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74화 (1,674/1,909)

-------------- 1674/1909 --------------

<-- 새로운 임무. --> 요괴들을 다 씹어먹은 늑대가 아우~~하고 울자 혼돈은 혼나는건 나중에 혼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버렸다. 다른 이가 본다면 제멋대로라고 생각하겠지만 민준은 그녀의 눈을 보고 한눈에 알았다. 지금 많이 떨고 있다는걸 말이다. 요괴를 죽인걸 겁먹은게 아니었다. 아무리 착하다고 해도 혼돈 역시 예전에는 인간과 요괴를 상관하지 않고 죽인 때가 있었다. 그러니 이런 일로 겁을 먹거나 긴장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 말은 바꿔 말하면 민준이 혼을 내거나 화낼까봐 잔뜩 겁먹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니 그는 자신의 뺨을 긁다가 혼돈의 분신을 불러냈다.

"이거 참.."

분신들은 독자적으로 움직이긴 했지만 본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화가 나 있거나 슬플 때는 반응이 바로 나타났는데 혼돈의 분신은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다가 족장의 집 뒤편으로 달려가 몸을 숨기고 얼굴만 빼꼼히 내밀어서 민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화를 낼 생각이 없었던 민준은 귀엽게만 느껴지는 행동을 보며 천천히 걸어가 분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분신의 입장에서는 화를 내도 도망갈 곳이 없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한 것이었지만 쓰다듬을 받자 단번에 긴장이 풀린 듯 혼돈의 분신은 눈물을 흘렸다. 이 말은 본체도 울고 있다는 말이었으니 들어서 안아준 그는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잘했어. 나도 머리 끝까지 화가 나있었으니까 속이 시원하더라."

끄덕- 끄덕-

고개를 끄덕이자 가볍게 이마에 입을 맞추어준 민준은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계속 등을 토닥혀주었다.

눈물이 멎고 진정할 수 있었던 혼돈의 분신은 그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더니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렸다는걸 알게 된 민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다음 족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히익..."

"아 그래 미안하다. 지금 혼돈의 기운이 강한 상태라.."

울음은 멈추었지만 혼돈의 기운이 남아있었던터라 몸을 부들부들 떠는 요마를 보며 민준은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까 그놈들은 죽여버렸어. 내가 그런건 아니지만 내 여인이 그런거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설명을 하고 싶어서 그런데 다들 불러줄래?"

"네? 네..그..그럴게요"

놀란 그녀를 진정시키며 사람들을 불러달라고 하자 크게 고개를 끄덕인 요마는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정신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했지만 남겨졌던 요괴들 중에는 1등급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두명이나 있었다. 그래서 잘못하면 큰 싸움이 날꺼라고 걱정했는데 한순간에 기운이 사라져버렸으니 급이 높은 요괴들은 무언가 다른게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민준이 말하는대로 요괴들을 불러모으자 아까 전보다 더욱 겁먹은 모습으로 나타난 그들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다들 알겠지만 방금 전의 네놈은 죽었다."

이미 기운이 사라진걸로 알고 있었던 그들은 민준이 담담하게 말하자 조용해졌다.

"나는 분명 그들이 모욕한걸 한번 참았다. 아니 내가 아닌 나의 부인들이라고 해야겠지. 그런데 그놈들은 한번 더 기회를 받는 줄도 모르고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고 했다. 여기 있는 요괴들 중 인간이 상급 요괴의 이름을 사칭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이들이 있나?"

손을 든 것은 아직 어린 요괴와 반요들이었다. 그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알고 있다는 듯 숙연해지자 민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나는 처음 너희들에게 들었던 말은 분명 이 시기에 인간을 데리고 오는건 규율에 어긋난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백랑을 추방한다고까지 했지. 그걸 보고 한번 참고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잘못을 나에게 돌렸다. 내가 제대로 말하지 못했으니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둥 잡은 잡은 인간은 마음에 들어하는 요괴가 있으면 그 요괴에게 소유권이 간다는 둥 개소리를 했다. 내가 원했던 대답은 그런 변명들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였다. 이게 어려운가?"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솔직히 이해를 하는 요괴도 있을 것이고 아닌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전부를 이해시킬 생각으로 이 말을 한게 아니다. 사실을 말해준 것뿐. 그리고 협상 날짜는 2주일 뒤로 하겠다. 그 때까지 나는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서 생활하겠다. 다만 그 떄까지 필요한 식략을 조금 나누어주었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그 때 듣고 싶은 건 세가지다. 왜 이시기에 인간을 데리고 오는게 금지인 것인지에 대한 것, 백랑의 처사, 마지막으로 협상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 아 거기에 대해서는 거절한다고 해서 아무런 해가 없다는걸 맹세하지. 구미호의 이름을 걸면 되겠지?"

"그 정도라면 믿을 수 있겠네요."

사흉수의 경우 급이 다른만큼 그녀들의 이름을 걸었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요괴들의 입장에서는 불평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구미호인 방덕의 경우 이야기가 달랐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요괴인만큼 명성에 흠집이 나는건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요괴들은 흔쾌히 수락을 한 다음 민준이 필요하다고 말한 재료들을 가지고 왔다.

"저기..위대한 분의 반려자시여."

"내 이름은 민준이다. 그렇게 부르지 말고 이름으로 부르도록 해. 뭔가 오그라드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민준님께서는 육류는 필요없으신 겁니까?"

"괜찮아. 그건 우리가 따로 구할 수 있으니까 이걸로 충분해"

흉수들에게 부탁할수도 있고 여포나 기령, 장료에게 잡아오라고 한다면 기꺼이 잡아올테니 야채들와 쌀을 조금 받는걸로 만족했다.

"그럼 2주 뒤에 보도록 하지"

2주라는 기간은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저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할테니 넉넉하게 준 것이었다. 여인들이야 얼마든 민준과 함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으니 상관없었고 구력거와 소복연 또한 여인들에게 배우는게 많으니 2주간 느긋하게 있기로 한 듯 설명을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별 말이 없었다.

"그럼 우리는 그쪽으로 다시 가볼까?"

요리를 하다가 어린 요괴들과 마한, 백랑을 만났던 자리로 다시 이동하자는 말에 마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하는건가?"

1시간쯤 지나 원래 있었던 곳에 도착하자 대충 앉아서 쉬려고 했던 구력거였지만 민준은 주변에 있는 나무가지들을 정리하고 있었으니 이해가 안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였다.

"2주일동안 이곳에 있는다면 쉴 곳을 제대로 만들어두는게 좋아. 마차에서 쉴 수 있다곤 하지만 피로가 풀리긴 힘드니까. 주변의 나무가지들을 이용해서 집을 만드는게 최고지"

"이 많은 인원들이 잘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원래는 더 오래 걸리지만 분신들이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말에 민준의 몸에서 튀어나온 분신들은 작업을 도와주었다. 이제 죽은 나무들이나 죽어가는 나무들을 잘라내고 안에 있는 벌레들을 쫓아낸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자 민준은 지지대를 세우고 바닥을 깔며 조금씩 집을 만들어갔다. 마부와 말들이 쉴 수 있는 곳으로 하나, 구력거와 소복연의 집이 하나. 민준과 여인들이 쉴 곳 해서 총 세게를 만드는만큼 공사는 꽤 오래동안 지속되었다. 처음에는 멀뚱 멀뚱 서 있던 구력거와 소복연도 도와야한다는걸 직감한 듯 민준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고 집은 정확히 이틀만에 다 완성되었다.

"호오..이런 식이로군.."

"이제 간이 침대를 만들고 중앙에 지붕을 하나 더 만들면 끝이지."

식사를 하려면 집 안에서 하는 것보다 밖에서 하는게 좋았기에 그렇게 말하자 빨리 끝내자는 듯 구력거는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저녁시간이 다 되서야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늦게 올렸습니다.

전날 12시 기차를 타고 올라와 3시 넘어서 영등포 도착

집에 돌아오니 4시더군요. 기차에서 자긴 했지만 좁고 더웠던터라 무림에 가다를 적고 나니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어 그대로 뻗어버렸습니다.

아마..제대로 된 댓글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달 수 있을거 같네요..오늘은 또 알바하는 날이니...

그래도 여러분들은 연휴 잘보내세요!

새로운 임무.[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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