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27/1909 --------------
<-- 변화 --> 평소라면 11시 12시까지 노래를 하다 가겠지만 사진을 맡겨야하는 만큼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난 민준은 여의도로 돌아와 사진관으로 향했다. 여행객이 많은만큼 사진관도 꽤 많았다. 사진기까지 빌려주는 곳이 있었는데 그것까지는 필요없다 느낀 민준은 사진을 인상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내일 아침에 오라고 말한 노인은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듯 보였다.
"이게 끝이예요?"
"내일 되면 알겠지. 가자"
"잠깐만요 민준 저기 들렸다가 갈래요?"
궁기가 가르킨 곳은 큰 빌딩에 있는 분위기좋은 식당이었다. 갑자기 그곳을 가르킨게 이상하긴 했지만 큼지막한 스테이크의 사진이 걸려있는만큼 이해가 갔던 민준은 군말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안에는 드문 드문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손님이 원래 없는 것일수도 있었지만 지금 시간은 9시 20분. 식사를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거라 생각하며 영업시간을 물어보자 점원은 새벽 3시까지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늦은 시간에 여의도에 도착한 여행객을 노리고 늦게까지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자리를 안내해달라고 하자 공원이 훤히 보이는 창가로 안내해주었다.
"여기 메뉴입니다. 주문이 끝나지면 손을 들어주시거나 잔을 살짝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출벨이 없다는 말에 민준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 역시 연인들을 위한 자리인듯 조금 어둑 어둑 했다. 이런 곳에서 띵똥하는 소리가 크게 나면 분위기를 깬다고 생각하여 벨을 놔두지 않았을거라 생각한 민준은 십분 이해했다.
"음..저는 이거 먹어보고 싶어요."
궁기가 가르킨 것은 갈릭 소스 안심 스테이크였다. 민준이 고른건 이름을 알수없는 이상한 스테이크였는데 이곳에서 가장 잘팔린다는 듯 No.1이라 적혀있어 그것까지 주문하고 샐러드 하나와 감자와 치킨, 와인까지 주문했다. 원래는 맥주를 먹고 싶었지만 궁기가 마시고 싶어하는게 와인이었던만큼 와인으로 주문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문을 적은 점원이 공손하게 인사하고 가자 민준은 궁기에게 오늘 하루 어떗냐고 물어보았다. 평상시와 같이 즐겁게 보낸 그녀였지만 아까 전의 일이 떠올라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기타연주를 하는 민준의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다른 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은 싫었다. 정말 모순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싫다고 느껴졌으니 뭐..그냥 좋았어요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샐러드와 스프가 먼저 나왔다.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는 따듯한 정도를 잘 맞춘 스프였기에 맛있게 먹자 와인과 치즈를 가지고 온 점원은 멋있게 와인을 따라주었다.
"와. 이렇게 따르기도 하네요. 처음봐요."
그 동안 마신건 소주, 맥주 같은 것들이다보니 민준이 거의 따라주었는데 와인은 점원이 절도있게 따라주었다. 이 모습이 묘하게 멋있었던 궁기는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와인을 그냥 들이켰다.
"어때 괜찮아?"
"음..뭔가 설명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안마시네요?"
마시고 난 후 주위를 둘러보자 사람들은 잔을 돌리며 냄새를 맡고 조금씩 마셨다. 민준이 이런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자 그는 그럴 필요없다고 답했다.
"필요가 없어요?"
"너는 지금 와인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즐기는거잖아. 그럼 남의 시선같은거 신경쓰지말고 하고 싶은대로 해야지"
"아 그 뜻이군요. 알겠어요!"
민준도 처음에는 와인을 다른 이들이 마시는 것처럼 마셔야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해외에서 식당에 갔을 때 와인을 마시는 이들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걸 마시는데 격식이고 뭐고 필요없다는 듯 그냥 마셨다. 물론 나발을 부는 이는 없었지만 적어도 맛을 평가하는 것처럼 마시진 않았단 소리다. 그래서 궁기가 어떻게 마시든 자유라고 말한 것이었고 그녀는 마음에 든다는 듯 웃으며 꿀꺽 꿀꺽 마셨다.
"대신 취할 정도로 마시진 마라"
"걱정마세요! 그렇게 마시고 싶지도 않아요."
한번 숙취를 겪고 난 후 그렇게까지 마시고 싶지 않았던 궁기는 적당히 조절을 하며 와인을 마셨다.
슬라이스 치즈가 아닌 제대로 된 치즈가 나왔기에 풍미도 있었고 맛도 좋아 마시다보니 어느세 한병을 다 마셨는데 그 때쯤되자 스테이크가 나왔다. 철판에서 지글 지글 굽는 소리에 침을 꿀꺽 삼킨 궁기는 빨리 달라는 듯 눈을 초롱 초롱 빛냈다.
"그리고 여기. 와인은 또 어떤걸로 먹어볼래?"
"저는 이거요"
이번에 궁기가 선택한 것은 화이트 와인이었다. 그래서 그걸로 주문하자 점원은 이벤트 중이라 와인을 두개 시키면 모듬치즈나 감자샐러드를 준다고 했다. 이미 샐러드는 하나 시켰으니 모듬치즈로 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인 점원은 화이트 와인을 가져다주었고 그 뒤에 감자튀김과 치킨도 나왔는데 일반음식점과 다르게 와인과 어울리게 만들려고 한 것인지 오븐에 구운 치킨이었다.
"으음~ 이것도 저것도 다 맛있는데 저..한입 먹어봐도 되요?"
"그래 먹어봐라. 자"
민준이 시킨 것도 먹고 싶다는 말에 그는 자연스럽게 큼지막하게 썰어서 포크로 찍은 뒤 건네주었다. 그러자 살짝 자리에서 일어나서 받아먹은 궁기는 맛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자신이 한 짓이 어떤 행동인지를 깨닫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미안하다. 습관적으로 그만."
그는 재빠르게 사과했지만 습관으로 나왔다는 말은 반은 거짓이었다. 워낙 많은 여인들에게 먹여주다보니 습관적으로 나올수는 있었지만 그 상대가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이 행동은 궁기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걸 알고 하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런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궁기는 자신의 스테이크를 깨작깨작 먹었다.
'아..왜 갑자기 기뻐지는거지..? 진짜 좋아하는거 아니야? 그럼 설마..아까 했던거 질투..? 그럴리가..'
사랑이라는 말이 떠오른 다음에는 자신이 민준을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났다. 하지만 확인해볼 방법이 없어 머뭇거렸는데 방금 받아먹고 난 후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던터라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갔다.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식사를 끝낸 궁기는 빠르게 호텔로 이동했다. 원래는 공원을 돌아다니다 돌아가려고 했지만 한가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호텔에 들어온 후 그녀는 민준에게 기타 연주를 해달라고 했다. 아무 것이든 상관없으니 듣고 싶다고.. 다른 이들과 있을 땐 소환할 수 없었지만 단 둘이 있을 때였으니 흑월이 만들어준 기타를 소환할 수 있었던 민준은 바로 기타연주를 했다. 노래는 사랑했나봐. 였는데 눈을 감고 듣던 그녀였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듯 민준을 바라보았다.
"이별은 만남보다 참 쉬운 건가봐. 차갑기만 한 사람~"
"...아.."
노래 가사보다는 민준이 기타를 치는 모습에 더욱 집중했던 궁기는 멋있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리고 심장 고동소리가 두근거렸으니 그녀는 민준의 노래가 끝나고 기타를 내려놓음과 동시에 안겨들었다 침대에 걸터앉아 기타연주를 하던 민준은 그대로 침대로 누워버렸고 그 위에 올라탄 형태가 된 궁기는 그 어느때보다 표정이 진지했다.
"그게요 있잖아요?"
"왜? 사랑한다고?"
"사랑..에? 에엑? 어..어떻게 그걸? 뭐예요?"
"그냥 널 보니까 그게 떠올랐는데? 이러면 안되나?"
"안되는건 아니지만..아니 안되죠! 내가 말 해야하는건데!"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피식 웃은 민준은 감정은 그렇게 쉽게 생기는게 아니라고 말하며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자 강하게 어깨를 잡으며 일어나지 못하게 만든 궁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예요. 어제부터 계속 당신의 얼굴이 떠오르고. 오늘 기뻐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니까 질투나고! 그러니까 전 사랑하는게 맞아요"
"그래? 그럼..내가 입맞춤을 해도 피하진 않겠..읍?"
"제가 먼저 하면 되죠!"
궁기가 이렇게 결단력이 있는 여인인줄 몰랐다는 듯 당황한 표정을 하자 그녀는 한방 먹였다는 듯 즐겁게 쿠쿡거리며 웃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
프라토니스 2017-03-14 07:30 new
@궁기가 히로인의 끝이라닛 무슨 그런 농담을..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른 히로인을 데리고 오실꺼잖아요 ㅋㅋ
-〉 도대체 나는 어떤..ㅂㄷㅂㄷ
Baramdolyi 2017-03-14 07:39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kwon0223 2017-03-14 07:50 new
아 생각해보니 아직 현대에 있는애들 안건드렸구나
-〉 그건 나중에..
풍령화객 2017-03-14 09:23 new
지금 흑월과 현대의 여자들이 남아있으니 적당히 2000화는 기본으로 가겠군요
-〉 네..?
소쭈 2017-03-14 09:26 new
뭐요 궁기가끝이라구요? 그럴리가
-〉 그러면 안된다 그말인가
신왕일묘 2017-03-14 10:03 new
설마 끝은 아니지요~~ 뒤에 더나올꺼 아니깐 끝이란말 하지마소 ㅋ
-〉 앙대..
소드아트 2017-03-14 10:38 new
@에.....또 한번 잊혀진히로인들특집하시죠
-〉 그래야..하나요 ㄷ
비틀비틀 2017-03-14 22:11 new
현대에 대충 6~7명있으니 2200화까진 식은죽 먹기군요 (엄지척)
-〉 옴마야
이즈니임 2017-03-15 02:06 new
하하 작가님 신님 + 현대에 애들도 다먹어야죠★ 어 딜도! 망가!
-〉 하하하.....
변화[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