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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임무. --> 여인들과 함꼐 데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민준은 오랜만에 백야가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흑월의 경우 나타나기전 조짐이 있었다. 어딘가의 그림자가 일렁인다거나 시커먼 점이 나타난다던가 그런 것. 하지만 백야는 그런게 없었다. 갑자기 뿅하고 나타났다. 데이트가 끝난 다음이라 다행이지 사랑이라도 나누고 있는데 나타났으면 난감할뻔 했다. 그래서 한마디하려고 했는데 그간 말하지 못한걸 털어놓는 듯 백야는 조잘 조잘 떠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이야 흑월이 안보는데 내가 장난을 쳤거든?"
"아니 잠깐.."
'근데 막 화를 내려다가 목소리가 잘못나온거야. 그래서 평소의 근엄한 목소리가 아니고"
"잠시만요! 타임! 타임!!!!!"
자신이 살던 시대의 여신답게 타임이라는 말을 알아들은 그녀는 살짝 불쾌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는 민준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말을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그래 죄송해해야돼. 지금부터 얼마나 재미있는 대목인데!"
평소라면 그냥 들어주겠지만 한참 재미있어질 때 말을 끊었으니 화가 난 백야였다. 하지만 여기서 계속 듣고만 있으면 그녀는 갑자기 돌아갈게 뻔했으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지금이 아니면 말할 기회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오실 때 기별을 해주시면 안됩니까?"
"기별이라니? 무슨 뜻이야?"
"흑월의 경우 찾아오기전 그림자가 신호를 보내거나 검은색 점이 나타납니다. 다만 제가 여인들과 함께 있어서 안된다고 하면 다음에 찾아오죠. 하지만 백야님은 그런 느낌이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왜??"
"제가 사랑을 나누고 있을 때 찾아오면 난감하지요. 물론 백야님은 아무것도 못느끼시겠지만 저나 그녀석들은 그게 아니니까요"
신인 백야의 입장에서야 인간들이 관계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이다.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이 관계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고 해서 발정하지않는 것처럼 그저 아이를 낳기 위한 관계를 뿐이라고 생각할게 뻔했다. 하지만 여인들은 달랐다. 백야가 누군지도 모르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니 부끄러워할게 뻔했다. 그러니 최소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으음...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이었다면 벌을 줄 생각이었던 백야였지만 민준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듯하여 살짝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민준은 생각해두었던걸 제안했다.
"백야님의 경우 밝은 빛과도 같은 존재이니 빛을 내는건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소리를 내는게 어떨까 합니다. 흑월에게 부탁하면 저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건 내가 흑월에게 말하면 될거같고 어떤 소리가 좋을거 같아?"
"음식점 벨소리같은건 어떨까요? 띵똥. 하는 그거 있지않습니까?"
"뭐? 푸하하핫"
진지하게 고민하던 백야는 즐겁다는 듯 웃었다. 많고 많은 소리중에 왜 음식점 벨소리란 말인가? 그래서 어이없다는 듯 민준을 바라보자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새소리나 동물의 울음소리는 혼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만약 소리가 나면 제가 신호를 보내겠습니다. 손가락을 하나 보이면 괜찮다는거고 두개면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짜피 흑월이 허락한 이상 절 보실 수 있지 않으십니까?"
"음..뭐 좋아. 그렇게 할게 그럼 이야기는 끝났지?"
그 말에 민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야는 다시 생긋 웃으며 조잘조잘 떠들었다. 정말 말이 많은 여신이라고 생각한 민준이었지만 흑월이 떠넘긴 이상 자신이 감수해야할 문제였다.
그렇게 6시간 가량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을 때 갑자기 그립자쪽에서 무언가 꿈툴거리더니 흑월이 나타났다.
"깜짝이야..너 말도 안하고 나타..아..그래서 그런거구나"
"그대가 이곳에 있는데 말할 필요가 있는가?"
다른 이들과 있을 때는 민준에게 물어보는 흑월이었지만 백야와 함께 있었으니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 듯 그냥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깜짝 놀란 백야는 왜 민준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인지 이해한 듯 고개를 몇번 끄덕이더니 바로 흑월에게 말을 하려고 했다.
"잠깐. 그대의 이야기는 나중에"
"부~~"
입을 가로막자 불만이라는 듯 볼을 부풀린 백야였고 민준은 그런 백야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입밖으로 냈다가는 벼락을 맞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한 것뿐이었으니 괜찮겠거니 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대여. 한가지 문제가 생겼도다."
'문제..? 설마 못돌아간다거나..?"
"그럴리가 있나? 백야도 허락한 일이니 오고 가고의 문제가 아니도다. 다만 이곳으로 대규모의 병사들이 처들어올꺼란게 문제인 것이다."
"뭐? 대규모라니..어디서 그런.."
"그대들이 산월, 흉노, 오환이라고 부르는 이들이도다. 그대들이 떠나고 난다고 해도 못막는건 아니겠지만 피해가 만만치않을 것이고 본좌는 다시 세상이 시끄러워지는걸 원치않노라"
"하지만 언젠가 분명될텐데?"
"그건 그렇지만 본좌가 그대들을 보내고 난 후 최소한 백년은 조용히 있었으면 좋겠도다. 그러니 이 일을 그대가 처리하거라. 살리든 죽이든 그대의 마음이지만 다 본좌의 아들 딸들이니 평화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믿고 있노라."
"어...음...거부권은 없는거지?"
"물론 없도다. 그러니 해결하라! 대신 그들과 원만하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주겠노라"
흑월이 준 약을 먹었지만 딱히 변화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들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고 했다. 이걸 본 백야는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리며 웃었지만 민준은 웃지 못했다.
"그럼 내가 죽으면..? 그건 더 문제 아니야?"
"본좌가 그대를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걸 잊었는가? 위험에서는 친히 구해주겠노라. 하지만 본좌의 힘을 이용하여 그들을 굴복시킨다면 크게 실망할수도 있노라"
물론 지금까지 만나온 민준이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말하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흡족하게 웃은 흑월은 그대로 사라졌고 백야도 나중에 보자는 말을 남기고 떠나가버렸다. 다시 혼자 남은 민준은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담배부터 피우자는 생각에 일어나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안할수도 없고 이거 참.."
만약 이게 게임이었다면 퀘스트창에는 히든퀘스트라거나 메인퀘스트라고 강조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웃자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던 손상향이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오빠야가 히죽거린다요. 이상하다요"
"이상하다요!"
"응? 아 그래 맹획!"
"응? 왜? 놀아줄거야? 아니면 안아줄거야? 아니면 뭐할거야?"
이름을 불리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 안겨 말하자 손상향은 두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는 다가왔다. 이 모습이 귀여웠던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안아주자 그제서야 베시시 웃은 손상향은 민준의 볼에 쪽하고 뽀뽀를 했다.
"오빠야 너무 좋다요"
"나도 좋아해. 그래서 맹획 혹시 너 산월, 흉노, 오환에 대해 알아?"
"우웅....그러니까...나는 잘 몰라..언니한테 물어보면 어떨까?"
그 말에 어쩔 수 없이 시녀를 통해 축융을 불러달라고 하자 그녀는 문이 아닌 창문을 통해 뛰어들어왔다.
"하아..정말 상쾌하다. 민준 무슨 일이예요?"
"달리고 온거야?"
"네. 요즘 찌뿌둥해서..그런데 무슨 심각한 일이 있는거 같은데."
"모두에게도 설명하겠지만 산월, 흉노, 오환중에 아는 곳 있어?"
"아니요 처음....아!!"
"왜? 왜?"
"오환이었던가 어디었던가에 요괴가 이끄는 무리가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있어요."
"뭐? 요괴? 음..뭔가 찜찜한데..일단 고마워. 그리고 모두한테 할 말이 있으니까 종 좀 쳐둘래?"
"기꺼히."
빙긋 웃으며 밖으로 나간 축융이 종을 치자 정확히 10분 뒤 여인들은 전부 회의실로 모여들었다.
========== 작품 후기 ==========
기왕 이렇게 된거 갈때까지
가보자! 에라 모르겠다
Ps. 저기중 아는 장수 계신 뷴?
새로운 임무.[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