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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661화 (1,661/1,909)

-------------- 1661/1909 --------------

<-- 새로운 임무. --> 탁 트린 평야를 지나 지도에서 가르키는 산 중턱에 도착하자 거대한 산채가 민준일행 앞에 나타났다. 산짐승들이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할만큼 높은 나무벽에는 죽창이 박혀있었는데 몇몇 야생동물들이 침입하려고 한 것인지 마른 피가 덕지 덕지 붙어있었다. 괜히 긴장을 한 마부들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마차를 정지시켰는데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민준일행이 온다는걸 알고 있었음에도 고요했던 산채에서는 말이 히이잉하고 울자 대화를 하겠다는 듯 망루에서 사람이 나왔다.

180 조금 안되는 키와 근육, 그리고 근엄한 자세까지. 오환의 전사이거나 지도자라고 생각한 민준이 마차에서 내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다. 왠지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동성간에 5초간 눈이 마주치면 싸우자는 뜻이라고 했으니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

"그 문양은 우리에게 음식을 주던 천우의 것이다! 네놈들은 누구냐!"

산이 울릴 정도로 쩌렁 쩌렁한 목소리였지만 말길을 알아먹지 못하는 여인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하지만 여인들이 노려보는 시선을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것으로 착각한 듯 사내는 더욱 우쭐거리며 쩌렁쩌렁하게 말했다.

"저 썩을 새끼는 화통을 삶아먹었나.."

민준 역시 크게 말하는 사내를 보며 오만상을 찌푸린 후 자신들이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말했다.

기린의 소속으로 서로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알리고 천우의 깃발은 그곳에서 준 선물이라고 하자 사내는 옆에 있던 이들과 무어라 대화를 나누더니 들어와도 좋다고 말하고는 막사에서 뛰어내렸다. 산채의 문이 느릿 느릿 열리고 각종 무기를 들고 나온 이들은 잔뜩 경계를 하며 민준일행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들어가면서 힐끔 바라보았는데 문 옆에는 큰 상자가 있었다. 아마 무기들을 넣어두는 상자같은데 말이 통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신들에게는 무기를 넣으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신경쓰지않고 그들을 따라 걸었다. 마을의 광장에 도착하자 경계를 하던 이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섰고 건물의 2층, 지붕 등에서 화살을 든 화살병들이 나타났다.

"이거 참.."

"뭐야? 싸우자는거야? 앙?"

아까전부터 위협만 하는게 짜증났던 여포가 방천극을 들자 오환의 사람들은 더욱 경계를 했다.

"일단 너도 진정하고.. 우리는 말을 하러 왔다고 했는데 이 대우는 뭐지?"

"대화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 것이다!"

"거 알았으니까 목소리 좀 작게 하면 안되나?"

"오환에서는 목소리가 큰 것이 전사로써의 긍지를 가졌다는 말이 된다만. 거북하다면 줄이도록 하겠다!"

이 말을 끝으로 헛기침을 한 그는 평범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오환의 사람들과 말할 때는 다시 쩌렁 쩌렁한 목소리를 냈는데 아마 먼저 다녀갔던 상인들이 알려준 것 같았다.

"그래서 너희들은 우리와 어떻게 좋은 관계가 되고 싶은 것인지 설명해라. 활을 조준하는건 그만두겠지만 너희를 믿는게 아니니 병사들은 그대로 배치시켜두겠다. 아. 그리고 그전에 어떻게 우리 말을 알게 된 것인지부터 설명했으면 좋겠는데"

"너희들 말을 하는건 신선의 도움 덕분이다. 예전에 도움을 준 적이 있어 이렇게 소통을 하고자 소원을 빌었다.

"오오! 신선이라니 너. 대단한 놈이었군"

신선이라는 말에 흥미를 느낀 듯 다시 쩌렁쩌렁하게 외치자 민준은 머리가 지끈거리는걸 느꼈다.

"일단 내 이름은 김민준. 기린의 수장이다. 황제가 있던 장안을 포함하여 시끄러웠던 곳을 다시 잠재운 사람이라고 할수도 있지"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뻔뻔한거 같습니다."

"그러게. 평소에 말하는거랑 달라"

"주군께서 하시는 일이니 기다려봐야지요"

"이런 표정도 할 수 있다니 정말 흥미롭습니다. 연구를 해볼 가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만약 이 말을 그녀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했다면 지금쯤 난리가 났을 것이다. 기린의 수장이라는 말은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지만 전쟁을 종결시켰다는 말을 저렇게 오글거리게 했으니 두고 두고 회자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알아듣지 못했으니 민준은 더욱 뻔뻔하게 말을 했다. 그러자 사내는 크게 웃더니 자신의 가슴을 세게 두들기고는 어깨를 쭈욱 폈다.

"나의 이름은 무하. 오환에서 검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럼 네가 우두머리란 말인가?"

"맞으면서도 틀리다"

"뭐라고?"

"우리 오환은 각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있다. 나는 칼을 대표하고 각각 기마병,창병,도끼병,궁수 이렇게 네곳을 대표하는 인물이 있지. 그러니 누가 우두머리라고 할 순 없다."

"그럼 그들중에 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수결이다. 다만 소수결인 곳에서는 불만을 신청할 수 있고 그 경우 대화로 합의점을 찾는다."

대결을 하여 결판을 낼 것 같이 생겼는데 대화로 풀어나간다는 말에 놀란 민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껏 우쭐거린 그는 찾아온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오환, 흉노, 산월 이 세곳에서 병사를 집결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괜히 전쟁같은건 하고 싶지 않아 대화로 풀어볼 생각으로 찾아온 것이다."

"무언가 통하는군. 아주 마음에 든다. 하지만 병력에 대해서는 우리도 억울하다. 지금 주변에 있는 곳들이 병력을 모으고 있으니 우리만 가만히 있을 순 없는 일이다. 그래서 떠돌이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훈련을 시키는 것에 한창이다."

"흠..그렇군. 그렇다면 다른 이들은 언제 만날 수 있나?"

"태양이 광장 중앙에 올 때가 식사시간이다. 그 때 다시 대화를 하면 될 것이다. 일단 방을 안내해주겠다."

서로의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면 성채 앞에서 대치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흑월에게 고마워하며 무하를 따라가자 아무것도 없이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움막이 있었다.

"남자는 여기. 여자는 저기다."

"저 여인들은 나의 부인이다. 내가 저 여인들이랑 묵어도 되나?"

"그렇다면 괜찮다. 오환에서는 부부가 아니면 동침은 금지다. 그리고 나는 강한 이가 좋다. 남자든 여자든 말이지"

마지막에 자신이 호의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말한 무하는 크게 웃고는 나가버렸다. 원래 여자의 방으로 배경된 곳에 민준까지 끼이게 되면서 무하는 조금 더 큰 방으로 옮겨주었다.

"새롭게 받아들일 난민들을 생각해서 만든 곳이고 주인은 아직 없다. 그러니 편하게 쉬고 있어라. 다른 이들이 도착하면 부르겠다."

이야기가 끝난 뒤였다면 양해를 구하고 산채를 둘러보겠지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대기를 하는 중이었으니 멋대로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거기에 따분함을 느낀 여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침대에 벌렁 눕더니 금방 코를 골기 시작했다.

"정말 이런걸 보면 대단하다니까?"

"그러게요."

"그게 여포의 장점이지. 그리고 민준 아까 만난 놈이 무슨 이야기를 했나? 이 몸이 보기에는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 같던데..여포랑 한판 붙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나?"

"그런건 아니고 여기는 수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각 병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있어 그들이 모이면 이야기를 한다던데?"

"병과의 대표들이라..꽤나 강해보입니다. 혹시 책사는 없습니까? 연구대상으로써 붙어보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그건 없는거같네."

지력이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이들은 있을 수 있겠지만 책사라고 부르기에는 민방한 녀석들 뿐일테니 민준은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고 서서는 오랜만에 실망한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정오가 되자 약속이라도 한 듯 훈련을 나간 이들이 돌아왔고 산채는 시끌벅적해졌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오환이나 이런 곳은 뭔가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설명도 없고...쓸만한 케릭터들은 아쉽거나 시대가 맞지 않으니 제가 임의대로 설정하여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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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령화객 2017-04-18 05:47 new

작가님 완결은 못하니 대를이어 울려주세요

-〉 네? 대를 이어서요?

Baramdolyi 2017-04-18 07:35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소드댄서 2017-04-18 08:22 new

30연참 남았다

-〉 30ㅋㅋㅋㅋ

깔짝 2017-04-18 11:52 new

이런식으로 하면 사후연재까지 가능하겠네요ㅋㅋㅋ

-〉 죽어서 어떤식으로 ㄷㄷ;

kwon0223 2017-04-18 12:40 new

1일 1연재를 가풍으로 만드심이

-〉 하루는 쉬어야..

베르잘 2017-04-18 19:53 new

그럼 우리도대를이어봐야겠군요ㅋ

-〉 무서운 소리가..

비틀비틀 2017-04-18 22:26 new

꺄륵 1700까지 40화!

-〉 벌써 그렇게나..

이즈니임 2017-04-19 00:23 new

쟤아들이 크면 이소설 꼭 추천해서 같이볼껍니다 ㅎㅎ♥

-〉 아..앙대

검치무광 2017-04-19 03:38 new

잘보고가요 작가님 고생많으시네요 ㅋ

-〉 감사합니다.

새로운 임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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