듣는 언어네요..?"
분명 처음듣는 언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이 이해가 되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던터라 신기하게 바라본 예미는 어느센가 눈을 감고 민준의 노래를 감상했다.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혜미 역시 예미를 따라하듯 눈을 감았고 랑아는 이런게 처음이라는 듯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며 똘망 똘망한 눈빛으로 민준을 바라보았다.
노래가 끝나고 나자 역시 민준이라는 듯 여인들은 박수를 쳤고 랑아는 신기하다는 듯 한번 더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노래를 불러준 민준은 무려 3시간동안 연주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꾸벅 꾸벅 졸면서도 들으려고 하는 랑아를 위해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준 다음 그녀가 앞으로 쓰러지려고 하자 안으로 눕혀준 다음 문을 닫아주었다.다른 이들은 이미 그전에 자버렸으니 뒷정리를 끝낸 민준도 이만 잔다는 듯 기지개를 켜고는 간이 침대에 누웠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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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령화객 2017-05-16 04:26 new
우리작가님 인도 신화 미리공부하세요 그다음은 그리스로마신화 그담은 북유럽신화 좋다 가자 세계로 가자 신화로!!!
-〉 못들은걸로 하겠다
소드댄서 2017-05-16 04:49 new
(작가에게)줄수있는건 독촉밖에 없다.
-〉 띠용..
베르잘 2017-05-16 05:02 new
미리보는 세계정복 ㅋ
-〉 엌ㅋㅋ
Baramdolyi 2017-05-16 07:36 new
잘 보고 가염
-〉 감사합니다.
Mable Fantasm 2017-05-16 15:11 new
@작가에게 줄수있는건!! 독촉밖에 없다~
-〉 시르다
비틀비틀 2017-05-16 18:05 new
오늘도 잘보고갑니다 하핫
-〉 ^^ 감사합니다.
새로운 임무.[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