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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임무. --> 삼미호라고 해도 900년이나 산 대요괴인데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자 민준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뒤에 있던 여인들은 빨리 해결하라고 쏘아보고 있었고 구력거와 소복연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요괴들의 경우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방금 전 민준이 보여준 분신들때문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후우..이걸 어떻게 달래줄 수도 없고.”
서럽다는 듯 펑펑 우는 요마를 달래주는 방법이야 존재하겠지만 민준이 알고 있는 방법은 연인을 달래줄 때 쓰는 방법뿐이었다. 급한 불을 끄겠다고 이런 방법을 이용했다가는 무슨 화를 불러올지 모르는 법인만큼 민준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회의는 나중이다. 모두 해산해라 덧붙여서 거기 너, 너, 너, 마지막으로 니놈새끼까지 남아있어라”
이 상황에서 회의를 진행시키는건 무리가 았었던만큼 요마를 대족장의 집으로 데리고 가던 민준은 아까 심한 욕을 한 놈들을 지목한 다음 그녀를 데리고 갔다.
“이거..그냥 가도 되는 것인가? 대족장이 아닌 이방인의 말인데...”
마음 같아서는 돌아가고 싶었지만 대족장이 하는 말도 아니고 이방인이 한 말인만큼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백랑과 마한이 자리를 이탈하자 하나 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만 민죽이 직접 지적한 네명의 요괴는 차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었다.
한편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가자 생각보다 휑했다. 방은 총 세개정도였는데 중간 방을 제외한 다른 곳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혼자 사는 집에 방을 세개나 만들 필요는 없었지만 혼인을 맺는다는 가정하에 건물을 만든걸로 보였기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그는 침대에 요마를 앉혀두고 나가려고 했다.
“너무 그렇게 서럽게 울지말고 말을 해봐.”
“흐어어엉”
“이거 참...”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듯 펑펑 울고 있는 그녀를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민준은 자리를 비켜주려고 했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줄 수도 없었으니 감정을 추스리라고 그런 것이었는데 서럽게 울고 있던 요마는 민준의 손목을 잡고 놓지않았다. 이 여자가 왜 이러나 싶어 손을 풀게 하려고 했지만 워낙 힘이 강하여 풀 수 없었다.
“이러면 내가 풀 수가 없거든?”
“으아아앙”
더욱 서럽게 우는 요마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한 민준이었지만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을 풀 수 없었던터라 옆에 앉아 등을 토닥여주자 그녀의 눈물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갑자기 왜 운거야? 말을 해봐”
“훌쩍..화내진..않을거죠..?”
이제서야 상황파악이 된듯 눈물을 닦은 요마는 민준의 눈치를 보았다. 이제와서 무어라고 할 생각이 없었던 그는 옆에 앉아 이야기를 기다렸다.
“다들 그 순간이 되자 나 몰라라 하시잖아요. 게다가 그 분들이 강림하시니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않고..서러워더라고요..그래서 그만..”
부끄럽다는 듯 말한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자 민준은 뺨을 긁었다. 그녀가 당황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민준의 입장에서는 참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 대신 이해한다는 듯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러자 안심한 듯 그녀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일단 나도 처리할 문제가 있으니까 조금 있다가 이야기 하자”
요화와 대화를 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남아있던 민준은 그녀가 말하려는 것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금 전 지목했던 요괴들한테만 살기를 풀풀 날렸던 그였기에 요마는 차마 붙잡지 못하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족장의 집에서 나오자 네명의 요괴들은 자신들끼리 무어라 말하고 있다가 황급히 떨어졌다. 군대에 있을 때처럼 각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을 바라는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작당을 하고 있자 다시 한번 기분이 나빠진 민준은 삐딱하게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래서..”
“억울하다!”
“억울?”
“그래! 나는 네가 위대한 분의 반려자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니 험한 말을 한건 사과하겠지만 이렇게 따로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나도 그렇다. 강간한다고 한 것에 불쾌하게 여기는건 이해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이 있다. 그러니 넓은 아량으로 용서를 했으면 좋겠다.”
“용서?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미친 놈들이 가만히 듣고 있으니까 못하는 이야기가 없네? 아니 이 시발놈들아 니들이 잘못한걸 가지고 나한테 화를 내?”
“그러니까..”
“닥쳐라 아직 이야기 안끝났다. 후우.. 그러니까 니들 말은 내가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 이거 아니야? 근데 나는 분명 그 말을 했고 생각이 제대로 박혀있는 여괴라면 알겠지. 함부로 급이 높은 요괴의 반려자라고 하면 안된다는걸 말이야.”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요괴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이는 여럿 존재했다. 대부분의 요괴들은 인간들의 꾀에 혀를 내두르며 그들을 다시 찾지않는다. 물론 사랑에 빠져 자신의 정기를 나누어준 요괴에게 거짓말을 치는건 별개로 치지만 다른 이들은 굳이 찾아가지 않났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금기는 존재했다. 바로 그들보다 높은 등급의 요괴의 이름을 걸고 사기를 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짓을 하면 이름이 거론되었던 요괴가 직접 인간을 찾아가 잔인하게 죽여버리거나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정기를 흡수했다. 그래서 요괴들과 친분이 있거나 그들을 만나본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절대 급이 높은 요괴의 이름을 팔지말고 자신의 지혜로 위기를 모면하라는 말을 다른 이들에게 했다.
민준은 이 사실을 도겸에게 들었는데 어짜피 이름을 팔 요괴가 없었기에 딱히 신경을 쓰지않고 있었다. 그런데 눈 앞에 있는 요괴는 뻔뻔하게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그는 이유를 조목 조목 설명했다.
“음..”
“그러니까 니들은 그 금기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건 말이 안돼. 산월이라는 곳에 요괴들이 모여있다고는 해도 산월에 속하지 않는 요괴들을 인간이 만나면 필히 너희들의 이야기를 할거란 말이지..”
지금 눈 앞에 있는 요괴들은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거짓말을 하는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나타난 혼돈은 네명을 죽여버린 다음 늑대의 먹이로 던져주었다.
만약 이게 도철이었다면 야!! 라고 한마디 하겠지만 인내심이 많은 혼돈이 이런 직을 했으니 어지간히 화가 났다고 생각한 민준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오늘 밤에 본가에 올라갈거예요..
어떻게든 쓴다고 써봤는데 짧은건 어쩔 수 없네요
집으로 돌아가면 보충하겠습니다
새로운 임무.[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