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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임무. --> 집을 만들 때까지만해도 의문이었던 구력거와 소복연은 간이 침대에 누워보자 피로가 풀리는걸 느꼈다. 집과 비교하면 딱딱했지만 마차 내에서 좁게 자는 것보다는 훨씬 편했기에 두 여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에 빠져버렸다. 대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낮잠을 잔다는게 이례적이긴 했지만 그 동안 피로가 쌓여있었던만큼 누가 왔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할만큼 깊게 잠들어버렸다.
깨끗하게 몸을 씻고 돌아온 민준은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어보려고 하다가 자고 있는 두여인을 보고 깨지않게 문을 닫아준다음 시원한 냉국수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요리를 시작했다. 면을 만드는 것 자체는 크게 힘든게 없었지만 얼음이 문제였는데 그것은 청룡의 분신이 도와준 덕분에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저희끼리 먹어도 되는 것입니까?"
"괜찮아요. 두 사람이 먹을 것은 또 만들면 되니까요. 면은 이렇게 뺴두었으니 금방이예요."
마부는 구력거와 소복연을 뺴놓고 먹는게 내심 걱정된 것인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민준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여 신경 쓰지 않고 국수를 먹었다.
"오..이거..차갑군요..어디 국물을...오오..."
차가운 면류는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놀란 그는 국물을 마셔보았다. 지금까지는 뜨끈한 국물이 속을 풀어주는 맛으로 먹은게 대부분이었는데 이런 시원한 것도 매력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특히 끝맛이 새콤한게 표정이 찡그러질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게속 손이 가는게 신기하여 먹다 말고 이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초계탕이라는 거예요. 더운 곳에서 먹으면 입맛을 돋우게하는 효과가 있죠"
"역시 민준님과 함께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배는 고픈데 입맛이 없었는데"
산월에 와서 긴장한 것인지 밥 맛이 별로 없었던 그는 민준이 만든 초계탕이라는 걸 먹고 흡족하게 웃었다. 다른 여인들 역시 맛있게 먹고는 낮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으니 남은 민준은 뒷정리를 끝내고 난 후 글을 적었다.
구력거와 소복연이 언제 일어나는지 알수도 없었으니 만드는 법을 제대로 적어둔 다음 방으로 들어가자 여인들은 이미 잠을 자기 위해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였다. 하북에 있을 때는 잠옷이라는걸 입었지만 이곳은 후덥지근하여 팬티와 티셔츠만 입고 있는 상태였다.
"어때? 잘 어울려?"
"당연하지. 거기에 색기까지 있는걸?"
그녀들이 입고 있는건 전부 한 치수 큰 것들이었다. 그만큼 헐렁하여 자기 편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큰 가슴들 덕분에 티셔츠의 앞면은 배와 많이 떨어져있었다. 특히 동탁이 가장 심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런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속옷때문에 민준은 자지가 불끈거리는걸 느꼈다. 그렇다고 이걸 숨길 이유가 없었던 것은 여인들과는 언제든 관계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 가장 매력적인게 날 말하는거지?"
어느세 가까이 온 은발의 미녀. 조조가 말하자 민준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누가 더 아름답고 누가 더 별로다 이런걸 평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 조조였지만 이렇게 당황하는 민준의 얼굴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기에 가볍게 입맞춤을한 뒤 베시시 웃었다.
그녀들도 지금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하면 민준이 응해줄 것은 알았지만 집을 만든다고 몇일간 고생을 한만큼 지금은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낮잠을 자고 싶었기에 잘자라는 입맞춤을 한 뒤 각자의 침대에서 낮잠을 자버렸다.
그로부터 1시간 30분이 지난 후 구력거와 소복연은 잠에서 일어났다. 잠깐 잔다고 한게 시간이 꽤 오래 지나있어 당황했지만 주변이 조용한게 다른 이들도 낮잠을 자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배속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에 무언가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는데 문 앞에는 무언가 요리가 준비되어 있는 듯 큼지막한 상자가 있었다. 안을 열어보니 육수와 면, 여러가지 재료들이 함께 있었다.
"이게 무엇인지 아는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설명서가 있으니 만들어볼까요?"
그림도 함께 그려져 있어 쉽게 만들 수 있었던 두 사람은 초계탕을 만들어서 맛을 음미해보았는데 지금까지 맛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상을 찡그리며 뒤로 물러났는데 입안 가득 맴도는 새콤한 맛때문에 어느센가 침을 주륵 흘리며 다시 맛보았다.
"도대체 왜...?"
"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멈출 수 없네요."
분명 처음 느끼는 맛이었고 맛있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자꾸 손이 가고 있었으니 이상하다고 말한 두 사람은 어느센가 초계탕을 완전히 다 먹어버렸다.
"후아..뭔가 기분이 좋네요."
"그렇군. 힘이 난다고 해야하나? 신기한 기분이다."
"후아암..어라 다 먹었네? 괜찮았어?"
"마침 잘 왔다. 이거 도대체 무엇이냐? 무엇이길래 손이 멈추지 않는 것이냐"
"저도 궁금했어요. 이게 뭔가요?"
"초계탕. 겨자랑 식초로 간을 한 국수야. 더운 날 먹으면 제격이지"
그렇게 말하며 엄지를 들자 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겨자와 식초의 경우 상인에게 사본 적이 있었다. 한개는 시고 한개는 코 끝이 찡할 정도로 아려와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준은 그걸로 만든 국수라고 했으니 먹지 않은 상황이었으면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겠지만 그릇을 깨끗하게 비운 만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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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소?"
"하나씩 해결해야할거 같아요. 일단 현랑과 마한의 경우 한달간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징계를 내리죠."
"너무 과한 처사 아니오? 아이들을 돌보다니"
"하지만 부족내에 아이들이 사라진 것도 있고 부족 전체를 시끄럽게 한 일도 있으니 저는 그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먼저 의견을 낸 것은 뱀부족의 여인이었고 거기에 동의한 것은 새부족의 여인이었다. 족장들만 모여서 대화를 나눌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항이 사항인만큼 모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모여있었다.
"저희는 앞뒤 상황을 모르지만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그 사내는 우리를 시험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추협"
추협이라는 이는 평범한 남자였다. 이곳에 얼떨결에 붙잡혀 온 이후 새부족의 여인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했고 자신 역시 그녀가 마음에 들여 혼인을 올린 후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원래 창을 쓰던 떠돌이 무인으로써 책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호쾌한 성격덕분에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그였다. 그래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추협은 그 이름 모를 사내가 자신들을 평가하는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계속해서 협상에 대한걸 강조한만큼 부족 내의 일은 부족에서 알아서 잘 처리하라고 하는 것 같아요. 인간세계에도 그런 대인배가 있거든요. 사이가 나빳다가 훌훌 털어버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친하게 대하는 인물들이요."
책사로 보이는 여인도 함께 있었다고는 하나 그녀는 단 한마디로 안했고 사내만 말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을 곱씹어보아도 부족을 평가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만약 평가를 한다고 친다면 이렇게 풀어놓을리도 없고 처음부터 이러이러 한 일이 있으니 따라달라고 권유를 빙자한 협박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 설명하자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요괴들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를 돌보는건 너무한 처사라는 듯한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아니다. 나는 그걸 하겠다"
"마한?"
"따지고 보면 앞 뒤 상황 보지않고 신경을 긁은 나도 큰 책임이 있으니 아이들을 돌보겠다."
"저도 그렇게 할게요."
요괴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왜 과한 처사냐고 한다면 그건 간단했다. 평범한 인간들과 달리 아이들은 요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게 과했다. 특히 싸울 때는 누구 하나 죽어버리는 일도 있었던만큼 도맡아서 한다는게 고역중에 고역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한다고 했으니 더 이상 무어라 하지 않은 요괴들은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새로운 임무.[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