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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 --> "드디어 내일이네요. 내일이면 저희가 데이트 하는 날이예요."
"그러게요. 공융님 많이 긴장되세요?"
"긴장이라니 오라버니를 만날 수 있어 기쁜걸"
"하아.. 무슨 옷을 고를지 생각하다보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금 방에 모여있는건 공융, 태사자, 주유였다. 원래 초선도 함께여야하지만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은 환자를 보고 온다고 하여 먼저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미 몇일전에 만나 방에서 푹 쉬기로 합의를 본 네 사람이었으니 점심과 저녁을 어떻게 해야할지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민준이 예약해둔 숙소는 식당도 겸비하고 있어 내려가서 먹을수도 있었지만 그녀들이 생각하는건 그런게 아니었다. 아예 방에서 나가지도 않을지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지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저는 그래도 나가는게 좋을거 같아요. 어짜피 이번에는 저희가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게 아니잖아요. 오라버니의 품안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싶다는게 목적이니까 시간은 많은거 같아요."
"공융님 하지만 남녀가 같이 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예요. 그리고 다른 분들이 격렬하게 관계를 가지는게 아니라 가볍게 한번씩 관계를 가지고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엄청 좋다고 하셨으니까요."
"그건 그런데..어쩌지..?"
"일단 기본적으로는 관계는 가지지 않는 쪽으로 할거야. 민준이랑 관계를 가지는게 싫은건 아니지만 한껏 응석부리고 싶은 마음들은 다들 가지고 있잖아?"
공융이야 가끔 찾아가서 응석을 부릴 수 있었지만 태사자나 주유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하는 일이 바빠서 그런 것이었고 초선은 더욱 심했다. 그러니 어쩌다 흥분해서 관계를 가지는 일은 있을지 몰라도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주유가 못박자 때 마침 초선이 안으로 들어왔다.
'하아..모두 안녕하세요. 그리고 늦어서 죄송해요."
"아니예요 환자들을 보살피는데 당연히 이해해드려야죠"
활짝 웃자 공융의 더듬이도 쫑긋거렸다. 이 모습이 너무 귀여웠던터라 초선은 그녀를 꼬옥 끌어안았다.
"흐엑..언니 몸에서 약냄새나요오"
"아 미안..그걸 생각 못했네"
초선의 가슴은 B컵정도였다. 그러니 공융이 가슴에 파묻혀서 숨을 못쉴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탕약을 끓였던 몸에서는 약재의 냄새가 났다. 싫은건 아니었지만 갑자기 코를 찌르는 냄새를 맡은 공융이 버둥거리자 초선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떨어졌다.
"아니예요. 저도 갑자기 그래서..그게."
"둘 다 잘못한게 아니니 그쯤하고 우리 어떻게 할까? 점심은 우리가 만든다고 쳐도 저녁이 걱정이네"
"음..저는 솔직히 숙소에서 나가고 싶지는 않아요. 가끔 몰상식한 사람들도 있어서..하아"
좋아서 하는 일이긴 했지만 민준의 말을 빌리자면 개념을 밥 말아먹었다고 하는 부류도 있었다. 아픈 사람은 매일같이 나타나고 황실의 의원들이 전부 바쁘게 움직이며 진료를 했지만 일손이 부족한건 사실이었다. 거기다 의원들도 철인이 아니었으니 휴식을 취할 때는 있어야했는데 가끔 저잣거리에 놀러가면 알아보고 고맙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아프다고 지금 진료를 해달라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이들은 대부분 의원들끼리만 있을 때 목청을 높이지 무장들이나 민준과 함께 있을 땐 찍소리도 못했다.
그래서 쉬는 것도 제대로 쉬지 못하던 그녀는 민준에게 찾아가 하소연을 했고 그는 모두가 보든 앞에서 그런 식으로 하는 이들이 있으면 자신이 책임질테니 거절하라고 했다. 물론 급작스럽게 쓰러진 이들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 자신의 편의를 위해 쉬는 이들을 방해한다면 거절의 뜻을 명확히 하고 그럼에도 진상을 부린다면 자신을 부르거나 경비병 혹은 가까운 성이나 관아에 보고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아픈데 의원들이 진료를 안해준다고 했던 이들이지만 민준이 강경하게 나가자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사과를 했고 그 뒤로는 자신이 조금 아프다고 해서 진료를 봐달라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한참 시달렸던 초선은 쉬는 날에는 방에서 쉬는걸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한숨을 푹 내쉬자 이해한다는 듯 여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녁은 점소이에게 시켜서 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하면 되지않을까요? 이미 오라버니께서 많이 이용하신 곳이니 다른 곳의 음식도 가져다줄텐데"
"아! 그 생각을 못했네"
음식점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 점소이에게 음식을 사서 가져다 달라고 하면 가져왔다. 물론 식당과 겹치는 음식에 대해서는 부탁하지 않았지만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주유는 박수를 짝치더니 종이를 펼쳐 내일 할 일에 대해 기록했다.
"언니는 준비성이 철저하네요."
'철저하긴. 어짜피 여기중에 반도 못이룰걸?"
이렇다할 계획은 없었지만 민준과 있다보면 계획은 전부 틀어졌다. 방에만 있는다고 했지만 그가 옷을 사자고 하면 분명 쫄래 쫄래 따라갈꺼고 귓가에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속삭인다면 침대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눌 것이다. 그러니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한다는 별거아닌 계획도 이루지 못할거 같다고 생각한 주유는 민준이 말할 법한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외식 , 옷사기 , 거리걷기 , 사랑나누기
크게 4개였지만 마지막 것은 정말 어찌될지 몰라 가장 구석에 적어둔 그녀는 다른 세가지 주제를 민준이 꺼냈을 때 어떻게 반응했으면 좋겠냐는 듯 여인들을 바라보았다.
"거리를 걷는건 불편할거 같아서 그만두는게 좋을거 같아요"
'공융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저 역시 그래요. 가뜩이나 아름다운 분들이 모여있는데 초선까지 함께니 사람들이 더 몰릴거예요."
"저..저요?"
"천하제일미라 불리는 분이 그렇게 놀라셔도 말이죠"
태사자가 웃으며 말하자 그녀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서 천하제일미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다들 초선을 말할 것이다. 개중에는 원소를 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외모로만 따지면 초선이 더욱 위였다. 거기에 완벽한 비율까지 첫눈에 반한다는게 무엇인지 알게해줄만큼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이런 여인이 약방에서 일을 하며 아픈이들을 진료해주었으니 성품 또한 대단하다는 말이 나와 천하제일미가 초선이라는 말은 이견이 없었다. 원소의 경우 천하제일미라기보다며는 현모양처가 누구냐고 한다면 다들 말하겠지만 지금 주제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아무튼 이렇게 아름답다보니 초선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그런게 아니었다. 민준의 여인이라는건 다들 알고 있지만 바라만 봐도 좋았기에 약방을 찾아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초선이 거리를 활보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그래서 거리를 걷는건 절대 불가하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그럼 옷은?"
"음..그건..아!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약방에서 일하다보면 아주머니들과도 많이 대화를 나누거든요? 그분들께서는 저를 딸처럼 이뻐해주시고 민준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 방법이 뭐예요?"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에 공융은 더듬이를 쫑긋거렸다.
"예를 들어 관계를 가지고 싶다. 생각이 들면 한달간 꾸욱 참는다고 해. 그냥 참는거도 아니고 살을 빼면서 말이야. 무리하게 안먹는다기보다는 틈틈히 민준님꼐서 알려준 운동을 하며 몸매를 가꾸는거야. 그리고는 남편이 일을 갔을 때 가게에서 야한 속옷을 사는거지."
"그러면요?"
"그 한달동안 남편이 관계를 하자고 할 때도 있데. 그리고 눈치 빠른 이들은 살이 빠진게 아니냐고 물어보지만 대부분은 그냥 사랑을 나누고 끝이라고 한데. 하지만 살을 빼고 야시시한 속옷을 입고 여보~ 라고 녹는 소리를 하면 열이면 열 전부 변강쇠가 된다는거야"
"우와..그런 걸 잘도 알려주시네요."
"아주머니들이니까 그런거지. 그리고 그 방법이 꽤나 잘 먹히나봐. 그러니까 우리도 속옷을 골라놓고 민준님이 모르게 산다음에 입으면 되는거 아닐까?"
"그거 좋네요. 어디까지나 관계를 가질 때의 이야기지만"
"나쁘지않아. 민준이 매번 무언가를 해주니까 우리가 해주는 것도 좋지. 그럼 그건 최후의 보루로 놔두고..도시락은 어떻게 할까?"
외식이야 하자면 하면 그만이지만 점심때 만들 도시락에 대해서는 어떻게 만들지 정하지 않았던 네 사람이기에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은 벌써 밤 10시가 훌쩍 지나버렸다.
"그럼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 모두 잘자세요"
"그래. 6시. 늦지말고"
"네에"
아침 6시부터 요리를 만들자고 약속한만큼 여인들은 다들 잠자리에 들었고 거기에 대해 알리가 없는 민준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를 구경하다 새벽 1시쯤 잠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시간이 되서 집에서 적었습니다만
알바날에 올리는건 역시 힘드네요. ㅠㅠ
휴식[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