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26화 (1,626/1,909)

-------------- 1626/1909 --------------

<-- 변화 --> 사건이 일어난 그 날 하루는 호텔에서 푹 쉬었다. 샤워를 끝낸 민준은 TV를 보았고 이곳에 왔을 때부터 거품 목욕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던 궁기는 오늘이 때라고 느낀 듯 욕탕에서 피로를 풀었다. 밖으로 보이는 야경도 정말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는데 멍하니 있을 때면 한강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분명 자전거라는 것에 치여도 자신은 멀쩡할 것이다. 그런데 민준은 그 순간에 자신을 감싸주었다. 만약 그가 치였다면 큰 상처가 될 일인데 그런건 생각에도 없다는 듯 행동했다.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었다.

"저 사람 역시..뭔가 이상해..하지만 싫지는 않는게..신기하네"

사랑에 대한 책은 많이 보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긴다고 해도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머리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그래서 한숨을 푹 내쉰 그녀는 민준에게 물어볼 생각을 하고 목욕탕 밖을 나왔는데 무언가 고소한 냄새가 났다. 그래서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잊은 궁기는 뭐냐고 물어보았는데 민준은 피자라는 음식이라고 대답했다.

"피자요? 그게..아 예전에 당신이 말했던 그거요?"

빵이라는걸 먹어보았을 당시 치즈라는게 쭈욱 늘어나는 빵도 있다고 했다. 그걸 만들려면 여러가지로 손도 많이 가고 굽는 방식도 달라야해서 언젠가 먹여준다고 했었는데 그게 피자라는걸 어렴풋이 떠올린 궁기는 기분 좋다는 듯 걸어갔는데 급하게 나온 탓에 제대로 묶지않아 수건이 떨어져버렸다.

"어라..?"

"칠칠맞기는..뒤에 꽉 동여매야지"

"아 고마워요.. 그런데..당황하지는 않네요?"

"당황? 그거야 뭐..너도 무덤덤하잖아?"

"제가요? 아..하긴 그랬죠"

생각해보면 속옷을 입어본다고 민준의 앞에서 알몸이 된 적이 몇번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도 적지않게 당황했지만 몇번 그러다보니 적응한 듯 아무렇지 않게 변했다. 몸에 흥미가 없다기 보다는 자신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고 하여 그도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한 듯 보였다. 그래서 이해를 한 궁기는 다시 한번 수건을 제대로 확인했는데 왠지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그래?"

"아뇨. 그냥 어..좀...아무튼 피자나 먹어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얼버무린 적이 없는 궁기가 이런 말을 한다는게 놀랍긴 했지만 민준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거임!-

'닥쳐'

-오랜만에 나타난 나한테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임? 작가가 잊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음!-

'뭐? 뭔소리야 그게?'

-그런게 있음 아무튼. 내가 느끼는건데 지금 궁기는 사랑에 빠진 것임. 이럴 때 주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자빠트리는 것임!-

'이새끼가?'

-왜 그런 반응임? 지금 궁기의 반응은 예전이랑 확실히 다름! 주인도 알고 있겠지만 지금 자빠트리면 거절은 못할것임! 그럼 뜨거운 밤을 불태운 다음 주인의 여자가 되는 것임!-

'그래 그렇게 했다고 치자. 그럼 다른 녀석들에게는 뭐라고 하냐? 내가 덮쳤다고?'

-뭐..그건 한번쯤 일탈했다고..아픔 아픔 진짜 아픔! 왜 나한테 그러는거임!?-

진지하게 들어준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한 민준은 허상으로 만들어낸 책을 찢어버린 후 피자를 먹는 일에 몰두했다. 궁기의 입장에서는 민준이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웃겼기에 입을 가리고 끅끅거리며 웃었다.

"왜 그래?"

"갑자기 혼자 뭐하는거예요?"

"그건 뭐..설명해도 모를거야."

요술서가 개소리를 했다고 할순 없었던만큼 대충 얼버무리자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피자를 먹는 것에 몰두를 했다.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그럼 키스..해주실래요?"

잡담을 나누며 대화를 하는 동안 TV에서는 드라마가 한창 하는 중이었는데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을 하고 입맞춤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궁기는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입맞춤을 하는걸 보며 민준이 다른 흉수들이나 여인들에게 해주었던걸 떠올리며 물어보았다.

"저게 지금 당신이 언니들이나 여인들에게 했던거죠?"

"그렇지. 사랑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중 하나야"

"사랑이라...저도 할 수 있을까요?"

입맞춤 하는걸 보며 툭하니 내뱉은 그녀를 보며 민준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쓴웃음을 한 궁기는 다시 피자를 먹는 것에 열중했다.

---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고 잠에서 깬 궁기는 홍대에 가자고 했다. 지금 당장 가봐야 할 수 있는건 없었지만 밤이 되면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 지금부터 가있자고 했다. 하지만 하루종일 홍대에 있어도 마땅히 할게 없는걸 아는 민준은 궁기를 설득하여 대학로로 향했다. 벽화마을도 있고 대학로 자체에서 공연을 봐도 되는 일이었으니 밤까지 시간을 보내기엔 더할 나이없이 좋았다. 그래서 대학로에 도착하자마자 벽화마을을 찾아간 민준은 그녀에게 추억을 주기 위해 옛날 교복을 찾았다. 원래는 같이 입으려고 했지만 그에게 맞는 옷이 없어 궁기만 입게 되었는데 그 나이 또래의 아이로 보일만큼 잘 어울렸다.

"어때요? 왜 말이 없어요?"

"지금 학교에 다니는것 같이 어울리네. 가자"

"칭찬이예요 뭐예요?"

"칭찬이지. 일단 점심 먹기 전에 와서 돌려주면 될꺼같으니까 그렇게 하자"

"네. 얼른 가봐요!"

이곳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대했던 궁기는 이것 저것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서 있는 날개문양 벽화를 발견했다. 대부분은 남자가 여자를 찍어주었는데 이런 저런 자세를 취하는게 꽤나 이뻐보였다. 그래서 궁기는 자신도 찍어보고 싶다는 듯 민준을 올려다보았다.

"잠깐만 있어봐. 휴대폰으로 찍는건 좀 그렇고.."

직접 가지고 가야하는 것인만큼 휴대폰으로 찍는 것보다는 카메라로 찍는게 좋았기에 어떻게 할까 하다가 가게에서 파는 1회용 카메라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이걸 파네. 이걸로 찍자."

"이게 뭐예요?"

"카메라. 사진을 남기는거니까 줄서자"

2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만큼 민준은 그녀가 날개에 있는 사진을 세장정도 찍어주고 정상에 있는 산성에서 기뻐하는 모습을 두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걸 두장 정도 찍어주었다. 그런 후 홍대에 도착했을 때 누가 노래하나 싶어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을 할 때 한장정도 찍었다. 고작 8장이라고 할수도 있었지만 기뻐하는 모습이 충분히 담겨있었기에 더 찍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녀가 찍어준다고 말하고는 카메라의 사용법을 배웠다. 하지만 찍는 법을 제대로 직히지 못해 실수로 5번이나 허공에 찍어버렸다.

남은 사진의 갯수는 7개였지만 충분하다는 듯 민준이 기타를 만지는 모습과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까지 해서 6장을 내리 찍은 그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래를 듣는 것에 집중했다.

"저는 아무것도 안들고 오는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고 계시니 정말 고마울 다름입니다. 그래서 듣고 싶은 노래가 어떤건가요?"

민준이 물어보자 많은 곡들이 나왔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이 나온 노래는 걱정말아요 그대였다. 그래서 마이크를 세팅한 민준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누군가를 본다기 보다는 노래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눈을 감고 불렀다. 이 모습을 본 궁기는 이거다 싶어 마지막 한장을 쓰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어느세 중반부를 훌쩍 넘은 노래는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걸 본 궁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버튼을 눌렀다.

찰칵-

마지막 한장이 왠지 허무하게 빠진 것 같았지만 그건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카메라가 포커스를 민준에게 잡고 있다보니 궁기는 그만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 노래를 들을 떄는 눈을 감거나 주변을 둘러보며 듣는 편이었는데 이렇게 집중하자 이상하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자박동소리가 빨라졌다. 그리고 노래가 끝난 후 여인들이 기뻐하며 민준에게 무어라 말하는게 왠지 싫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걸 내색할 수 없었던 그녀는 잘불렀다고 말하며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뭐야 벌써 다 찍은거야?"

"네. 어쩌다보니..그것보다 저 듣고 싶은 노래 있어요. 뭔가 즐거운 노래요"

"즐거운 노래? 음..아 그래 그거 불러줄게"

조용한 노래 뒤에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것도 이상했지만 궁기의 부탁이었으니 살짝 고민한 민준은 가련다라는 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밤은 또 다시 반짝이고 돌고 도는 유행속에 우리는 무엇을~"

갑자기 신나는 노래가 나와 사람들은 당황했지만 금방 흥에 맞춰 호응을 하며 박수를 쳤다.

'왜 이런게 싫어지지...나만 듣고 싶고.. 왜일까.. 설마? 이게 사랑인가? 아니겠지?'

문득 사랑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던 궁기는 고개를 붕붕 흔들고 노래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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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돈파 2017-03-13 02:42 new

하차. 가스가스가스!! 무브 아웃!

-〉 수고하셨습니다.

풍령화객 2017-03-13 03:54 new

여러분은 10만히로인 양성 소설을 보고 계십니다.

-〉 아닙니다!

프라토니스 2017-03-13 04:14 new

@이게 길다니.. 작가님 마즐래요? 20쪽은 해야 그나마 좀썻구나 하죠

-〉 뭐..라고요?!

Baramdolyi 2017-03-13 08:17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3-13 15:29 new

-〉 캬하

강철의혼 2017-03-13 17:58 new

채배 -〉 패배

-〉 감사합니다.

kwon0223 2017-03-13 23:20 new

궁기가 히로인 끝인가요?

-〉 끝이지 않을가요??

변화[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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