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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625화 (1,625/1,909)

-------------- 1625/1909 --------------

<-- 변화 --> 현대에 있는 동안 궁기는 즐겁게 보냈다. 공기가 탁한 것은 아직도 적응이 되지않았지만 인간들에게 악의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어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에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이걸 본 민준은 성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무척이나 만족하고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현대에서 오랜기간 머무른 탓인지 궁기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날파리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궁기는 500년도 넘게 산 흉수지만 외모는 무척이나 앳되보였다. 18세에서 19세

정도 되어보이다보니 사람들은 민준을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오빠라고 생각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여고생을 꼬셨다고 착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외모정도라면 궁기를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하여 들이대었는데 대부분은 민준이 막거나 궁기의 치가운 시선에 패배의 쓴맛을 보아야했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나한테 추파를 던지는거야?”

지금까지 단 한명도 추파를 던진 적이 없었다.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온 뒤오는 손에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추파를 던졌으니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민준은 니 얼굴이 아름다우니까 그런거지 라는 말을 해줬다.

“정말 제가 살던 곳에서는 제 미모를 보고 사람을 홀린다고 무서워했는데..오래살고 볼 일이네요.”

충분히 오래 살지 않았냐고 말하려고 했던 민준이었지만 궁기가 노려보는 탓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저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연예인이 온 것인지 잘생긴 사람이 온 것인지는 몰라도 여자들이 엄청 좋아했다.

그는 마치 이곳의 주인인냥 거리를 활보했는데 옷도 옷이지만 몸에 있는 타투가 얼마나 허세가 심한지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타투를 한 이들이 전부 허세가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민준의 경험상 얼굴이 잘 생기고 타투를 온몸 전체에 한 녀석들은 허세가 넘쳐 흘렀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엮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궁기를 본 그는 마음에 든다는 듯 신음소리를 내뱉았다.

‘앞으로 3-4년만 더 있으면 딱 내취향이구만 그래도 가만히 놔두면 저 덩치만 큰 새끼가 먹을 것 같으니까 작업 좀 쳐볼까’

어김없이 클럽에서 적당한 여자 하나 꼬셔서 떡치고 버리려고 했던 사내는 궁기를 보자마자 생각을 고쳐먹었다. 덩치만 크고 험악하게 생긴 놈에게서 구해낸 후 자신의 취향으로 만들기로 말이다. 원래 마음을 정하면 거침없었던만큼 뚜벅 뚜벅 걸어간 그는 궁기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궁기는 민준의 뒤로 숨어버렸다. 그리고는 잔뜩 노려보며 누구냐고 말했다.

“뭐야 짱깨년이네? 하...그래도 마음에 드니까 어쩔 수 없나?

명백히 무시하는 말투에 기분이 나빠진 민준이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는 민준 역시 중국인이라고 생각한 듯 이새끼야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듣기나 하냐? 라고 웃으며 말했다. 누가 보면 친절히 말하는 것 같이 보일정도로 온화한 미소였지만 민준은 딱 한마디 해주었다.지랄 염병떠네라고. 그러자 웃고 있던 표정은 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

"알아먹을 줄은 몰랐는데. 그럼 말이 통하겠네. 그 여자 나한테 넘기지?"

위에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자 수많은 타투들과 탄탄한 근육이 나타났다. 거기에 길거리 싸움에 능숙하다는 듯 언제든 반격하려고 왼속은 위로 올리고 오른손을 꾹 쥐고 있었다.

"하아...지랄말고 가던길 가라."

그래봐야 민준에게 있어서는 어린이 장난 수준이었다.

삼국지의 시대에 가서 여인들에게 훈련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원래부터 하던 일이 위험천만한 일이다보니 여러가지 무술을 익히고 있었던 민준은 사내가 깨닫기도 전에 어깨에 손을 올리고 툭툭 쳐준다음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그가 쉽게 놓아줄리는 만무했다.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달려간 그는 혼신의 힘을 담아 민준의 왼쪽 볼을 후려쳤다.

퍽 소리와 함께 비틀거린 민준을 보며 우쭐거린 그는 뒤에 있는 궁기를 보며 우쭐한 표정을 했다. 어느 미친 년이 일행을 때렸는데 그에게 호감을 느끼겠는가? 하지만 자뻑에 취한 사내는 궁기에게 다가가려고 했는데 그것보다 빠르게 일어난 민준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거 정당방위다."

그 말을 끝으로 사내를 복날 개패듯이 두들겨 팼다. 만약 세 사람만 있는 자리였다면 민준이 가해자가 될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유툽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민준은 홍대에 올 때면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했기에 경찰서에 가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는 듯 형사는 민준과 궁기가 아닌 사내를 바라보고 인상을 쓰고 있었다.

"괜찮아요?"

"이거? 괜찮아. 일부러 맞아준거니까"

"왜 일부러 맞아요?"

"이곳에서는 그냥 주먹을 쓰면 골치아픈 일이 생기거든. 물론 아버지한테 연락하면 큰 일 없이 무마될순 있지만 토끼 한마리 잡겠다고 산을 전부 날려버릴 순 없잖아?"

"....?"

"비유야 비유. 작은걸 처리하는데 큰 힘을 쓸 필요 없다는거. 병사 하나 잡겠다고 산을 파괴하며 들쑤시는 도철을 생각해봐"

"아. 그 뜻이었군요. 이해했어요."

무슨 뜻인지 이해했던 궁기는 고개를 끄덕인 후 민준의 뺨을 만져보았다. 살짝 부어 있는 것이 아픈 듯 눈을 찡그리는 그를 보며 미안함과 기쁨이 공존했다. 이 상황에서 기뻐한다는게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었지만 흉수라고 하여 특별취급을 하는게 아니라 다른 이들과 같은 취급을 하는게 기쁜 것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인 그녀는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오늘은 여기에 더 있어봐야 좋을거도 없을거 같으니까. 돌아가자. 숙소로 돌아가면. 내가 예전에 말했던 치킨. 시켜줄게"

"치킨이라는 음식 이제야 먹을 수 있는건가요? 아쉽지만 그걸로 만족할게요"

원래는 일찍 먹여주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였지만 매일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고 이것 저것을 먹다보니 체인점의 치킨은 먹어보지도 못했다.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았던터라 아쉬워했던 그녀였지만 오늘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기뻐하며 민준의 손을 잡고 지하철 역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는 것도 익숙해졌구나 싶어 너털 웃음을 터트린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은 다음 이동하면서 치킨을 주문했다.

호텔에 도착한지 4분여가 지난 다음 치킨이 도착하자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던 궁기는 맛을 보자 더욱 기뻐했다.

한편 경찰서에서 6시간동안 잡혀있던 사내는 평소 알고 지내던 형의 도움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경찰쪽에 아는 이가 있어 쉽게 나올 수 있었던 그는 나오자 마자 담배를 입에 물고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시발 좆같은.."

민준은 어디 상처가 날 정도로 때리지 않았다. 가슴, 팔, 허벅지 등 티가 안나고 튼튼한 곳만 골라 때렸으니 외형상으로는 멀쩡했다. 그리고 그 역시 두들겨 맞았다는 것보다는 오늘 하루 떨칠 년을 찾지 못했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조질까? 아니면 어쩔까 시발.."

솔직히 복수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는 형님들에게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돈과 여자를 소개시켜줘야만 했다. 돈이야 100이든 200이든 아까울게 없었지만 여자는 문제였다. 예전에는 그저 그런 년들만 줘도 좋아라 했었지만 이제는 눈이 높아져 그것도 힘들었다. 게다가 궁기를 본다면 그녀를 찜했다고 할테니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던 그는 마음을 정한듯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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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점심. 적당히 밥을 먹고 한강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 궁기는 5시쯤이 되자 홍대에 놀러가자고 했다. 그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으니 오늘도 기타 연주를 듣기 위해 가자고 한 것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홍대로 향하려고 했는데 저 멀리서 한 덩치 하는 놈들이 껄렁껄렁하게 걸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새끼들은 뭐지?"

"왜 그래요?"

"아니 아는 놈들인거 같아서. 내가 잘못봤나?"

"야이 개새끼야"

어깨를 으쓱거리며 돌아가려고 했던 민준은 전날 만났던 양아치같은 놈이 의기양양하게 걸어오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뱉았다.

"뭐냐."

"어제는 잘도 그랬겠다. 오늘은 다를거다."

"내가 있는 곳은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

"인스타에 치니 나오더만 역시 유명해. 그리고 너 이름 궁기라고 한다며? 갈수록 마음에 들었어"

이미 자신이 이겼다는 듯 의기양양했던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의 등 뒤에 있던 이들 중 가장 실력이 좋아보이고 덩치가 컸던 사내가 민준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거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나도 할 일이 있으니까 형이랑 저기 좋은데 가서 이야기나 좀 하자고"

"좋은 곳 근데 너 연후 밑에 있던 딱가리 아니냐?"

"이 미친놈이.......어?"

"반갑다 새끼야. 나 기억하냐?"

"그..게..네..기억하죠..기억하는데.."

"그런데 어깨동무하고 있고? 그리고 세상 좋아졌네. 그 때 벌벌 떨고 있길래 조용히 놔두었더니 이렇게 어깨동무까지 하고. 그래 저쪽 가자. 어디 갈까? 저기 으슥한 곳? 좋네"

"그..죄송합니다 형님 제가 차마 알지못하고 깝쳤습니다. 부디 이건.."

"그건 되었고. 휴대폰이나 내놔"

이제 죽었다는 듯 벌벌 떨며 휴대폰을 내밀자 민준은 바로 연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민이냐? 니가 전화도 하고 무슨 일이냐"

"이새끼 이름이 수민이냐?"

"...누구냐 너. 수민이가 아닌데?"

"내 목소리 기억안나냐 연후야. 연후야 우리 연후야"

"설마..민준님?"

"그래 나다 이새끼야. 지금 빨랑 튀어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의기 양양했던 양아치는 똥씹은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연후라는 사내는 정말 5분만에 한강까지 온 다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자신의 부하들과 양아치를 데리고 떠났다.

"...도대체 뭐죠?"

"별거 아니야. 몇년전에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가게한테 자리세를 내놓으라고 하길래 아버지랑 둘이서 조졌던 녀석이야. 그때 반병신을 만들려고 하다가 놔뒀는데 이게 이렇게 도움이 되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아.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후후"

별 일이 없었다는 말에 웃으면서 한발자국 내밀었던 궁기였는데 그녀가 움직이려고 했던 곳은 자전거 도로였고 로드 바이크를 탄 사내가 꽤나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비키세요!"

속도를 줄여도 때려박을 상황이라 라이더가 다급하게 소리치자 민준은 그녀를 자신의 품안으로 넣으며 몸을 돌렸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고 로드 바이크를 탔던 사내도 넘어지지 않고 가던 길을 갈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죄송합니다!"

로드 바이크를 탔던 사내는 속도가 빨라서 죄송하다 했고 민준은 놀랐을텐데 미안하다는 뜻으로 사과를 하고 난 후 궁기를 풀어주었다.

"괜찮아?"

"네? 저요? 괘..괜찮은거 같네요. 네 괜찮아요."

그렇게 말한 궁기는 아직 얼떨떨한 듯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조금 힘내서 길게 적었습니다!

이제 궁기가...흐흐..

변화[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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