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37화 (1,63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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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길. --> 마차가 하북에 다가갈수록 마을들의 규모는 컸다. 거기에 민준을 알아보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렇다고 귀찮게 구는건 아니었고 인사를 하거나 음식을 시킬 때 더 많이 주는 정도였다. 여인들만 있었다면 다 못먹을 양이었지만 흉수들 덕분에 다 먹을 수 있었던 민준은 수고비를 더해 돈을 조금 더 얹어두고 나갔다. 처음에는 그냥 주었는데 주인이 받지 않으려고 해서 식탁에 올려두고 가게 된 것이었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대도 되네. 네가 품었다고 하는 아이들 전부 볼 수 있는거 아니야?"

"저희도 정정당당히 경쟁해야죠. 언니들이랑"

"그래 주늑들지말고 힘내는거야"

인간들과 다르게 요괴와 신수들은 따로 경쟁한다고 했으니 신수들에게 주늑들지 않겠다고 결의한 네 흉수는 오랜만에 술을 들이켰다. 사흉수 모두 술을 좋아했는데 민준과 관계를 가지는 시간을 고대하고 있다보니 술을 자제하고 있었다. 술에 취해 관계를 가지지 못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으면 큰일이니 마시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꾹 참았다. 그런데 얼마전 그와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으니 술을 참을 이유가 없었던 그녀들은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도 도철은 술병째로 술을 들이켰는데 이게 두병, 세병 축적되다보니 술에 취해 헤롱거리게 되었다. 술기운이야 얼마든 날려버릴 수 있었지만 이 느낌이 좋았던 그녀는 일부러 날리지 않고 민준에게 업혔다. 선수를 빼앗겼다며 아쉬워한 다른 흉수들이었지만 지금부터 들이키는건 일부러 취하기 위한 행동인게 튀났으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낮부터 돌아온건 오랜만이네요."

도철이 움직이지 못하니 방에서 1~2시간 쉴 생각으로 돌아온 민준이 자리를 잡자 여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어 안겼다.

"이거 참...이러고 있어도 좋아하니 다행이긴한데 잠깐만 누워있는 도철한테 방해 안되게 해야하니까."

침대는 넓었지만 바로 뒤에서 헤롱거리고 있었으니 조심스럽게 옆으로 옮겨준 민준은 여인들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으..머리야"

2시간 뒤 숙취에서 깬 도철은 민준에게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그녀가 헤롱거리는 사이 다른 여인들은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저녁식사 전까지 이렇게 둘이서 팔짱을 끼겠다고 했다. 어느정도 예상한 부분이라 여인들은 알았다고 대답하며 둘이 같이 있을 수 있게 한발자국 떨어져 따라갔다.

"그러길래 왜 그렇게 마셔. 괜찮아?"

"응. 네가 만져주니까 괜찮은거 같아. 그런데 민준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

"뭔데?"

"너는 우리한테 바라는거 없어? 지금까지 우리가 바라는 일만 들어주고 직접적으로 원하는걸 말한건 없잖아."

지금까지 민준과 있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의문점은 바로 민준이 원하는게 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관게를 가지자고 하면 관계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자고 하면 했다. 그래서 그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몰라서 조심스럽게 물어본 것이었다. 그건 다른 흉수들과 여인들도 마찬가지였기에 뒤에서 귀를 쫑긋이며 집중했다. 그러자 피식 웃은 민준은 도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원하는건 이런거야. 같이 밥먹고 이야기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이런게 너무 행복하거든. 관계를 가지는 것도 좋지. 하지만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게 좋은거야"

"아..무슨 말인지 알거같아."

사랑을 하기 전이었다면 그게 무슨 소린지 물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왠지 이 때쯤이면 민준이 머리를 쓰다듬을 거 같다던지 그런 왠지모를 교감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딘가 가고 싶다던가 이런건 전부 너희가 말해주니까 나는 말안하는 것처럼 보이는거 뿐이야."

"아~ 그렇구나. 이해했어. 그럼 나랑도 많이 사랑하자!"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도철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 민준은 입맞춤까지 해준 다음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사가 끝나고 난 후 숙소로 향하기전 마구간으로 향한 민준은 출발시간을 이틀 늦추는 대신 다른 마을은 가지 말고 바로 하북으로 향해달라고 말했다. 이제 민준일행이 들릴 수 있는 마을은 총 6개 그 중에 관광 명소이며 사람들이 많은 곳은 두곳이었다. 그런데 그걸 가지말고 바로 돌아가자고 하자 마부는 조금 곤란한 듯 머리를 긁었다.

"무슨 문제 있나요?"

"큰 문제는 아닌데 저녀석들이 먹을 건초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려면 한번은 보급을 받아야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인데 중간에 있는 이곳은 들렀다가 가는게 어떻습니까? 묵지않으셔도 됩니다. 저녁시간에 마을에 도착할 수 있게 해서 보급을 끝내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마부들은 의뢰인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한다. 하지만 거리가 꽤 있는만큼 그대로 갈 수 없다고 판단하며 중간에 있는 상인들이 쉬어가는 마을에서 말을 바꾸고 건초를 보급받자는 의견을 냈다. 어짜피 전서구를 보내두면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말을 준비해둘터이니 큰 문제가 없을거라고 말한 그는 새로운 계획안이 짜여지는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30분 후 민준의 숙소로 찾아온 마부는 마을에서 보급을 받고 자정에 출발하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았다. 평소 저녁시간에 2시간 길게는 4시간 정도 쉬는 것에 비하면 꽤나 길게 쉬는 것이었는데 2시간동안은 다른게 아니라 마차의 정비도 함께 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요. 그렇게 하죠."

이제 한달남짓한 시간을 보냈지만 갑자기 민준이 빨리 돌아가려고하는 이유는 여행이 지루해서가 아니었다. 쉴때마다 숙소를 옮겨야하고 맛있는 것들을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그녀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이동하면서도 만들어줄 생각이지만 제대로 된 곳에서 먹여주고 싶어 조금 더 빠르게 돌아가려고 한 것이었다.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여인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수긍했으니 문제될건 없었다.

"아 그리고 기름이랑 냄비를 가져갈 수 있습니까?"

"끓이는 용도라면.."

"아니요 볶는 용도입니다."

"아 그건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마부들이 요리를 할 때는 볶는 요리는 거의 하지 않았다 재료 손질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고 만드는 시간도 만만치 않으니 물에다가 야채들을 뭉텅하게 썬 다음 말린 양념장을 넣어 탕처럼 만들어 먹었다. 그러니 볶는 용도의 식기도구는 없다시피 했는데 꽤나 큰 마차연합이니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민준은 물어본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연락드리겠습니다. 혹시 없으시면 구매하실 생각이십니까?"

"다들 제 요리가 먹고싶다고 하니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정 안되면 제가 재료까지 따로 구비해서.."

"아닙니다 재료는 충분합니다. 다만 고기는 시간이 지나면 상해서 말린걸로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고기는 그날 그날 싱싱한걸로 먹을 수 있을겁니다."

아무리 빨리 상한다고 해도 통풍이 잘되고 햇볕이 들지않는 그늘에 보관한다면 하루는 버틸 수 있었으니 문제없다는 듯 말하자 방 안에서 듣고 있던 흉수들은 자신들이 나설 차레가 멀지 않았다는걸 직감한 듯 씨익 웃었다.

"으음..늑대가 보이지 않는데 괜찮으십니까?"

그리고 다음날 출발 준비를 끝낸 민준일행이 마차에 타자 마부는 늑대를 찾았다. 원래 출발시간이 되면 옆으로 따라오는게 정상이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고개를 갸웃거린 것이었다.

"아 괜찮습니다. 나중에 따라올 것입니다."

마을에는 사람들이 놀랄까봐 들어가지 않은 늑대는 잘 때면 산속에서 잤는데 하필 들어간 산이 다른 늑대무리의 영역이었던터라 그들을 설득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었다. 늑대무리는 자신들의 동료가 아니면 극도로 경계한다. 싸울 의지가 없다하여 배를 보이고 누웠을 때 무리가 받아줘야 일원이 되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추방이었다. 만약 상대가 배를 보이지 않으면 무리의 우두머리를 쟁탈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생각하는데 혼돈의 늑대는 영물급이다보니 싸울 생각도 없었고 배를 보일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설명을 했는데 제대로 먹히지 않아 지금까지 시간을 잡아먹은 것이었다.

혼돈을 통해 전부 들었던 민준일행은 알아서 쫓아온다는 말에 먼저 마차를 출발시켰고 3시간 뒤 도착한 늑대는 꽤나 짜증이 난 듯 컹컹거리고 있었다.

"그게 갑자기 무리의 우두머리가 혼인을 맺자고 해서 쫓아내고 온다고 힘들었다네요."

"너도 고생이구나. 이제부터는 같이 있어도 돼"

"아울?"

"이제 점점 하북이 가까워지니까 거대한 곰이라던가 뭐 그런거 접한 이들이 많거든. 그래서 너를 보며 놀라진 않을거야"

방금 전 그런 경험을 겪어서인지는 몰라도 엄청 기쁜 듯 꼬리까지 흔든 늑대는 민준에게 안겨들어 사정없이 얼굴을 핥았다.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무거워. 그만해라.""

아무리 민준이라도 집체만한 늑대를 지탱하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었으니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떨어뜨리자 여인들은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봤다는 듯 즐겁게 웃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아마 다음화는 월요일에 올라갈거같네요!

자미있게 봐주세요

돌아가는 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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